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고라 자유토론 방에 올린 글입니다. 7월 4일 저녁6시 30분 정우상가 맞은편 한서병원 앞에서
49재 추모문화제가 열립니다. 잠시 들러 함께 추모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변우백, 한 노동자의 죽음을 기억합니다
* 두산중공업 항의 전화하기
- 본사 : 055) 278-65114
- 서울사무소 : 02) 513-6114
* 두산중공업 홈페이지 사이버 신고센터 항의글 남기기 - http://www.doosanheavy.com/1/bbs2/list.asp?tablename=YUN_COMM_TBL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에서 일하던 내 친구 우백이가 지게차에 깔려 죽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화장식을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걸어가는 우백이를 지게차가 뒤에서 덮쳤습니다. '악'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우백이는 지게차 밑에 깔린 채 한참을 끌려갔습니다. 우백이가 걸어가던 통로는 폭이 10미터도 넘었고 지게차 폭은 고작 2-3미터에 불과했습니다. 물건을 들어올려 앞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지게차를 운전해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였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지게차 운전수를 옆에서 보조해주는 사람만 있었으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였습니다.
우백이는 그렇게, 5년 가까이 일해온 공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생을 마감하기에는 너무 이른 35살 나이에,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고.... 아직 해야할 많은 일들을 남겨놓고 우백이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우백이의 죽음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유족들이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 어떻게 사고가 났고, 왜 우백이가 죽었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두산중공업 관리자는 우백이의 죽움에 대해 두산중공업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두산중공업에서 5년 가까이 일해온 노동자가 두산중공업 공장 안에서 일하다 죽었는데, 아무런 책임이 없다니요? 두산중공업이 그렇게 뻔뻔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우백이가 두산중공업 정규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백이는 두산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였습니다. 두산중공업에 매일 출근해, 두산중공업 식당에서 밥을 먹고, 두산중공업 제품을 만드는 일을 했지만 우백이는 두산중공업 소속이 아니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습니다. 그래서 두산중공업은 우백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긴 것입니다.
결국 우백이의 부모님들은 죽은 자식을 냉동고 속에 넣어둘 수 없어 하청업체와 협의하여 5일만에 장례를 치렀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우백이는 한 줌 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백이를 사랑하는 친구들은 우백이를 그냥 억울하게 보낼 수 없습니다.
두산중공업은 우백이의 죽음에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걸까요? 2004년에도 2005년에도 두산중공업에서 지게차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목숨을 잃은 사람은 사내하청 노동자였습니다. 그 때도 두산중공업은 하청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두산중공업의 뻔뻔스러운 책임 회피 속에 아까운 목숨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백이의 죽음에 대해 두산중공업이 책임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하청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7월 4일은 우백이가 떠난 지 49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고리언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7월 4일 하루만이라도 두산중공업의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전화를 하고 두산중공업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남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한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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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백이형 ㅠㅠ 함께했던 지난 시간 늘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