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글 올립니다.
KBC 프리 아나운서 채용 공고를 이곳에 올린 사람입니다.
올해로 10년째 PD로 일하고 있습니다.
채용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카메라 테스트를 세 번이나 했더군요.
혹시나 카메라 앞에 설 기회를 얻을까 하는 마음으로
잠도 설쳐가며 면접을 준비했을 많은 분들,
한 분, 한 분의 그 정성과 비용을
우리가 너무 쉽게 소비한 건 아닌지..
꿈을 위해 노력하는 그 열정을 담보 삼아,
좋은 인재를 뽑는다는 알량한 핑계로, 갑질을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지원자들 보시기에
채용절차가 다소 매끄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들을 하나씩 곱씹어보니,
최근 사회 전반에 표출된
갑의 횡포에 그렇게 분노하고, 비판했는데,
정작 저희가 그 일원이었더군요.
그 과정에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다만,
상식에 다소 어긋난 회사의 행태들에
내부 구성원들도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결정권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게 쉽지가 않네요.
내부에서 더 싸우겠습니다.
갑질하지 않고, 지원자의 마음 허투로 소비하지 않은
채용 절차들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실현해내겠습니다.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공공성과 지역성을 전제로 공적 지원을 받는 방송사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윤리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그 안에 담긴
방송에 대한 열정과 꿈을 향한 절실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그 꿈 꼭 이루길 기원하겠습니다.
저희 회사에
지원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2.11 23:46
첫댓글 ^_^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2.11 22:03
멋져요. 이런 분들이 많길, 많아지길.
따뜻한 글 고맙습니다.
다행이네요. 이런 글이 올라와서..
진짜 현장에 이런 분들이 더더 많아져서 이곳 문화가 앞으로 조금씩 변해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멋지십니다!
무슨 일이 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