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敎思想隨筆
義
五倫의 첫째는 仁이요, 둘째는 義다. 義는 인간의 倫理的 德目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農者 天下之大本也(淮南子)
사람은 하루 세끼 먹어야 한다. 먹지 못하면 죽는다. 食糧을 생산하는 農事처럼 중요한 산업이 없다. '食'字는 '人'과 '良'의 合字다. 사람(人)에게 제일 좋은 것(食)은 먹는 것이다. '食'字의 構造는 참으로 意味深長하다. 食은 民之本이다.
安 秉 煜
崇實大學校 名譽敎授
義는 인간의 모든 行動의 根本이다.
漢나라 高祖의 손자인 淮南子가 편찬한 이 책은 名言과 驚句가 많다. 人間萬事 塞翁之馬(인간만사 새옹지마)란 말도 이 책에 나온다.
義란 무엇이냐.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올바른 道理다. 인간의 옳고 곧은 행동이다. 자기의 利益을 생각하지 않고 人道를 實踐하기 위하여 盡力하는 훌륭한 행동을 義라고 한다. 信義, 正義, 義氣, 義人, 義勇, 義俠心, 義務 무릇 '義'字가 붙는 말은 모두 좋은 말이다.
羞惡之心 義之端也(孟子 公孫丑 上)
羞惡(수오)지심은 義의 시작이요, 義의 端緖다. 孟子의 이 말은 義의 핵심을 명쾌하게 갈파했다. 자기의 잘못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나와 남의 惡을 미워하는 마음을 義의 시작이요 義의 근본이다.
동물에는 羞惡感情이 없다. 동물이 부끄러워하는 것을 본 일이 있는가. 인간만이 羞恥心(shame)이 있다. 수치감정이란 무엇이냐. 자기의 잘못된 행동이나 不正不義한 일을 저질렀을 때, 부끄럽다, 창피하다, 잘못했다 하고 뉘우치는 自責自愧의 감정이다. 惡과 不正을 저지르다가 발각되었을 때 아무런 수치감정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이미 동물의 次元으로 轉落한 것이다. 세상에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는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 없다. 그것은 道德的 良心의 완전한 痲痺다.
인간은 수치심이 있기 때문에 뉘우침이 있고, 憤發心이 생기고 成長의 意志와 努力이 噴出한다. 그러므로 영국의 사상가 카라일(carlyle)은 "수치심은 모든 道德의 源泉"이라고 말했다.
惡을 憎惡하는 마음은 인간의 正義感에서 우러나온다. 惡과 不正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다면 인간은 정신의 발전도 없고, 사회의 進步도 없고, 道德의 向上도 없다. 萬一 인간에게 羞惡之心이 없다면 사람은 破廉恥가 되고 鐵面皮가 되고 悖倫兒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正은 사람이 지켜야할 올바른 行動原則이요, 義는 사람이 가야할 옳은 길이다. '義'字는 '美'와 '我'가 합한 글자다. 義는 내가 나를 착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漢字에서 좋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 '羊'과 관계가 있다. '善, 美, 義' 모두 '羊'字가 들어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羊은 착하고 아름다운 동물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탈레스가 喝破한 바와 같이 "正義는 社會의 基本秩序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말도 바로 하고, 생각도 바로 하고, 정치도 바로 하고, 경제도 바로 해야 한다. 理性의 指示와 良心의 命令에 따라 人生의 程度를 가라. 그것이 義다.
君子大路行
우리는 光明正大의 정신을 가지고 天下의 大道를 勇往邁進해야 한다. 우리는 義로운 國民이 되어 義로운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 不正한 국민이 되어 不正한 國家를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일찍이 우리의 위대한 先覺者 島山 安昌浩 선생은 이렇게 외쳤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者가 있고, 正義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우리는 진리를 따르는 지혜로운 百姓이 되고 正義를 이루는 뛰어난 국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世界의 一等國民이 되고, 一流國家가 될 수 있다.
舊約聖書에 의하면 옛날 소돔과 고모라의 두 都市는 義人 열명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審判을 받고 멸망했다. 義가 무너진 나라는 맥없이 쓰러진다. 不正은 조만간 敗한다. 不義는 반드시 亡한다. 우리는 이러한 信念을 가지고 正과 義의 튼튼한 磐石위에 굳건히 서서 正正堂堂하게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새 韓國人의 늠름한 모습이다.
뉴욕市廳의 지붕 꼭대기에는 正義의 女神像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나는 61년에 뉴욕에서 그 彫刻像을 보고 新鮮한 衝擊을 받았다. 우리는 正義國家를 건설해야 한다. 그리스 神話에 의하면 正義의 女神(그리스 말로 디케(Dike)라고 한다)은 세 가지의 特色을 지닌다.
첫째로 왼손에 저울대를 갖고 있다. 正義를 實現하려면 事物의 大小輕重을 分明하게 가려야 하고 올바른 事理判斷을 해야 한다. 重大한 것을 가볍게 생각하고, 가벼운 것을 중대하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價値判斷의 錯誤요 顚倒다. 잘못된 판단에서 行動이 나오고, 잘못된 행동에서 잘못된 結果가 생기고, 잘못된 결과에서 불행한 破滅이 온다. 생각에 올바른 事理判斷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둘째로 正義 女神은 두 눈을 가리고 있다. 私利私慾의 奴隸가 되지 말라는 뜻이다. 入試의 採點을 할 때 누구의 答案紙인지 모르게 하고 채점을 해야만 公正한 채점을 할 수 있다. 正義의 여신이 두 눈을 가렸다는 것은 公私를 混同하지 말고 明鏡止水와 같은 마음으로 公正無私하게 事理判斷을 하라는 것이다.
셋째로 정의의 여신은 오른손에 칼을 쥐고 있다. 惡을 무찌르려면 正義의 칼이 필요하다. 勸善懲惡을 하려면 정의의 칼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프랑스의 위대한 思想家 빠스칼은 「빵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힘이 없는 正義는 無能하다. 正義가 없는 힘은 壓制다. 힘이 없는 正義는 反抗에 직면한다. 왜냐 세상에는 언제나 惡人이 있기 때문이다. 正義가 없는 힘은 彈劾을 받는다. 그러므로 正義와 힘은 서로 結合되어야 한다."
참으로 銳利한 洞察이다. 나는 빠스칼의 이 文章을 읽을 때마다 그의 正確한 觀察과 卓越한 表現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힘이 없는 正義는 無力하다. 正義가 없는 힘은 獨裁다. 正義가 正義로서 굳건히 서려면 칼이 필요하다. 正義는 칼과 結合할 때 칼도 살고 正義도 산다. "正義가 우리에게 주는 열매는 마음의 平靜이다."라고 철학자 에피큐러스는 말했다. 우리는 正義편에 설 때 마음이 平安하고 自信感이 생기고 良心의 滿足을 느낀다. 그러나 不正과 不義의 편에 설 때 마음이 괴롭고 어둡고 부끄럽다.
正義에 관한 箴言을 몇 句節 소개한다.
독일의 大哲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正義가 亡한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살 필요가 없다." 우리는 正義의 승리를 믿기 때문에 안심하고 살아간다.
邪不犯正" 北宋의 위대한 학자 司馬光의 명저 「資治通鑑」에 나오는 말이다. 邪惡이 한 때 正義를 侵犯할 수 있다. 그러나 早晩間 무너지고 만다. 邪는 正을 침범할 수 없다.
하늘은 正義의 人間을 지켜준다," 그리스의 詩聖 호머의 말이다.
義人路也"(孟子) 義는 사람이 가야할 옳은 길이다. 오늘날처럼 사회의 紀綱과 權威와 秩序가 붕괴하는 亂世에 살려면 우리는 正義에 대하여 確固不動한 信念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箴言을 우리의 가슴속에 깊이 아로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