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정보 팩트 체크
우리 몸은 늦은 시각에 음식을 먹는다고 더 많은 양의 지방을 축적하지 않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누구나 한 번쯤 '밤에 먹으면 살찐다', '탄수화물 피해야 살이 빠진다' 등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을 것이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까?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의 임상영양사 첼시 레이 부르주아가 일곱 가지 건강 오해를 바로잡았다.
▶"탄수화물은 적이다"
탄수화물 과다섭취가 혈당, 체중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무조건 탄수화물 섭취를 지양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뇌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몸이 활동할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신체 기능에 꼭 필요하다. 탄수화물 종류별 차이를 이해하고 단순당 섭취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는 설탕, 밀가루 등 단순당보다 복합당을 골라 먹는 게 좋다. 복합당은 당 분자가 3개 이상 많이 결합된 식품이며 단순당은 3개 미만이다. 복합당은 현미, 보리 등 곡류의 겉 부분에 많이 포함돼 있으며 양배추, 브로콜리, 연근 등 채소에도 풍부하다.
▶"밤에 먹으면 살찐다"
신체는 늦은 시각에 음식을 먹는다고 더 많은 양의 지방을 축적하지 않는다. 체중 증가는 식사 시간에 관계없이 섭취 칼로리가 소모되는 칼로리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글루텐프리 식품이 더 건강하다"
글루텐은 밀, 보리, 귀리 등 곡류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으로 점성과 탄력이 강해 쫄깃한 식감을 낸다. 끈끈한 성질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에서 엉겨 붙어 소화 장애나 변비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소화 장애를 잘 겪는 사람은 글루텐프리 식품을 섭취하는 게 낫다. 그런데 글루텐프리 식품은 글루텐이 함유된 식품과 지방, 설탕 함량은 동일할 수 있다. 게다가 글루텐을 없앤 대신 쌀, 옥수수, 감자 전분 등 탄수화물이 더해지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칼로리는 똑같다"
칼로리가 동일하더라도 섭취하는 식품의 영양구성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채소·과일 등으로 100kcal를 섭취하는 것은 초콜릿·과자 등으로 100kcal를 섭취하는 것보다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등 여러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이를 영양 밀도라 일컫는데 식품 열량과 비교해 영양소가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나타낸 것을 말한다. 가급적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 위주로 먹어야 건강에 이롭다.
▶"식사 거르는 것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끼니를 거르면 몸이 긴장상태에 돌입하며 에너지 확보를 위해 지방 등을 더 저장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군살이 쉽게 붙게 된다. 식사를 거르면 허기가 강해져 다음 끼니에 과식할 위험도 높아진다.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단백질 많이 먹으면 근육이 커진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린다고 근육이 함께 커지는 것은 아니다. 단백질은 근육 형성에 쓰이는 필수 영양소지만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단백질 섭취량만 늘릴 경우, 신체가 단백질을 전부 사용하지 못해 남은 단백질이 지방으로 변할 수 있다.
▶"하루에 꼭 물 여덟 잔을 마셔야 한다"
오랜 기간 하루에 물 여덟 잔(약 2L)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양은 아니다. 하루 물 필요량은 ▲연령 ▲활동량 ▲병력 ▲기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다. 일본 교토 고등 과학대·스코틀랜드 에버딘대 연구 결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물의 양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평소 음식물 섭취를 통해 필요 수분량의 약 50%를 채울 수 있다”며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은 기존 권장량보다 적은 1.5~1.8L가 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