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율은 같지만… 한국 대미수출 30억 달러 줄고 일본은 17억 달러 늘었다 / 8/7(목) / 중앙일보 일본어판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0억 달러가량 줄었지만 일본은 오히려 17억 달러 이상 늘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국 가운데 한국보다 수출액이 크게 감소한 나라는 중국뿐이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한국에서 수입한 상품 금액은 645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675억 달러보다 4.4%인 30억달러 감소했다. 미국의 대한 상품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341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311억 달러 적자로 30억 달러 줄었다. 그만큼 한국이 미국과의 상품 무역에서 흑자를 줄였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 수입액도 1983억 달러에서 1675억 달러로 309억 달러 줄었고, 상품수지 적자 역시 1273억 달러에서 1115억 달러로 158억 달러 축소됐다.
이에 비해 미국이 일본에서 상품을 수입한 총액은 749억 달러로 1년 전의 732억 달러보다 2.3%인 17억 달러 늘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부품, 배터리, 반도체, 기계류, 철강 기업 등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러나 관세전쟁과 맞물려 한일 양국의 대미 수출액 격차는 1년 새 47억 달러나 벌어졌다.
한국과 일본 모두 자동차와 부품에 25%, 철강에 50% 등의 품목관세가 부과된 제품의 대미 수출액이 크게 줄었지만 일본은 이를 제외한 반도체, 기계, 화학제품 등의 수출액이 일제히 늘었다. 그러나 한국은 반도체·바이오헬스 품목의 대미 수출 호조에도 일반기계 등의 부진으로 실적을 만회하지 못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한일 양국에 부과된 상호관세는 15%, 자동차와 부품의 품목관세는 15%로 같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우위가 이번 관세 협상에서 사라졌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율 인하에도 FTA 무관세 폐지로 가격경쟁력 하락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일본뿐 아니라 대만, 유럽연합(EU), 베트남 등 다른 주요 수출국들도 한국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국의 대대만 상품수지 적자폭은 지난해 298억 달러에서 올해 562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EU에 대한 적자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371억 달러 늘었다. 미국은 베트남 248억 달러, 멕시코 138억 달러, 인도 105억 달러 등 지난해보다 큰 상품수지 적자를 냈다.
반면 미국의 상반기 상품수지 적자는 1년 전 5492억 달러에서 6931억 달러로 1439억 달러 확대됐다. 수출이 5.1%인 528억 달러 늘었지만 수입은 12.4%인 1967억 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7일부터 한일과 EU 등에 각각 15%로 정한 상호관세를 시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와 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품목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도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성훈 고려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관세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축하하지만 관세 시행 전 재고 확보를 위한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무역적자 해소에는 실패했으며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관세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