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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술술 이야기하더라", '자폭' 녹음파일 이렇게 나왔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목소리라도 듣자" 검사 부탁에 최씨와 통화 "검사가 최순실씨 목소리라도 듣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통화하는) 제스처만 취하려고 전화를 걸어 녹음 버튼을 눌렀는데, (최씨) 본인이 술술 이야기하더라. 나는 '네, 네, 네' (대답만) 했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최순실 녹음파일'의 탄생 비화를 공개했다. 노 부장은 22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아래 국조특위)' 5차 청문회 오전 일정이 마무리된 후 기자들과 만나 최씨와 통화한 경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녹음파일을 제공한 이유 등을 털어놨다. 앞서 박 의원은 14~15일 열린 3, 4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씨 육성이 담긴 해당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음파일에는 귀국 전의 최씨가 노 전 부장에게 증거 은폐(태블릿PC 등), 위증 교사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관련 기사 : '은폐 지시' 최순실 음성 공개, '은폐 지시' 최순실 음성 추가 공개, '대포폰' 들통 난 최순실 "큰일났네"). "검사 진정성 느껴 털어놔" 노 부장의 말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의 설득으로 최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부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며 최재순 검사와 12시간 밀고 당기기를 했다"라며 "(조사를 받으며) 최 검사의 진정성을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최 검사는 당시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이었고, 최근 박영수 특검팀에 합류한 바 있다. 노 부장은 "(최 검사에게) 솔직히 이야기하고,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말하자 최 검사는 조금 생각하다가 '대한민국 검사가 이런 큰 사건 맡고 옷 벗어도 명예 아닌가'라고 말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노 부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날은 10월 25일이다. 노 부장은 당시 "최 검사에게 진정성을 느낀" 뒤, 곧바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 전 이사를 "영태"라고 칭했다. 노 부장은 자신의 설득으로 고 전 이사가 태국에서 귀국해 검찰에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고 전 이사는 10월 27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입국한 뒤, 오후 검찰에 출석해 밤샘조사를 받았다. 노 부장과 최씨의 통화는 고 전 이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노 부장은 "최 검사가 '목소리만 듣게끔 해달라'라고 부탁"으로, "영태, 영태의 친형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 경기도 오산의 모처에서 최씨와 통화했다"라고 떠올렸다. "(내가) 스스로 전화한 게 아니다. (최씨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원래 최씨하고 내가 통화했던 번호가 아니라 독일 핸드폰이었다. 그래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녹음버튼을 눌렀다. (사실) 내가 검찰조사에서 폭로한 상황에서 최씨 전화를 받는 게 껄끄러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 검사가 목소리만 듣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통화했다는) 제스처만 취하려고 했다. 그런데 (최씨) 본인이 술술 이야기했다. 나는 '네, 네, 네' (대답만) 했다." 노 부장은 애초에 최씨를 신뢰할 수 없었으며, 지난해 여름 독일에서 결정적으로 최씨와 틀어진 뒤, "(최씨와 관련된 의혹을) 한국에 가서 터뜨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노 부장은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최씨가) 사단법인을 만든다고 해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했다. 의상 샘플실에서 작업하다가 직원도 뽑고 해야하니, 봉은사 쪽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거기에 집기류 등이 들어오는 날이었는데 영태한테 전화가 왔다. '그만 나와도 된다'라고 그러더라. 그 즈음에 정유라가 국가대표가 됐고, 승마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내가 그런 이야기를 떠벌리고 다녔다는 오해를 사서 팽당한 것이다. 이후 야인생활을 했다. 굉장히 힘들었다. 그러다가 2015년 7월 말, 통화가 잘 안 되다가 (오랜만에) 영태한테 전화가 왔다. '독일에 스포츠 관련 회사(스포츠컨설팅업체 코레스포츠)를 만드니 대표로 가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최 회장(최순실씨 지칭)과 일하는 게 싫다'라고 말했다. 1, 2개월 만에 또 잘리면 안 되잖나. 야인생활 하면서 살아보겠다고 나름 바탕을 만들어놨는데, 이것마저도 무너지면 안 되잖나. 근데 영태 왈 '이번엔 확실하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학동사거리에서 영태를 만났다. 아니나 다를까 (독일에 갔는데) 삼성과 계약이 끝나니, 최순실이 바로 나가라고 하더라. 나는 당초 세후 350(만원)을 원했다. 그리고 유로로 받길 원했다. 근데 (최씨가) '독일 세법이 너무 강해서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 회사 부담이 크다'라며 '한국돈으로 200만 원 챙겨주고, 독일에서 유로로 150만 원 주겠다'라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독일 이민까지 생각하고 갔었다. 독일에서 150만 원 받아서는 블루카드(외국인 취업허가 제도) 발급을 못 받는다. 체류비자를 받아도 단기 밖에 못 받는다. 그래서 (최씨와) 다퉜다. 이후 한 달 정도 지나, 최씨가 데이비드 윤(한국 이름 윤영식)을 시켜 나보고 나가라고 하더라. 거기서 저도 언성이 높아져 싸웠다. 모든 걸 포기하고 왔는데, 나보고 나가라고 하니, 그때부터 자료를 하나씩 모았다. 영태에게 전화해 '나 한국가면 터뜨리겠다'라고 말했다." "위증교사 의혹, 청문회 아닌 법정에서 다툴 문제"
노 부장은 앞서 4차 청문회 이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게 '태블릿PC는 고 전 이사의 것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JTBC가 절도한 것으로 하자'는 제의를 했다"라고 폭로했다(관련기사 : '위증 모의' 논란 확산... 우상호 "이완영·이만희 교체해야").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을) 정 이사장이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전달했다"라며 "박 과장이 투덜거리며 이 사실을 내게 직접 털어놨고, 다른 언론사와 인터뷰해 기사화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도 있었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고 전 이사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4차 청문회 이전 <월간중앙>에 귀뜸했고, <월간중앙>은 실제로 이러한 질의응답이 진행된 4차 청문회 이후 고 전 이사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완영 의원과 정 이사장, 박 과장 등이 이를 부인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국조특위가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정 이사장, 박 과장, 노 부장을 부르면서 핵심 증인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집중돼야 할 청문회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노 부장은 "(이완영 의원 등은) 국민들이 뻔히 아는 수는 안 썼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거대한 산과 싸워야 한다"라며 "속된 표현으로 잔피라미에 얽히고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거대한 산을 "박근혜, 박근혜 옆 거머리 최순실, 그리고 삼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부장은 "(오전 청문회에서) 이 의원이 분명히 밝혔듯 법적으로 검토하면 된다"라며 "청문회는 국민들이 보는, 진짜 힘들게 만들어진 자리인데 법정에서 다툴 (위증교사) 문제를 다룰 필요가 없다. 그건 법원에서 판결 받으면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이 의원의 말에 실소를 터뜨리는 노 부장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한편, 노 부장은 녹음파일 외에 더 많은 자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검찰에선 최 검사를 택했고, 국회에선 믿음과 신뢰로 저를 도와줄 박영선 의원을 택했다"라며 "검찰에 들어갔던 자료 중 청와대, 문체부 문건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박 의원에게 전달했다. 앞으로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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