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성매매 기승…잔 커피 2천원, 술 한병 1만원
여성, 10여명 야산 돌며 유혹…市 우거진 나무 정리 고육지책
경찰 "성매매 단속 특성상 근본적인 해결 쉽지 않아"
여성단체 "빈곤 노인 자립 도울 수 있는 토대 마련돼야"
지난 24일 오후 3시쯤 찾은 두류공원 야산. 노년의 여성과 남성이 함께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이 여성은 "커피와 술만을 판다"며 성매매 사실은 부인했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주변 야산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두류공원을 무대로 한 노인 성매매는 수년간 이어져 오고 있지만 대구시와 경찰은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3시쯤 두류공원 인근 야산을 산책하듯 걷자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커피 한잔하고 가라"고 팔을 붙잡았다. '커피는 한 잔에 2천원이고 술은 한 병에 1만원'이라고 소개한 여성은 지니고 있던 보따리에서 방석과 종이컵 등을 꺼냈다.
이날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커피와 술 등을 파는 여성들은 모두 8명에 달했다. 실제로 남녀 커플 2쌍이 함께 술을 먹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주변에서 성매매가 심심치 않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한 70대 남성은 "커피, 술 등을 함께 마시며 유혹한다"고 털어놨다.
대구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10명 이상의 60~70대 여성이 이곳에서 성매매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성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을 급습하는 것 말고는 단속이 어렵고 인권 문제가 지적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단속하더라도 경미한 처벌에 그치면 다시 성매매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난여름 대대적인 단속을 했었는데, 조만간 다시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단속 권한이 없는 대구시는 고육지책으로 주변의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나무가 우거져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제보를 받아 최근 나무를 베고 성매매자와 매수자가 주둔하기 힘든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성매매 여성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은희 대구여성인권단체 대표는 "노년의 성매매 여성들은 대부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원 단체가 탈업이나 전업을 유도하지만 노년의 여성들을 쉼터나 자활지원센터 등으로 연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성매매 집결지에 모이는 여성들을 확인하고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제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