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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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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 차 술 담기 스크랩 자연이 선사한 경남 山淸 향토 음식에 빠지다
산야초* 추천 0 조회 10 09.11.26 16:0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Cooking&Travel]

자연이 선사한 경남 山淸 향토 음식에 빠지다

햇볕, 바람, 산과 호수 그리고 별미 요리
기획 한여진 기자 | 사진 문형일 기자

8월, 지리산과 황매산으로 둘러싸인 경남 산청은 온통 푸르다. 사람 손길 닿지 않은 지리산 깊은 곳에서는 각종 나물과 채소, 버섯이 풍부한 영양을 머금고 찾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산청의 요리를 맛보았다.

어스름한 새벽녘, 서울에서 차로 3시간 달려 도착한 경남 산청.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푸르른 지리산과 계곡을 찾아온 이들로 북적거렸다. 산청은 차로 한바퀴 둘러보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이틀은 잡아야 지리산은 물론 황매산, 대원사, 내원사, 경호강 등 명소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산청 하면 지리산 대원사 계곡이나 경호강 래프팅 등 관광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먹거리도 그에 못지않게 유명하다. 산청(山淸)은 말 그대로 ‘산이 맑은 곳’으로 전체 면적의 80%를 차지하는 산에서 자란 나물과 채소, 버섯, 약초가 맛좋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의보감’을 집필한 허준이 의술 활동을 펼친 ‘한방의 고장’으로, 약초를 이용한 보양식이 많다. 요즘 여름 햇볕을 머금고 자란 가지, 호박, 고구마, 부추 등 채소가 한창이라 어느 식당을 가도 한상 가득 채소 반찬이 나와 눈과 입이 즐겁다.

산청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곳곳에서 고향집 같은 시골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는 것. 동네 어귀에는 몇 백 년 동안 그곳을 지켰을 아름드리나무가 자리하고, 아래 평상에는 할머니들이 정답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어느 집이나 마당에는 붉은 봉숭아꽃이 피어 있고, 텃밭에는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고추·호박·가지 등이 가득 열려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Travel Tip 산청 가는 길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전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로 들어선다. 무주, 장수, 함양을 지나 생초IC, 산청IC, 단성IC 중 한곳으로 빠지면 푸른 산이 끝없이 펼쳐진 산청을 만날 수 있다.

산채나물정식

산청에 가면 나물과 채소, 약초로 만든 반찬이 가득 차려지는 산채나물정식을 꼭 맛보자. 특히 왕산산사식당(055-973-6395)에서는 콩잎, 자두장아찌, 방풍, 민들레, 당귀, 곰취, 산초, 무말랭이, 가지, 콩나물, 애호박 등 30여 가지 반찬으로 차려진 산채나물정식을 6천원에 맛볼 수 있다.

버섯약초샤브샤브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당귀, 방풍, 우슬, 뽕잎, 새송이버섯, 배추 등과 산청에서 자란 한우가 함께 나오는 버섯약초샤브샤브. 끓는 닭육수에 채소와 약초, 한우를 넣고 살짝 익혀 먹으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약초와버섯골식당(055-973-4479)에서 맛볼 수 있으며, 가격은 1인분에 1만5천원대.

삼백초냉면

산청의 요리에는 대부분 약초가 들어간다. 산청군청 옆에 위치한 자연촌(010-3450-7049)은 냉면에 삼백초가루를 넣은 것이 특징. 삼백초는 뿌리·잎·꽃이 모두 하얀색이라는 뜻으로, 해독·이뇨작용이 있고 혈관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며 항암효과도 있다. 고구마가루와 삼백초가루를 섞어 만든 면에 닭고기육수를 살짝 얼렸다가 부어내는데, 깔끔하면서 맛이 깊다.

산채나물수육

흑돼지 요리는 산청을 대표하는 별미 중 하나. 흑돼지는 불포화지방산과 아미노산, 글루타민산 함량이 높아 노화를 방지하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특히 산청 흑돼지는 깨끗한 지리산 약수를 먹고 자라 구워 먹으면 쇠고기만큼 맛이 담백하다. 지리산 끝자락에 위치한 우천청(055-974-3838)은 약초를 넣고 삶은 흑돼지수육으로 소문난 집. 수육과 함께 나오는 나물, 장아찌 등 반찬 맛도 일품이다.

어탕국수

‘거울같이 맑은 호수’라는 의미의 경호강은 어탕국수가 유명하다. 어탕국수는 피사리, 꺽지, 동사리, 동자개 등 민물고기를 갈아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끓인 뒤 국수를 넣어 만든 음식. 추어탕처럼 걸쭉한 맛이 나는데, 다진 마늘·고추와 산초 등을 넣으면 더욱 맛깔스럽다. 널비식당(055-972-1903)의 어탕국수는 감자와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맛이 칼칼하다. 가격은 1인분에 5천원.

 

남사 예담촌 노부부의 저녁 밥상에 둘러앉다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현지 재래시장과 가정집에 가보란 말이 있다. 관광객을 위해 다듬어진 모습이 아닌,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기 때문. 지리산 초입의 작은 마을이지만 전통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고풍스러운 남사 예담촌에서 정구화(70)·성순이(65)씨 부부가 사는 집을 찾았다. 저녁식사 때라 정씨네 밥상에는 가지, 호박, 부추 등 채소 반찬이 가득했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마당 텃밭에 고추나 가지, 호박, 고구마, 옥수수 등을 키워 먹어요. 특별한 날이 아니면 직접 키운 채소로 반찬을 만들어 상을 차리지요. 데친 가지를 갖은 양념에 버무리고, 호박잎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쌈 싸 먹어요. 입맛 없을 때는 초여름에 담근 곰취장아찌나 매실장아찌를 꺼내 먹기도 하고요. 특별한 반찬은 없지만 재료가 싱싱해서 맛은 일품이에요.”

일흔이란 나이에도 마을 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는 비결에 대해 정씨는 영양 가득한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 때 묻지 않는 자연에서 즐겁게 지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산청의 자연이 준 선물로 차려낸 그들의 소박한 밥상이 새삼 부러워진다.

1_ 호박잎은 요즘 산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별미 중 하나.

2_ 돌담 사이로 꿋꿋이 자라난 고사리.

3_ 곶감이 맛있기로 유명한 산청. 할머니네 앞마당에서 본듯한 감나무가 정겨움을 더한다.

4_ 산청 사람들은 마당에 텃밭을 가꾸고, 거기서 자란 채소로 건강을 지킨다.

성순이 할머니의 손맛 비결

가지나물무침 & 고사리나물볶음

가지를 찜통에 익혀 손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가지와 다진 마늘을 함께 볶다가 어슷하게 썬 홍고추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면 가지나물이 완성된다.

말린 고사리는 물에 충분히 불린 뒤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여러 번 헹군다. 들기름을 두른 팬에 고사리를 볶다가 어슷하게 썬 홍고추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깨소금을 뿌린다.

매실장아찌 & 곰취장아찌

매실고추장아찌는 매실을 세로로 6등분한 뒤 소금물을 자작하게 부어 하룻밤을 담가뒀다가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뺀 뒤 하루 동안 말려 사용한다. 고추장, 다진 마늘, 설탕, 맛술에 버무린 뒤 밀폐용기에 담아 15일 정도 삭히면 완성!

곰취장아찌는 곰취를 밀폐용기에 켜켜이 담은 뒤 간장에 물과 설탕, 식초를 넣고 끓여 식힌 절임물을 붓는다. 3~4일 후 절임물만 밭아 끓인 뒤 식혀 다시 붓는다. 이 과정을 2~3번 반복하면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곰취장아찌가 만들어진다.

된장호박잎쌈

호박잎 줄기 부분의 껍질을 벗겨 김이 오른 찜통에서 익힌 다음 찬물에 헹궈 그릇에 가지런히 담는다. 끓는 물에 된장을 풀고 다진 마늘과 어슷하게 썬 홍고추·청양고추를 넣고 자작하게 끓인 된장찌개를 함께 낸다. 호박잎에 밥과 된장을 올려 먹으면 맛이 일품!

부추볶음 & 열무김치

부추를 5~6cm 길이로 자른 뒤 식용유를 두른 팬에 다진 마늘을 볶다가 부추를 넣어 볶는다.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춘 뒤 깨소금을 뿌리면 상큼한 부추볶음이 만들어진다.

열무김치는 풋내가 나지 않도록 찹쌀풀을 넣는 게 포인트. 열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소금물에 2시간 동안 절여 물기를 뺀다. 여기에 찹쌀풀과 다진 마늘, 송송 썬 홍고추와 청양고추,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리면 여름철 별미 열무김치 완성!

   (끝)

도움말 산청군청 문화관광과(055-970-6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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