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텃밭에 유용한 원예식물> 수업을 하고 텃밭관리를 했습니다.
먼저 1. 텃밭 관리 보고서를 쓰고 2. 마스터 가드너 최선영 선생님의 허브 식물 이론과 실습 수업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1. 텃밭 관리 보고서
실습장의 텃밭은 이제 갈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3평의 자그마한 밭이 마치 먹거리 숲 처럼 되고 있습니다.
밭을 준비하고 모종을 준비해주신 이종준 실습 선생님의 비밀스러운 계획이신 듯,
맨 아래 땅속에는 땅콩이 자라고 있고 그 위층에는 대파와 상추가 자라고 또 그 위층에는 가지며 고추가 자라고
맨 위층에는 토마토 줄기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실습장 밭이 온통 먹거리로 가득한 미니 먹거리숲이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30cm가까이 자란 큰 가지 하나와 20cm정도 자란 작은 가지 하나
고추 4개, 그리고 상추를 작은 가방 가득히 수확했습니다.
가지는 집에 가져와 생으로 먹어보았는데 단맛이 났습니다.
된장에 찍어 먹으니 한끼 식사가 되었습니다.
상추는 지난 주에 딴것을 다 먹지 못했는데 또 가득따왔기 때문에 주위에 선물을 해야겠습니다.
지난 주에는 작은 고추가 하나 죽어 있었는데 이번 주에는 상추 하나가 말라 죽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모두 모종이 작고 부실한 것들입니다. 그때도 심을까 말까 했는데
역시 잘 크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이렇게 죽은 것들이 생기니 그 공간은 덩그렇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다른 것을 심을 수도 없고.... 처음부터 약하고 부실한 모종은 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리만 차지하고 그 때문에 다른 건강한 모종들 자리가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자리가 없어 일부 상추는 간격이 10cm 정도로 좁게 심었는데 이파리가 자라니 옆의 상추와 포개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수확한 큰 가지는 직선길이가 28cm였는데 끝이 땅에 닿아 굽어 있었습니다.
그 가지를 선사한 가지 나무는 키가 아주 작은 가지 입니다.
가장 빨리 가지 꽃을 피웠길래 따줄까 말까 고민했었습니다. 그냥 두었더니 키는 크지 않고 자기 키만한 가지를 맺었습니다.
모든 성장을 중지하고 온통 가지 하나만 키운 것입니다. 가지도 맨 처음 피어난 꽃은 따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키도 크고 꽃이 여러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고추의 방아다리를 따주는 것과 같은 식으로 키워야할 것 같습니다.
맨 처음의 꽃을 따주는 것은 그 꽃 하나를 딴다는 단순한 의미 외에
그 식물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 여러 개의 꽃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식물도 사람도 고통이 없고 위기의식이 없으면 분발하지 않고 게을러지는데
그것은 조물주가 만들어놓은 자연의 법칙인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 거대한 가지를 키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어린 가지나무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이야기입니다.)
밭의 빈 공간에 풀이 올라와 오늘도 풀멀칭을 해주었습니다.
풀멀칭은 볼수록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밭의 수분도 유지해주고 잡초들의 성장을 막아주니 참 좋습니다.
그 위에 액비와 커피찌거기를 뿌려주었는데 액비가 마른 풀에 스며들어 비가 오면 서서히 밭으로 내려갈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큰 밭을 관리하는데 잡초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실습장 밭처럼 작은 밭을 여러개 만들어 한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여 먹을 것을 생산하고
해가 바뀌면 다른 곳의 밭을 집중 관리하고 또 해가 바뀌면 장소를 옮겨 관리하고 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연작 피해도 줄이고 충분한 생산물도 얻고 잡초 관리도 편하고 거름 주기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실습장 밭의 변화된 모습을 사진으로 잘 찍어 두어
내년부터 제 밭을 관리할 때 모범으로 삼아야겠습니다.
2. 허브 식물 이론과 실습
오늘은 허브의 모든 것을 배운 날입니다.
실습 선생님이 또 모종이며 허브 식초며 허브 향기나는 소금 등 많은 선물을 주셔서
집에 와 한쪽에 진열하고 집에 굴러다니는 허브 차등 관련 물건을 모으니 미니 허브박물관이 생겼습니다.
이 박물관을 밭으로 옮기면 허브농장이 될 것 같습니다.
1) 허브란 무엇일까
수업 시간에 허브 모종을 처음 본 순간 저는
"에게게? 왜 저리 쪼그맣지?"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뻔했습니다.
금년 5월 모종시장에 가서 방풍나물 모종과 참나물 모종을 처음 본 순간
"우와, 엄청크네"라는 느낌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허브는 또 이파리들이 소나무 잎 처럼 가시처럼 생긴 것이 많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덩치가 큰 서양인들이 이렇게 조그만 풀들을 먹는다고?
허브를 '쌈 싸먹는' 용도로 생각했던 저의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허브(herb)는 우리말로 '풀', '약초'라는 뜻입니다.
허브에 대해서 잘 정리된 도시농부학교 교재의 167쪽을 보면 허브란
'잎 줄기와 잎이 식용, 약용에 쓰이거나 향기나 향미가 이용되기도 하는 식물'(옥스퍼드 사전)
이라고 합니다. 허브는 '향기'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굳이 허브를 엄밀하게 우리말로 번역해보자면 '향기가 나는 약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허브는 독초가 아니고 먹을 수 있는 식물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선생님이 주신 많은 허브 가루와 모종, 줄기와 이파리들을 집에 가져오면서
이것들이 모두 먹어도 괜찮은 것일까? 먹으면 설사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모두 먹을 수 있고 어떤 것들은 심신의 안정과 정신 건강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서양인들은 왜 자연에서 이런 허브를 찾아내 사용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들은 고기와 빵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때 후추와 같은 향신료가 있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그런 허브를 찾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쌀농사를 지어 밥에 싸먹을 풀을 찾다보니 들깨잎이나 방풍나물과 같이 잎이 넓은 풀을 찾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즉 서양에서는 향기가 중요하니 식물들이 몸집보다는 향기를 내는 쪽으로 발달을 하고 우리는 넓은 이파리를 찾으니 식물들이 몸집을 더 키우는 쪽으로 더 발달한 것 같습니다. 허브에 대해서 더 잘 알게되면 서양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허브의 종류
허브의 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교재에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다만 몇가지 중요한 허브에 대해 선생님의 설명과 더불어 교재에 있는 내용을 추가해봅니다.
로즈마리 - 허브의 대표적인 식물. 소나무향이 남. 스킨쉽을 해주면 향기가 더 잘 퍼짐. 정신 각성에 도움. 2m까지 자람.
바질- 줄기를 자르면 줄기가 풍성하게 됨. 종류가 많음. 셀러드와 각종 요리에 활용도가 높음.
한련화(나스터튬)- 후추맛 나는 꽃과 잎은 식용으로 사용가능. 셀러드, 비빔밥, 음료장식으로 이용.
캐모마일 - 국화과. 꽃 핀뒤 수확하여 말려서 꽃차로 사용.긴장완화에 도움, 감기에 효과. 사과향이 남. 벌레들이 싫어함.
라벤더 -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 꽃을 이용하는 허브. 배게에 넣어 사용하면 좋음. 심신안정, 혈액순환에 도음.
민트 - 영국, 미국, 중국이 원산지. 내한성 다년초로 우리나라에서 잘자라고 삽목이 잘 됨. 상쾌함과 청량감이 특징.
딜-지중해, 인도, 아프리카 원산지. 1년초 미나리과. 이름이 '진정시키다'는 의미, 당뇨 고혈압에 효능. 줄기는 피클, 샐러드로 활용
루꼴라- 향기가 나며 약간 매콤하여 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음. 1년생, 인기 있는 고급 식자재. 샐러드 채소
레몬밤 - 렘몬 향기, 비린내를 잡아줌. 밝은 그늘을 좋아하며 기억력 향상 뇌활동에 도움.
방아-원산지 한국, 당뇨 혈랍관리에 좋음. 부침개, 추어탕 등에 활용됨.
고수-지중해가 원산지. 피클, 상차이, 팍치라는 이름도 있음.
레몬 글라스 - 말려서 차로 사용. 인도가 원산지, 다년생, 열대식물로 겨울의 추운 날씨를 못 견딤
라임- 남부 유럽이 원산지
오레가노-유럽 원산지 다년초, 추위에 강
보리지-꽃을 활용. 지치과 지중해 원산지. 1년초
셀러리- 둥근 통으로 빛을 막아주면 줄기가 부드러워짐
타라곤-중앙아시아, 시베리아 원산지. 내한성
티트리-살균소독효과, 홍차 색깔
그 외에 펜넬, 차이브, 세이지, 파슬리, 빌레인 등 종류가 많음.
3) 허브 활용법
허브는 꽃이며 이파리, 줄기, 심지어는 씨앗도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날 것으로 먹을 수도 있고, 물에 넣고 끓여서 우리거나, 건조시켜 가루로 만들어 술, 식초, 오일, 쥬스 등에 넣어 먹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로즈마리 버블 쥬스나 케모마일 와인 등이 그것입니다.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피자에 올려 먹거나 스파게티 소스로 이용하고 혹은 빵에 발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바질 페스토는 바질을 으깨서(믹서기로 갈거나 해서) 올리브 오일과 파마산치즈, 잣, 마늘 그리고 소금 등을 넣어 만듭니다. 향기가 좋은 허브는 방향제로도 사용됩니다. 허브 가루를 수제 비누나 양초에 넣으면 바로 뱡향제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선생님으로부터 받아온 각종 허브 가루를 물에 타서 차로 먹거나 삼계탕에 넣어 보거나 혹은 된장에 넣어서 쌈싸먹는데 활용해보기도 했는데 다 좋았습니다. 쌈사먹을 때 입안에 퍼지는 은은한 향이 마치 서양 요리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각종 허브가 요리를 한층 더 고급스럽게 만드는 재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달걀 후라이할 때, 라면 끓일 때, 나물 무침할 때, 그리고 고기 구워먹을 때 이러저러한 허브를 사용하면 후추와는 또 다른 맛이 날 것 같습니다.(그러고보니 마트에서 조그만 병에 담아 파는 각종 향기나는 가루들이 허브를 이용해 만든 것 같습니다.)
허브 식물을 키워서 허브에 친숙해지면 그만큼 생활이 더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 서양 음식을 먹을 때 처음 경험하는 향기 때문에 거부감이 좀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들이 모두 허브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거리감이 없이 서양 요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향기가 어떤 허브에서 나오는지 알아가면서 요리를 즐기는 여유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업때는 갑자기 많은 허브 향기를 접해서 아직 얼떨떨하지만 차츰 차츰 허브 향기에 친해져봐야겠습니다.
4) 허브 키우기
허브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딜, 라벤더, 러비지, 레몬밤, 로즈마리, 루콜라, 마조람, 보리지, 세이지, 오레가노, 파슬리, 타임, 펜넬, 포피등이 그것입니다.
지중해 연안 원산지의 허브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지중해 연안의 기후를 잘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지중해 연안은 대부분의 지역이 바다를 접하고 있어 기온이 온화하고 연교차가 적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날씨가 맑고 건조한데 이 때는 일교차가 큰 편입니다. 겨울은 0도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고 눈을 보기가 힘듭니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기후이기 때문에 이점을 염두에 두고 허브식물을 키워야할 것 같습니다.
허브는 씨앗을 파종하여 재배하거나 모종을 구입하여 재배할 수 있습니다. 꺽꽃이(삽목)할 경우, 5-10cm정도로 잘라서 흙에 꽃아 기릅니다. 줄기가 나오는 부분 아래에서 흙에 꼽는 깊이 보다 더 길게 잘라 삽목합니다. 삽목할 때는 거름기가 있는 배양토는 사용하지 말고 상토를 사용합니다. 민트 종류는 흙꽃이, 물꽃이가 모두 잘 됩니다.
교재 170쪽에서 172쪽까지 무려 3쪽에 걸쳐 허브 재배법과 번식법에 대해서 아주 상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금년에는 수업시간에 받은 모종과 현재 실습장 밭에 심어져 있는 캐모마일을 키워보고 내년에는 2, 3종류의 허브 키우기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내년 초여름에 모종 시장이 다시 열리면 허브 모종에도 관심가져야겠습니다.
이상 허브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다음은 수업시간중에 몇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주셔서 적어 놓습니다.
- 꽃을 키울 때 시든 꽃을 따주면 아랫 꽃이 더 아름답게 올라온다.
- 구근 식물을 키울 때 구근의 밑 부분에 칼집을 내주면 그곳에서 작은 구근들이 자라난다.
- 양파같이 생긴 구근은 낱장을 떼어서 심으면 그 낱장 마다 싹이 난다.
- 우리나라 땅은 바다 위에서 가장 오래된 땅으로, 광물질이 특히 많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땅에서 자란 산삼은 약성이 강하다.
만약에 인삼을 부엽토가 많아 기름진 호주 땅에 심어서 키우면 약성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