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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프랑스 전역서 독일이 승리한 비결은? | |
전격전의 전설<칼 하인츠 프리저 I 일조각> | |
‘1940년 독일의 전격전(Blitzkrieg) 신화는 과장됐다.’ 독일연방군 군사사연구소 연구원이자 육군 대령인 칼 하인츠 프리저는 제2차 세계대전 초기 프랑스 전역에서 볼 수 있었던 전격전은 체계적으로 수립된 계획과 교리에 의한 전쟁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전격전의 전설’이라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전격전은 군사학적으로 뚜렷한 실체가 없는 개념이라고 비판한다. 전격전이란 단어 자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일부 군사잡지에서 거론된 적이 있으나 독일군 공식 교리로 채택된 바도 없고, 교범에도 나오지 않는 용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일일이 근거를 제시할 것도 없이 당시 독일군 주요 장성들의 발언을 소개한다. 독일 육군 총참모장으로 작전준비와 작전실시를 준비한 할더 장군은 다음과 같이 실토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독일군의 새로운 전쟁수행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나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전쟁이란 항상 임기응변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공수부대 지휘관인 슈투덴트 장군은 이렇게 말했다. “원래 전격전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이는 주어진 상황과 시간적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리고 점차적으로 생겨난 공중에 떠다니는 개념이다.” 오히려 전격전은 독일의 기적적인 승리를 사후에 선전하는 과정에서 더 부각됐을 뿐 사전에 작전계획으로나 교리상 개념으로는 정리된 것이 아니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렇다면 독일은 실체도 없는 전격전으로 어떻게 ‘전격전의 효과’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1940년 프랑스 전역의 작전계획 수립 과정부터 개별 전투의 흐름까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사실을 그대로 보여줄 뿐 승리의 비결을 직접 분석한 대목은 분량상 많지 않지만 저자가 제시한 독일군 성공의 비결 중 하나는 ‘임무형 전술’이다. 전쟁영화에서 독일군은 흔히 생각 없는 로보트 병정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명령을 하달할 때 달성될 목표만 부여할 뿐, 그 목표를 달성하는 세부적 방법은 하급자에게 위임하는 임무형 전술은 40년 프랑스를 분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독일군은 기계화부대의 전투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를 것이므로 명령하달도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는 가정 하에 장교들을 교육했다. 모든 간부들은 스스로 주도권을 갖고 명령 없이도 적의 약점을 파고들도록 교육받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했다. 반대로 서투르고 느리며 매너리즘에 빠진 프랑스와 영국 등 연합군의 지휘방식은 지나치게 세부적인 부분까지 통제하면서 예하 지휘관들의 행동의 자유를 박탈했다. 연합군 장교들은 40년 프랑스 전역처럼 시간을 다투며 끊임없이 변하는 전쟁상황 속에 필요한 적응력을 상실했다.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저자는 나아가 “만약 독일군 장교들이 서부 전역에서 매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면 이는 그들이 전격전의 법칙을 적용했다기보다 임무형 전술에 숙달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까지 말한다. 전격전이라는 새로운 작전술 내지 전술이 체계화된 개념이 아니었음에도 임무형 전술 덕에 독일군이 새로운 전투방식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도 섬멸전·기동전 위주의 사고방식이나 중점 원칙 등 독일의 전통적 군사 사상과 일반적인 전쟁 원칙의 성공적 적용이 독일군 승리의 요인이라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여기에 기동력(전차)과 통신수단(무전기) 등 새로운 기술이 결합하면서 독일 스스로도 상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전격전은 현대전에서 작전적 수준의 기동전이 실전에 적용된 대표적 형태이자 심리적 마비효과의 위력을 너무나도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단순히 역사 속 과거의 이야기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장교와 전문가들이 독일식 임무형 전술이나 기동전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 지도 이미 오래됐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우리 군의 미래 발전을 위한 토론 교재로도 삼을 만하다. 국내에선 생소한 독일 군사원전을 현역 육군 장교(진중근 대위)가 매끄럽게 잘 번역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다루는 주제는 가볍지 않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는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 거창한 교훈에 상관없이 40년 프랑스 전역의 작전계획 수립 과정이나 개별 전투의 흐름에만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더 이상의 전략예비대가 없다는 지휘관의 보고에 자리에 주저앉는 프랑스 국방장관의 몰골이나 스당이 돌파당했다는 소식에 눈물을 보이는 프랑스 주요 지휘관의 모습 등 극적 전쟁의 흐름에 내던져졌던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는 소설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다. 문의 02-734-3545. 2008.01.04 김병륜기자 lyuen@dema.mil.kr |
칼 하인츠 프리저 (Karl-Heinz Frieser) - 독일연방군 육군 대령인 지은이는 보병장교로 임관한 후 뷔르츠부르크Wurzburg 대학에서 정치학과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1981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3년간 기계화보병중대장으로 복무한 후 1985년부터 독일연방군 군사사연구소MGFA 사회과학부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제1.2차 세계대전 연구부의 책임자이며, 1944년의 아르덴 공세(벌지 전투The Battle of Bulge)를 연구하고 있다. <전격전의 전설Blitzkrieg-Legende. Der Westfeldzug 1940>은 1995년 초판이 독일에서 출간된 후 지금까지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로 번역되어 세계 각국에서 읽히고 있으며 군사학적.역사학적으로 그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저서로 Ardennen―Sedan. Militarhistorischer Fuhrer durch eine europaische Schicksalslandschaft(2006), 군사사연구소의 Das Deutsche Reich und der Zweite Weltkrieg 시리즈 중 Das Deutsche Reich in der Defensive(2007, 공동 집필) 등이 있다. 진중근 - 1975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1998년 육군사관학교 졸업(54기) 후 제2기갑여단 6전차대대 전차소대장/대대작전항공장교(1998~2000)로 근무했다. 육군기계화학교 기갑고등군사반(2001), 독일 기갑고등군사반(2002)을 수료한 후 제20기계화보병사단 및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전차중대장(2002~2005), 육군정보학교 어학처 독일어 교관(2005~2007)을 거쳐 현재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참모장교로 재직하고 있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머리말
추천사
그림.지도 차례
용어 설명
도입 1940년의 기적
제1장 ‘전격전’의 기원과 개념
제2장 ‘전격전’ 개념이 없는 ‘전격전’과 서부전역의 배경
제3장 지헬슈니트 계획을 둘러싼 갈등
제4장 1940년의 아르덴 공세
제5장 결전 : 구데리안 기갑군단의 스당 돌파
제6장 마스 강 전선의 붕괴
제7장 대서양 해안을 향한 진격과 측방 노출 문제
제8장 ?케르크의 기적
제9장 서부전역의 종결
제10장 승리와 패배의 원인
마무리 총평과 에필로그
미주
참고자료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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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중권 대위인줄 알았자나 버럭버럭^^
ㅇ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