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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교를 찾아서] 경기 안산 신길중학교
자유학기제로 교육변화 실효 거둬 - 탄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의미 있는 쉼표’ 주간교육신문 : 2014-01-29 오전 11:04:01 교실수업 개선, 진로탐색 활성화 등 학교교육의 새로운 계기로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신길중학교(교장 황운연, 사진)는 2013년 교육부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운영 연구학교로 선정되어 학교의 여건과 특성에 맞게 학생 선택프로그램을 재구성하여 자유학기를 한 학기 운영했다. 새로운 제도의 선구적 시행에 따른 부담과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신길중학교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마음을 모아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설계해보고 학습동기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자유학기를 경험한 1학년 학생들은 시험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나를 찾고, 꿈을 키우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자유학기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내실 있는 프로그램 마련으로 학생·학부모·교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동교 교육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치로운 경험과 성취가 행복으로”
황운연 교장은 ‘체험활동, 실험실습, 협동학습 등 과제수행과 실천을 통한 가치로운 경험과 성취감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배움 중심 공동체’를 학교 운영의 목표로 하고, 지역적 특색과 학교여건을 보아 자유학기제의 적용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신길 교육공동체에 제안하였다. 신길중 교사들은 2011년 혁신학교에 예비 지정되면서 융합수업, 배움중심수업 등에 대해 고민과 논의해 온 시간들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일부 교육내용 재구성도 이미 해 보았고, 자유학기제의 요소에도 혁신학교의 맥이 들어있어 교사들이 새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끌어주면 아이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을 공유하며 용기를 내게 되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제안하였을 때 강력한 반대가 아닌 받아들여주는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어 자유학기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3월 중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4월부터 교사 연수 및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또한 7월까지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다양한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와 협약을 맺으며 준비했다. 하계방학 동안에도 교사 연수를 갖는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쳤고, 2013년 2학기가 시작되어 신길중 1학년 전체 308명을 대상으로 자유학기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유학기(1학년 2학기) 오전에는(1~4교시) 기본교과 수업을 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예체능활동(월·화요일, 각 2시간), 선택프로그램1(수요일, 3시간), 선택프로그램2(목요일, 3시간), 진로·인성 프로그램(금요일, 2시간)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편성하였다. 월·화요일에 각 2시간씩 운영된 블록타임 예체능 프로그램은 체육, 음악, 미술의 세 교과 관련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 음악은 뮤지컬반과 국악반으로, 미술은 회화와 디자인으로 구분하여 학생들이 선택하여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체육은 학교시설과 교원수급을 고려하여 전교생을 2개의 그룹으로(1~4반, 5~8반) 나누어 운영했고, 이를 통해 이전 체육시간에는 진행이 어려웠던 리그전 등을 통해 보다 활기찬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요일에 운영된 선택프로그램1은 교과연계 프로그램이다. 국어교과는 ‘다문화·광고로 만나는 국어의 모든 것’, 영어는 ‘스토리로 만나는 영어’, 수학은 ‘Prism 수학’, 사회는 ‘흥미로운 사회탐구’, 과학은 ‘과학 매니아’, 한문은 ‘仁義禮智信’, 철학은 ‘생각의 스위치를 ON으로’ 반을 각각 선택하여 관심교과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3시간의 블록타임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목요일에 운영된 선택프로그램2는 진로적성연계 프로그램이다. △‘신길 비즈쿨’ 반에서는 비누, 천연화장품 등을 만들고 창업 계획서를 작성해 홍보 및 판매해 보는 활동을 통해 자신이 만든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경험해 보도록 하였고, △‘스포츠 문화체험’ 반에서는 활기찬 여가문화와 건전한 스포츠문화를 경험하였으며, △‘영상스토리 창작’ 반에서는 영화의 기본이론을 배운 후 다양한 영상을 직접 제작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가 되었다. △‘녹색학교 만들기’ 반에서는 환경과 전자쓰레기 문제 등을 다루고 실생활에서 활동하는 경험을 제공하였고, △‘페르소나’ 반에서는 창의적 교육연극을 통해 학생들이 놀이의 개념을 뛰어넘어 자신감을 얻고 갈등을 극복하는 교육적 효과를 얻도록 하였으며, △‘요리조리’ 반에서는 요리실습을 통해 창의적 사고력 및 조리도구와 기술의 활용 및 모둠활동을 실시, △‘봉사하는 우리’ 반에서는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더불어 즐겁게 살아가는 경험, △‘S.C.C(신길 컴퓨터 클럽)’ 반에서는 주제가 있는 프레젠테이션 및 동영상 제작과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활용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며 나만의 게임을 제작해보는 경험, △‘D.M.D(Design Making Doing)반에서는 다도 및 꽃꽂이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변하는 사회 속에서 차분한 마음과 기품을 지니도록 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금요일에 운영되는 진로인성프로그램은, 학생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담임교사들의 시수를 확보해 운영했으며, 진로상담교사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담임교사들에게 연수를 실시하여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오전의 기본교과 수업 역시 교육내용 재구성을 통해 핵심성취기준 기반 수업을 진행하여 프로젝트, 실험 실습, 토론 등 수업방법에 변화를 주어 학생들이 적극적 참여를 보였다.
신길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준비하며 고민했던 부분은 △학교의 현실과 사정에 맞는 맞춤형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 △사교육 및 선행학습을 위한 공교육 공백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중1이라는 시기적 특성을 볼 때 진로체험교육이 단순한 견학으로 끝날 수 있다는 부분 △유동적 수업공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생활지도상의 공백과 안전사고의 예방 그리고 △교과의 시수를 줄이면서 국영수 중심의 시수 운영을 하게 되어 주요교과에 대한 부담은 그대로 두고 다른 교과의 정체성을 잃게 하는 등 자칫 교과 이기주의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는 동시에 자유학기제의 근본 취지를 바르게 이해하고 최대한 살려 운영하고자 교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지역사회를 설득하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 마음을 모으도록 하였다. 또한 학부모들에게는 가정통신문, 담임교사 및 진로담당교사와의 상담, 학부모 설명회 등의 형태로 교육 변화의 필요성을 전달하였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동시에 ‘나를 찾고 꿈을 키우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르게 될 것’을 설명하며 약속하였다. 직업체험에 있어서는 직업 자체보다는 ‘직업인의 삶’으로 접근하여 보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경험을 통하여 자신의 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지역사회 곳곳을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였다. 학교 근처 선생님들이 가주 가는 카페, 학부모가 운영하는 떡집, 삼대째 손두부로 유명한 음식점 등 철학이 있고 교육적 마인드를 공유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였고, 소규모의 5~6명 또는 개인별로 실시하며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보다 적극적인 체험활동으로 운영하였다. 또한 아직은 초등학생 티를 다 벗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시기이므로 학생들에게 생활지도 및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지도를 철저히 하고 비상연락망을 조직하며, 전일제 진로체험기간에는 반드시 학부모 지원단과의 동행을 통해 안전하게 운영하고, 사고 보험 가입을 통해 학부모들의 심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지필 평가 기간에는 진로체험활동을 운영하였는데, 학부모 지원단을 구성해서 학생들과 조를 구성해 소규모로 직업체험을 다녀오고, 그 과정에서 학부모의 삶의 철학도 학생들에게 얘기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학생들과 진로체험을 다녀온 한 학부모는 “엄마가 얘기하면 잔소리로 듣지만 다른 학부모가 얘기하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내 아이를 지도하기는 힘들지만 선생님이라고 따르는 다른 아이들을 인솔해보면서 내 아이만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선생님과 학교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허은숙 교사는 “요즘 아이들이 나약하고 스마트폰만 보는 등 의욕이 적은 것이 현장에서 가장 문제”라며 “학부모들이 발굴하여 교육기부를 받은 일터에서 학생들이 용접도 해보고 동네가게에서 판매도 해보고 핫도그를 만들어보는 등 땀 흘리는 삶의 체험을 통해 ‘어른들이 이렇게 사시는 구나’, ‘열심히 살아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삶에 대한 자세를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을 기대하며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라고 하니까 의사, 변호사를 장래희망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장래희망을 탐색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중간·기말고사 시험을 보지 않아 다소 불안해하는 점이 있는데 이 아이들을 3학년까지 책임지도하여 자유학기제가 한 학기에서 끝났다는 인식이 바뀌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길 자유학기제가 본격 도입된 지 한 학기가 지났다. 학생들은 더욱 밝아졌고, 프로그램 운영 등에 교사들의 고민과 정성이 담겨있다는 것이 전달되어 ‘선생님이 이렇게 노력해 주시고 애쓰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긍정적 생각으로 인해 학교생활을 더욱 즐거워하고 관계가 좋아졌다.
자유학기를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경험하며 시행착오를 경험했던 교사들도 “어떤 교사가 잘 하고 못 하는지를 평가하기보다 어려움과 도움이 필요한 것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보람을 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황운연 교장은 “2014학년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1학기에는 시험을 보면서, 2학기 자유학기제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 예정”이라며 “한 학기의 행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학년에서도 자유학기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반적 학교생활에 긍정적 태도 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일관성 있고 연속성을 가지는 교육 운영을 통해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함수민 기자 |
기사제공 : 학교운영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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