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73>
“요통 · 관절통 · 좌골신경통” - 두충(杜冲, 杜冲葉)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힘줄, 관절을 보호하는 활막, 점액을 담고 있는 관절주머니 그리고 연골이 있는 자리는 근육 파열, 근육 주위 석회화, 신경통, 관절염, 점액낭염, 괴사 같은 손상이 일어나기 쉽다. 척수에서 나온 신경뿌리들이 허리뼈에서 엉치뼈를 거쳐 좌골 안쪽으로 모이는 좌골신경통이 있고, 통증이 무릎과 발목으로 이어지는 하지관절통, 허리를 접질려 요부에 남는 섬좌요통, 모든 근육이 찌르듯 아픈 근막동통증후군, 그리고 퇴행성관절염, 골다공증, 하지무력, 노인성척추질환 등이 있다. 한가지로 척추에서 다리로 흐르는 경락과 기혈의 운행이 막히고, 담과 어혈이 조체되거나, 간과 신장의 쇠약으로 골질·교질 형성의 원천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섬좌요통, 근막통증증후군, 좌골신경통, 하지관절통 등은 <두충 대계 작약 후박 모과 우슬 독활 방기(각 4), 속단, 현호색 상기생(각 2), 계지 홍화 도인(각 1)>의 의안으로 치료할 수 있다. 경맥을 열어 기를 순통시키고, 어혈을 풀어 혈액순환을 도우며, 강한 근 이완작용에 근막을 보호하여 통증을 가라앉히는 구성이다.
그런데 문제는 외부의 자극이 아니면서 시큰시큰하고 등허리로 자주 나타나는 통증일 경우이다. 이는 관절과 힘줄, 근육, 활막 등을 생성하는 원천인 신(腎)이 허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신장의 음양을 보해주면서, 혈액을 저장하여 근육을 자양하는 간의 기능을 함께 개선해주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 그러므로 위 방제에 간신을 보하고 근골을 튼튼히 하는 두충을 증량하고(8), 황기 구척 계혈등 파극천 토사자 생지황(각 3), 지각 계지 감초(각 1)을 더하여 문제의 근원인 부족증을 해결해줌으로써 통증의 싹을 자를 수 있는 것. 특히 관절의 연조직 성분은 교질(膠質)로 되어있는데, 교질이 줄어드는 것은 관절 약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교질 보강의 약재(아교, 우슬교, 구판교, 녹각교, 별갑교, 두충교)들은 관절 주변의 연조직뿐만 아니라 골질과 근막도 크게 보해준다.
근막이란 인체의 신경, 혈관, 내장근육, 뼈, 인대 등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 형태의 결합조직을 말하는데 막은 섬유상 세포인 근섬유를 감싸고, 근섬유가 묶인 다발을 감싸며 다발의 묶음인 근육 전체를 또 감싸서 각 조직들을 분리하고 연결하고 지지하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전신의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고, 움직임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며, 림프액의 통로로서 전신순환을 돕는다. 이런 근막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의 과정에서 강한 자극을 받으면 곧 담이 형성되어 끈적거리게 되는데 그러면 막 내부의 수분 순환이 방해를 받아 뭉치고 당겨서 주변 근육과 뼈에 들러붙게 된다. 이렇게 유착된 조직은 허혈상태에 이르고 그 부위에서 발생하는 신경자극으로 만성통증과 근섬유화가 진행된다. 따라서 허혈상태 또는 막 형성의 원천인 교질의 부족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요통 관절통 좌골신경통 치료의 요체가 된다.
두충은 두충과에 속한 낙엽교목의 수피를 건조한 것이다. 옛날에 두충이라는 사람이 이것으로 요통을 치료했다고 하여 생겨난 이름이다. 두충나무는 세계적으로 1종 1속이 있는데 중국 고유종이다. 국내에서도 재배가 잘 되어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며 근래 두충엽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졌다. 보통 10년 이상 된 두터운 수피를 4~5월에 채취하여 쓴다. 말린 두충의 잎과 껍질은 자흑색을 띠는데 수피나 잎 또는 열매를 꺾어서 잡아당기면 거미줄 같은 교질의 흰 실이 많이 늘어진다. 이것을 두충교(膠)라 한다. 사람의 뼈는 근에 이어져 있고 근은 막에 싸여있는데 두충의 막은 신축성이 있고 매우 질겨서 근골의 접합부를 강인하게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두충교는 구타페르카 성분 때문에 물에 잘 용해되지 않는다. 꿀을 바르거나 염수에 적시거나 생강즙에 담갔다가 교질이 끊어질 정도 또는 섬유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굽거나 볶아 써야 흡수가 잘 되고 구수한 맛도 잘 우러난다. 두충은 성미가 평하고 달고 맵고 따뜻하다. 침강하는 성질이 있어 상초보다는 하초의 간과 신으로 들어가고 근육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뚜렷하다. 그래서 신이 허하여 생긴 요통과 음위(陰痿), 태동불안에 상용하는 약나무이다. 등허리가 쑤시고 아픈 증상이 심해져 오그라들면서 굳는 것, 섬좌요통, 무릎과 발목이 위약한 것, 음부가 습하고 가려운 증, 잔뇨, 요실금을 치료한다.
두충 잎과 두충 수피의 함유성분 및 약리작용은 유사하며 장기복용에 유리하고 인체 안전성이 높다. 약리연구에서 두충의 피노레지롤과 다이글루코사이드 성분은 혈관을 확장하여 항고혈압작용을 나타내고, 리그난과 이리도이드 성분은 항염, 항산화, 항지질, 심혈관계보호, 간보호 등의 효능이 확인되었으며, 관절과 근육의 재생을 돕고 골절이 되었을 때 뼈가 잘 붙게 도와준다. 또 쥐에게 두충 약액을 먹인 뒤 광전현미경으로 고환을 관찰한 결과 정자의 생성이 활성화되었고, 자궁평활근의 강한 수축에 길항하여 태를 안정시킴으로써 유산을 감소시켰으며, 새끼의 수도 증가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전통의학에서 두충이 ‘정기를 보하고 부인의 태동불안과 산후 제 질환을 다스리는 요약’임을 증명해준다. 또한 전립샘질환, 탈항(脫肛), 항노화, 면역조절작용이 확인되었는데 특히 우수한 항산화작용은 만병의 근원인 활성산소를 소거함으로써 과산화물로 야기되는 심장질환, 뇌질환, 암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암꽃
잎
온그루
줄기
두충교
두충(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