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좋아서 옮깁니다>
일요일은 쉽니다.
어디서든 만나는 안내 문구다. 특히 식당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목숨 걸고 일했으니 쉬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구를 만나고 나면 맥이 풀리고 진이 빠진다.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주인장은 쉰단다.
목표 지점까지 이동해온 거리가 길수록 실망감도 커진다.
그래, 사람이니까 쉬어야지…. 그래야 다음 주에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이해한다.
그런데 시비를 좀 걸자면… 문구를 바꾸면 어떨까?
기왕이면 고객도 나도 만족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말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지 않는가. 곱게, 선하게, 친절하게 바꾸어보자.
이를테면,
일요일은 식자재 탐구 여행을 떠납니다.
헛걸음한 고객의 마음을 달래는 방법. 잘되는 집의 비밀은 의외로 단순하다.
고객은 바로 반응한다.
이 내용을 보면 안심이 된다. 아~ 쉬는 날까지도 연구하는 사장님이구나, 판단한다.
식사는 못 했지만 가산점은 준다. 틀림없다.
못 믿겠다면 손님의 입장이 되어 위의 두 문장을 다시 한 번 순서대로 소리 내어 읽어보시라.
어느 쪽에 더 믿음이 가는지.
일요일마다 좀 더 좋은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사장님. 멋지지 않은가?
그것도 낭만적으로 ‘여행’이라는 단어를 휴일 안내 문구에 사용했다.
고객은 호감으로 똘똘 뭉친 음식이나 식당을 선호한다.
호감은 동감을 이끌고 동감은 감동을 불러들인다.
뭐 그까짓 휴일 안내 문구에까지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느냐고 반문하는 사장님들을 위해 하나 더 예를 들어볼까?
일요일 하루 동안의 연구가 더 맛있는 작품을 만듭니다.
연구는 쉬면서도 할 수 있다.
벤치마킹 투어를 떠나는 것도 연구고, <백종원의 3대 천왕>을 보는 것도 연구고, <냉장고를 부탁해> 레시피를 되뇌는 것도 연구다.
외식업자는 한시도 음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고단한 직업을 은근히 격상시켜보자.
당신은 연구원이다. 맛난 갈비를 연구하는 연구원.
비빔밥을 분석하는 연구원. 김치찌개를 업그레이드하는 연구원.
누가 들어도 쉰다는 표현보다는 연구한다는 쪽이 호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게다가 일요일의 연구를 통해 작품을 만든다지 않는가.
이 문구 하나가 두 가지 효과를 불러온다.
첫 번째는 노력하는 자세를 대놓고 자랑하는 거다.
이리 적어놓으면 그냥 ‘쉰다’고 적어놓는 업소들과 완벽하게 차별화된다.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외식업자가 있다.
하나는 ‘연구하는’ 오너, 나머지는 그냥 ‘쉬는’ 오너.
두 번째 효과는 고객에게 일반 음식이 아니라 작품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거다.
분명 위의 문구를 읽은 고객은 이리 반응할 게 분명하다.
‘아~ 맛이 달라졌어. 뭔가 깊이감이 있어. 국물이 농후해.
북엇국으로 작품을 만든다더니 매주 요리가 진화하는 것 같아.’
굳이 잘난뽕하고 싶지 않다면 이건 어떨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고객님만 생각했습니다.
딱 오늘 하루만 아이들과 놀아주고 돌아오겠습니다.
낯간지럽다고?
원래 고객은 유치하고 낯간지러운 걸 좋아한다.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답을 해주지 않았는가!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한국인은 표현하는 데 인색하다.
사랑도 서비스도 말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중에서
일주일에 단 하루만 가족들 생각을 하고 싶다는데 얼굴 찌푸릴 사람이 있을까?
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을 빼고는 고객만 바라보고 생각했다는데?
눈치를 채셨다고요? 빠르기도 하셔라. 그렇습니다. 답은 긍정입니다요.
긍정은 호감을 부른다.
“쉰다”는 표현도 고객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다.
“나는 먹고 싶은데 당신이 쉰다니 배신 배반이야!”
반면 현명한 오너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쏙 빼버리고 긍정적인 단어와 표현만 구사한다.
의외로 정답은 가까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는 이가 별로 없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까닭이다.
당장 이 챕터부터 당신의 가게에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학원도 쉴 때
“오늘은 선생님들 수업준비 하는 날입니다”
“오늘은 학원교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좋은 문구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가르치는 애들 .. 하위권 애들 생각하면 쉬는게 쉬는게 아니네요 ...아.......쉬어도 마음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