과연 우영우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딸아이가 요즘 괜찮은 드라마가 있다고 강추하여 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되었다. 자폐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여서 흥미로웠다. 마침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 씨가 직접 연기해 호평을 받은 터라 기대치를 높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자폐인을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의 눈에는 비자폐인의 자폐 연기는 한계가 뚜렷해 보였다. 하지만 자폐인을 소재로 한 판다지라 생각하니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우영우처럼 비장애인을 능가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장애인 만이 인정받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영웅 서사를 강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오늘 아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만평을 통해 드라마 우영우와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비교하였다. 드라마에는 열광하면서 장애인의 현실에 대해서는 냉담한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영화 '똥 싸는 소리' 개봉을 앞두고 있는 조재형 감독이 쿨한 답을 내놓았다. 드라마 마지막 회에 우영우 변호사가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에 대하여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면 어떨까?
자폐인 우영우는 드라마 속의 캐릭터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우영우들이 있고, 이들과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었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문지원 작가의 영화 '증인'에도 자폐스펙트럼장애인 등장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작가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202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