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2.24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1987년 체제를 탄생시킨 민주화 운동권 세력이 집단 망상에 사로잡혀있다”며 “오늘 기괴한 선택을 향해 달려가는 386 운동권 세력의 초라한 몰락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훗날 사람들은 2023년 2월 27일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87년 체제의 운명을 끝장냈다고 이야기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386세대는 1980년대 민주화를 위해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목숨까지 희생했다”며 “민주화 투쟁에 함께 하지 못한 국민들은 386 운동권에 빚을 진 느낌이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민주주의의 핵심은 1987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주권재민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국민을 등친 ‘토착비리 부정부패’를 눈감아 주는 행위는 주권재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민주당의 주축인 운동권 출신 586 정치인 가운데 누구 하나 이재명의 토착비리 부정부패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침묵은 비겁한 동의”라며 “서슬 퍼런 권위주의 정부에 대항했던 어제의 386 민주투사들이 오늘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 당 대표가 쥐고 있는 공천권에 목을 맨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다면, 우리는 한 세대 이상 이어져 온 1987년 체제의 종말, 386 운동권 세대의 몰락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재명의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에 앞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할 예정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다만 169석을 가진 민주당은 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민주당 김의겸은 이날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 분위기를 두고 “(부결이) 틀림없다”고 했다.
“박지현 나가라” 출당청원 결국 5만 넘겨, 민주당 답변 받는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당내 청원에 권리당원 5만여 명이 동의해 지도부의 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박지현 전 위원장에 대한 출당권유 내지의 징계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은 27일 오전 10시 기준 동의자 수 5만2500명을 돌파했다. 이 청원은 전날(26일) 오후 5시 무렵 5만 명 동의를 넘겨 동의율 100%를 채웠다.
청원 등록 30일 내 권리당원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당 지도부는 답변을 해야 한다.
지난 8월 문을 연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서 지금까지 답변 기준을 채운 청원은 3건뿐이다. 민주당 역대 최다 청원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지도부는 이 청원이 종료되는 오는 3월 18일 이후 답을 내놓을 전망이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했다가 극성 당원들의 공세에 몰렸다.
그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은)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그동안 들었던 욕설과 비난을 열 배 백 배 더 들을 각오로 이재명에게 호소한다”며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대선 때 약속한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민주당 의원들 모두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라고 강력히 지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24일에도 페이스북에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끝없는 악플과 출당 청원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저도 정말 그만하고 싶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임을 내비쳤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그 이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기일이 정해진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영장은 그대로 기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