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가계신용 1914조…두 분기 연속 증가세
증가 폭도 2분기 13조에서 3분기 18조로 급등
스트레스DSR 규제·은행 대출자제 압박도 무위
정부, '영끌' 주택구입 탓하지만 거래 이미 줄어
가계 빚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큰 소리에도 불구하고 가계신용 규모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은행권의 대출 총량 관리 등 금융 당국의 압박에도 두 분기 계속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조금 줄어들던 가계부채 규모가 다시 크게 늘어난 원인을 수도권 중심으로 불었던 주택 구입 열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올해 가계대출의 큰 폭 증가가 주로 주택 구입 때문만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매매 증가세는 이미 크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7~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1895조 8000억 원)보다 18조 원이 증가해, 두 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 잔액 및 증가 폭 추이. 연합뉴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예금은행,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이 일반 가계에 대한 대출이다. 판매신용은 재화의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신용)거래로 통상적으로는 결재 전 카드대금을 말한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8조 2000억 원)·3분기(+17조 1000억 원)·4분기(+7조 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올해 1분기(-3조 1000억 원) 반짝 감소했지만 도로 반등해 두 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의 증가 폭도 2분기(+13조 4000억 원)보다 3분기(+18조 원)에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의 3분기 말 잔액은 1795조 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1779조 8000억 원)보다 16조 원 늘었다. 2021년 3분기(+34조 8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신용 추이. 자료 : 한국은행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112조 1000억 원)이 19조 4000억 원 급증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 7000억 원)의 경우 3조 4000억 원 줄어 12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59조 2000억 원)이 석 달 사이 22조 7000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22조 2000억 원 불었고, 기타 대출까지 5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에 대한 금융 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 압박이 별 효과가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04조 3000억 원)은 1조 7000억 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9000억 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 6000억 원 축소됐기 때문이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532조 4000억 원)도 4조 9000억 원 감소했다. 보금자리론 등이 상환되고 증권사 신용공여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PG) 연합뉴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배경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작년 4분기 5만 3000호에서 올해 1분기 5만 9000호로 늘었고, 2분기와 3분기 각 8만 3000호, 9만 6000호로 뛰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의 3분기 말 잔액은 118조 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 원이 늘었다. 올해 1분기 2조 3000억 원이 줄었던 판매신용 잔액은 2분기 1000억 원 증가로 반전한 뒤 증가 폭이 크게 뛰었다. 판매신용 증가는 주로 여신전문회사에서 일어났는데, 이는 추석 연휴 등에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 당국은 향후 가계신용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9월 이후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거래 증가 속도가 줄고 있어 주택담보대출도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