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저랑 연봉이 비슷해요. 굳이 따지자면 제가 아주 조금 더 많구요. 남편이 저보다 4살 많아서 직장생활은 더 했지만요. 그렇지만 이건 다 알고 제가 선택한거고
제가 원한건 둘이서 같이 벌고, 같이 살림하고, 아이를 낳게된다면 같이 육아하고 그런 아주 공평한 생활입니다.
가사분담에 대해서 제 의견은 어떤 것이든 혼자서도 다 할 줄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에 결혼한 친구들, 언니들 얘기들어보면 보통 여자분들이 요리를 맡고 남자분들이 분리수거,화장실청소를 포함한 청소 이런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는 그런거 싫어서 나는 A 남편은 B 이렇게 정하지말고 2주동안은 내가 A 남편은 B 그다음 2주동안은 남편이 A 내가 B 이렇게 돌아가면서 하자고 했습니다. 남편도 흔쾌히 동의했구요.
저희 둘다 결혼전에는 따로 독립한적없고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둘다 요리 잘 못합니다. 그리고 둘다 별로 요리를 즐기지는 않아요 그냥 노력할뿐이죠.
그래서 본인이 요리담당인 2주가 더 피곤해요. 청소나 분리수거 빨래돌리고 널기 이런거는 퇴근하고 좀 쉬었다가 할 수도있는데 요리하는 문제는 당장 배고프니까 미룰수도 없고 매일 반드시 해야하니까 힘들어요. 맞벌이신분들 중에 요리를 전적으로 맡으신분은 왜 이 짐을 짊어지고 가시는지 모르겠어요. 요리하는게 즐거울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말그대로 노동이라면 말이죠.
주말에 대략적인 장은 대형마트가서 봐오고 퇴근하면서 오늘 메뉴 뭐할지 검색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재료만 집앞에 작은 마트에서 구입해서 집에 들어와요.
재료 손질하고 요리해서 둘이 맛있게 먹고 요리하지않은 사람이 설거지 담당이기 때문에 설거지하고 나면 티비도 보고 쉬고합니다.
문제는 제가 요리담당일때랑 남편이 담당일때랑 저녁밥상의 질이 너무 다르다는거예요.
남편이 처음 한 두달은 인터넷에서 레시피 찾아서 없는 재료 장봐오고 시간을 들여서 상을 차렸는데 점점 성의없고 간단한 요리만 해요.
저도 그렇지만 남편이 음식담당일때 스트레스 받는거 같아서 저녁을 적당히 사먹든, 반찬을 주기적으로 배달을 받아서 먹을까 얘기했더니 아침은 둘다 안먹고 점심도 밖에서 사먹는데 저녁까지 그러기는 싫대요.
저는 미식가랑은 거리가 멀고 학교 급식도 맛있다며 먹고 살았고, 지금 회사 구내식당도 불만없이 잘먹고 살아요. 그래서 적당히 시켜도 먹고 하면 편할거 같은데 남편한테 맞춰준거였어요.
그러면 제대로 해야되는데 본인이 식사담당일때 메뉴가 날이 갈수록 부실해졌어요.
김치랑 젓갈 같은거는 기본적으로 항상 있고 저는 국이든 찌개든 하나에 계란말이라도 하고 나물을 무치거나 생선을 굽거나 그래도 푸짐하게 먹게 차리는데
남편은 카레같은 단일메뉴에 김치, 젓갈 꺼내기로 상차림 끝.
참고 봐줬더니 점점 3분 미트볼 같은거를 데우거나 스팸 굽거나 일주일에 두 세번을 간장계란밥이나 김치볶음밥을 하거나 이런식.
뭐라할라고 하다가 싸우기싫어서 고민끝에 제가 식사담당일때 똑같이 해줬어요. 진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김치볶음밥 단일메뉴에 김치, 오징어젓 꺼내놨더니 처음엔 당황하면서도 아무말 못하더라구요.
저도 매일저녁 그렇게 먹으니까 부실하고 배는 부른데 뭔가 허전하고 해서 퇴근할때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갔어요. 회사 구내식당이 아침,점심,저녁 다 먹을 수 있어요 보통때는 배고파도 좀 참고 한시간 반정도 일하다가 퇴근하고 해서 실질적으로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큰 차이 없어요.
그렇게 생활하다보니까 제가 저녁담당일때는 진짜 10분만에 차릴수 있어서 편하고 남편이 담당일때는 깨작깨작 좀 먹는 척하고 말면 되니까 더 편하더라구요.
저녁먹은지 한두시간 지나면 남편이 치킨 시킬까 뭐 이런말 할때도 저는 배부르니까 저녁먹었는데 무슨 치킨이냐고 딱 잘라요. 전에는 남편이 식사담당이어서 허접하게 먹고나면 괜히 허해서 치킨 시킬까 그러면 그럴까? 하고 가끔 시켜먹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요즘 남편이 불만이 쌓이나봐요 근데 말은 못하고 요즘 우리 먹는게 부실한거 같다는 둥... 요리는 정성이라는 둥....개소리를.... 그래서 메뉴를 미리정하고 담당자가 하는걸로 할까? 했더니 그건 또 싫은거죠. 그냥 나만 그렇게 노동하길 바라는거죠.
저는 회사에서 저녁먹고 가니까 별 불만은 없는데 저녁먹고 안먹은척 해야하는 게 참 짜증도 나고 나 왜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고 둘이 제일 믿고 아껴주고 해야되는데 정이 뚝떨어져나간느낌...
결혼한게 후회될지경. 저 애욕심도 없고 그냥 둘이 잘살다가 생기면 낳고 아니면 둘이 더 풍족하게 살면되는 사람인데.
식사담당을 계기로 애정도 믿음도 떨어져나갔어요. 나보다 4살 많은것도 싫고...
이건 좀 다른얘기지만 나보다 나이많은 배우자 별로예요. 나이많으면 더 너그럽고 더 받아줄거 같은 느낌은 그냥 느낌일 뿐. 성인되면 다 사람차이지 나이랑 상관없어요. 4살차이가 큰 차이는 아닌거 같아서 연애하고 결혼할 때 불만없었는데 주변에서 동갑이나 연하랑 결혼하는 친구들 보면 그리고 부부동반으로 만나면 내남편이 확 늙은게 보여요. 나이차이가 날라면 연봉이라도 높던가.. 나랑 동갑인 남자가 그 나이되면 받게되는 그 연봉말구요. 나보다 더 늙은사람이랑 사는 마이너스를 채울수 있을만큼 더 능력이있어야죠..
결혼자체가 왜했나 현타오니까... 이혼도 생각하는데 생각하면 그닥 미련이 없어요.
참 어처구니없지만 그냥 저 남자가 남편아니고 남친일때가 더 행복했어요. 본가에 아직도 내방 그대로 내 침대며 화장대며 그대로 다 있는데 진짜 돌아가고 싶네요.
이런이유로 이혼하신분도 계신가요? 진짜 허무하고 의욕없고 후회되는 저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첫댓글 애 낳으면 독박육아 당첨이죠 낳지마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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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없음....결혼이라는 성취를 위해 연애할때 180도로 달라져서 사는 남자 존나많음......
진짜 현실 그 자체인거같네.. 저런 사람이랑 결혼하면 그냥 모르고 사는게 차라리 나은데 저걸 결혼하고 깨닫게되면 생지옥이 따로 없지
이미 아예 정이 떨어진 것 같은데 이혼하시길..
심지어 저 정도 남자가 평균에 비하면 ㅈㄴ 상타인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
헐 그러네..... 가사일 반반 2주씩 전담하고... 남들앞에선 그렇게 말할수가 있네....
진짜 내가 평생 봉사할수 있다는 마음이어야만 한국에서 결혼할수있는거같음 이런거보면.. 분담이라는 개념이 들어간 이상 제몫을 안하는 상대방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민폐끼치는 팀원처럼 보이는건 한순간일텐데..한국남자가 제몫을 잘할리가....?
너무 담담 현실적이라
저 남편 나중에 바람도 피겠다.
정말 정말 현실적이야 꼭 이혼하셨길
으 진짜 싫어 눈치 좀 보고 살아아; 군대 생각하면 여우 같이 구는 거 눈에 다 보임
ㅋㅋㅋㅋ추추가글..남편이 남의 애 보는건 좋아하겠지 ㅋㅋ24시간 남편보고 보라하면 안좋아할걸 ㅋㅋ백퍼 독박육아일텐데 지금 어케 사는지 궁금ㅋㅋㅋㅋ
한남들 존나 이기적이야
대가리 작작굴려라
공평하게 반반 하지도 못할거면서 아가리는 존나털어대 ㅅㅂ
소름돋아..
아직 정신 덜 차렸네 ㅎㅎ 지혼자 깔끔떠는 놈일수록 애 안봄
근데 이거 진짜... 속 갑갑해질 정도로 개현실적이다 남자들 집안일 일부러 개판쳐놓는거ㅋㅋㅋㅋ아 난 진짜 절대 결혼 못해....
바로 이혼해야 하는데 꾸역꾸역 살아줄 거 아니까 남자새끼들이 저러는거.. 남자는 여자 결혼하고 변하면 바로 바람 피우고 무시하고 이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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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상 100명중 2명정도는 있음…..
ㄹㅇ 현실적 글이네
진짜 솔직하게 현실에서 괜찮은 남편이란 소리 듣는 사람이랑 사는데도 저정도라닠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이거다 이거,,,
뭘 자꾸 구구절절 늘어놔...이혼을 하던지 결정을 해야지... 그저 답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