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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 2. 폭풍전야
기사원정! 멋있지 않은가?
한번 해보고 싶지 않은가?
여유로운 마을을 지나치고 간혹 사냥을 하여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고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며 숲 속을 달리고 범죄자를 쫓기도 하는 기사원정! 을 원한다면 꿈 깨라.
기사원정의 비밀은 이렇다.
항상 시끄럽고 온갖 욕설이 난무하며 곳곳에서 폭력이 이루어지는 마을을 지나며, 간혹 식량이 떨어지면 오크라도 사냥해야 한다.
그러다 실수로 오크 본체를 건드려 떼거지로 나타나면 매티도 덜덜 떤다!
만약 그렇다면 한밤의 질주는 물론이고 심야의 질주, 심지어는 새벽의 질주, 야밤의 질주, 한낮의 질주도 해야 하는 판이다.
오크라는 놈들의 복수심은 대단해서, 웬만하면 몇 달을 떨면서 피해 다녀야 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한 사냥꾼이 오크 대장을 죽여 그 근방의 모든 오크들이 그 도시로 달려가 초토화 시켰다고도 한다.
어쨌든 그런 위험이 도사린다.
오크고기를 먹어본 자만이 토끼고기, 사슴고기의 비린내 나는 생고기를 맛나 는 레스토랑 풀코스에 빗대어 표현할 수 있다.
그만큼 식사가 불결하다.
그리고 불침번. 이놈의 불침번이 사람 잡는다!
조금 잠들려고 하면 불침번, 겨우 차례가 끝나고 잠들려 고하면 또 불침번. 정말 짜증난다!
아하! 범죄자? 범죄기사단, 범죄길드, 도둑기사단, 도둑길드.
이 4대 불법 기사단, 길드에 걸리면 죽을 때까지 추적당해 암살당한다.
만약 못 죽이면 추적당한 자의 집은 도둑들의 필수 코스가 된다.
오죽하면 한 왕이 범죄기사단을 쫓아 부기사단장을 죽였다가 그 왕가가 도둑들의 필수 코스가 되어 1주일도 안 돼 파산했다는 소문이 나돌겠는가!
이처럼 공포가 도사리는 것이 바로 그대들이 생각하는 멋진 기사원정의 실상이다!
휴우, 이만하면 우리들의 마음이 이해되리라 믿는다.
지금 우리들의 상황은 이렇다.
“드디어 출발인가?”
“응. 힘차게 가자고!”
“저기, 먹을 건 충분히 가지고 있죠?”
……. 먹을걸 밝히나?
“숲 속에서는 제가 생활해 봐서 알아요. 가끔 엘프들도 굶을 때가 있죠. 엘프는 숲 속의 정기를 먹는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숲 속의 기운은 30%, 산나물이나 열매를 50%, 그리고 산짐승을 20%로 식사를 한답니다. 겨울이 되면 숲 속의 기운은 물론 산나물, 열매, 산짐승을 잡기 어려워서 한동안 굶게 되죠. 그러면 우리는 식량을 비축해 놓은 동굴에 가서 아주 조금씩 식사를 해요. 안 그러면 봄을 한달 앞두고 쫄쫄 굶게 되거든요. 아시다시피 우리는 숲 속을 지날거에요. 저야 열매와 숲 속의 정기만으로도 80%의 포만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인간들은 산나물과 열매를 30%, 산짐승 고기를 70%로 식사를 한다고 들었어요. 따라서 많은 식량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늘 배가고픈 상태로 몬스터들을 마주하셔야 될 겁니다. 자, 어서 식량을 확인하세요.”
와! 정말 논리정연하다! 멋져! 내 가방 안에는 옷가지와 마실 물밖에 없었다. 새라 에게는 당연히 열매와 산나물이 한가득, 무지무지 많다!
“참고로 제 가방의 식량은 제 개인소유입니다. 저희는 앞으로 10여 일간 숲을 여행해야 합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식량은 가만히 앉아서 힘을 쓰지 않고 먹어도 아슬아슬한 정도인데, 저희는 높은 언덕과 산, 웅덩이, 호수를 지나쳐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식량은 약 7일간 버틸 수 있는 식량입니다. 나머지는 숲을 여행하면서도 채집할 수 있고, 또 엘프는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숲 속의 기운만 받고 있어도 활도 쏠 수 있고 높은 산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자, 지금쯤이면 각자의 가방에 얼마나 쓸모없는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아시겠죠?”
와! 정말 질서 있는 말이다! 멋져! 매티의 가방 안에는 고기……. 가없다. 매티도 마찬가지로 약간의 식량을 준비했지만 새라의 ‘식량정의’에 따르면 그것으로는 반나절도 버티기 힘들었다.
“음……. 새라, 미안하지만. 집에 한 번 더 들려야 겠어요.”
“물론이죠. 어서 가요.”
곧이어 내 가방 안에는 새라의 산나물 양의 두 배에 해당하는 고기가 가득 찼고, 옷은 세벌, 마실 것과 침낭이 들어가게 되었다. 새라의 가방 안에는 산나물, 열매, 마실 것, 옷이 네 벌, 장작 한 묶음과 횃불이 들어갔다. 매티의 가방에는 각종 지리책과 나의 1.5배에 해당하는 고기, 마실 것, 옷은 두벌이 들어갔다. 그리하여 드디어 기사원정이 시작되었다.
2일 후.
“어휴, 대체 언제까지 불어댈 셈이지?”
“글쎄…….”
“지금 바람은 좋은 바람이에요! 비록 맞바람이지만 이 바람덕분…….”
퍽. 뭔가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새라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악!”
“뭐, 뭐야! 새…….”
퍽. 다시 한번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매티도 쓰러졌다.
“크윽!”
“매티! 새라!”
휘익! 엄청난 맞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것은……. 나무열매였다.
“으음……. 미치겠군.”
다행히 피했다! 퍽. 퍽. 퍽. 쓰러져 있는 매티와 새라 에게 무차별적인 나무 열매가 쏟아졌다. 제기, 어쩔 수 없다!
“Skill. 민첩의 그림자 발동”
우후! 내가 빨라지니 주변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인다! 내가 날아오는 나무열매를 대충 단도로 퉁겨내고 계속해서 새라와 매티를 부르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는 모양이다.
“으윽……. 뭐였지?”
“아고……. 머리 아프다.”
운수 나쁜 사람들아, 맞아도 하필 머리에 맞냐.
“새라! 매티! 내말 들려?”
와우, 저 앞에 엄청난 게 보인다! 이런,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 잠시 뚫어져라 그것을 바라보던 나는 바람의 바뀌는 게 느껴졌다. 앞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이젠 뒤에서 불어온다, 한마디로, 저 앞에 있는 엄청난 것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난 잠시 동안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뭔지 알아냈다.
“새라! 매티! 도망가!”
“발도! 뭐야?”
“으아! 허리케인이야!”
“매티, 발도!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걸어 나가요! 난 당신들이 보여요!”
눈도 좋지.
“새라! 지금 어디 있죠?”
“나무 위에요! 허리케인이 우리와는 정반대쪽으로 가고 있어요. 조금만 버텨요!”
“으윽! 새라! 지금 내가 어디에 빠진 거지?”
“매티! 그곳은 짚더미가 있는 곳이에요! 나와요!”
음?
“새라! 발에 뭐가 걸려! 뭐지?”
“발도! 그냥 돌이에요! 뒤로 천천히 물러나요! 꽤 커요!”
“아하! 바위!”
“네, 바위…….아, ㄴ…… ㄹ…… 에요! 세워……요!”
제길, 안 들린다! 그때, 허리케인이 잠시 약해졌고, 서서히 바람이 줄어드느게 느껴졌다. 나는 새라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고, 매티도 그리 오는 것 같았다.
“후우……. 마침내 잠잠해졌군.”
매티, 말 한번 잘했다!
“아, 근데 새라, 아까 나한테 뭐라고 한거야?”
“따라와 봐요! 아까 그 바위가…….”
심각하다! 그게 바위가 아니라면…….
“이거에요.”
사람인가?
“이런, 누구기에 이런 곳에서 낮잠을 자고 계신 걸까.”
“아까 우리처럼 뭐에 맞은 모양인데요.”
“뭐, 그럴 수도. 하지만 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에 한 표.”
여, 여보 쇼들. 이 남자 일어난다고.
“깨어나셨어요?”
“우으음……. 여기가 어디지?”
“수도 리크라존과 지방도시인 피시스존의 길목 숲입니다.”
“아, 아참! 여기서 잠깐 낮잠을 잔다는 게 이렇게!”
“거봐, 새라. 내말이 맞지.”
매티, 조용히좀 해라 어이구.
“이봐요, 이름이 뭐죠?”
“리라. 목수입니다.”
“피시스 존으로 가시고 계셨고요?”
“네. 자, 그럼 이제 가봐야 겠군요.”
“아니, 같이 가죠. 어차피 같은 길인데요.”
이리하여 우리는 목수와 동행하게 되었고, 다행스럽게도 새라가 장작 한 묶음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목수가 즉석으로 신선한 장작을 만들어주는데 무슨 장작개비를 들고다녀?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그건.
“전 발도.”
“전 새라.”
“전 매티. 저희는 아직 무명인 기사단원 들입니다. 제가 기사단장입니다.”
“오호. 기사원정 중이시군요?”
“네. 그렇습니다.”
매티는 여자 이외에도 말 잘하는 게 하나 더 있다. 기사단에 관한 얘기라면 사족을 못 쓰고 아는 체 한다.
“그런데 피시스 존에는 무슨 일로 가시는 중이세요?”
“아시다 시피 저희는 무명이라 초보 기사단들이 모인다는 피시스 존에 가서 무명이라는 칭호를 없앨 생각입니다.”
“음.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런데, 기사단원은 세분 밖에 없으세요?”
“네, 계속 모으고는 있습니다만 아직은 세 명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끼워주지 않겠어요?”
용감하다. 매티가 목수를 끼워줄까? 자, 이제부터 재밌다. 내가 매티의 말을 예측하겠다. 곧 ‘기사단원 테스트’운운한다.
“물론입니다. 기사단원 테스트를 통과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내말이 맞지? 이제 좀더 상황을 지켜보자.
“그 기사단원 테스트라는 게 뭐죠?”
후후. 이제 곧 ‘사냥테스트’ 운운한다.
“첫 번째로 사냥테스트가 있습니다.”
이제 곧 ‘결투테스트’ 운운한다.
“두 번째로 결투테스트가 있습니다.”
흠, 날 천재로 생각지 말도록. 백번은 넘게 들어본 것 같으니.
“결투 테스트로 하겠어요.”
와, 참나, 어이구, 후우, 피식, 쳇! 겁을 상실했다!
“좋습니다. 물론 여기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서로 책임이 없습니다.”
옳소! 목수가 치료비 얼마 나올지 궁금한데?
“흠, 시작합니다.”
나와 새라는 새라의 도움으로 나무위에 올라가 구경을 했다. 놀랍게도 남자의 안주머니, 바지주머니, 코트 주머니는 물론 코트 안쪽에도 도끼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Skill. 도끼질 N 바보도끼”
“스킬을 쓸 줄 아는군요.”
“효과가 뭐예요?”
“흐음……. 아마 도끼질이라는 Skill은 말 그대로 도끼질을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Skill일 테고, 바보도끼는 짐작컨대 도끼에 맞은 자가 바보가 되어버린다는 Skill인 것 같네요.”
“에엑? 그럼 매티가 맞기라도 하면 바보가?”
“아, 생물체에게는 통하지 않는 스킬이로군요.”
“그럼 뭐에 효과가 있는거에요?”
“……. 무기 같은 데요?”
“무기요?”
그때 단말마의 굉음이 숲을 뒤흔들었다.
“크윽, 뭐야?”
귀 터지겠다. 아마 싸움을 시작한 듯 하다.
“굉장하군요! 그럼 한 번 더 갑니다!”
“좋습니다. 갑니다!”
얼씨구, 잘들 논다. 서로 의논하고 칼질하는 게 결투냐? 다시 한번 굉음이 울리겠군.
“어, 어어?”
“음?”
새라.
“뭐야?”
나.
“앙?”
매티. 가장 불량스러운 소리를 내뱉은 장본인이다.
“하하, 바보도끼 로군요.”
예상은 했지만……. 저건 아니라고 보는데?
“으악! 악! 살려줘! 안 내려놓으면 죽일 거야! 내려가면 고맙다고 할 테니 살려줘! 아악!”
헛소리다. 자, 상황설명을 해 드리지. 아까 처음 부딪혔을 때 바보도끼 Skill이 발동된 모양이다. 따라서 매티의 무기는 바보가 되어버렸고, 마음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음, 리라 쪽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새라의 말에 나도 리라를 돌아봤다.
“푸하하하하!”
헤헤헤헥! 으하하하하! 어이가 없다! 아이고, 매티가 뒤늦게 효과를 발동시킨 모양인지 목수의 도끼는 물론 목수의 몸까지 모조리 얼어붙었다! 무슨 소리냐고? 파란보석 말이다! 하하 하하하! 잊지 못할 장면이다! 진짜 이걸 한번 보여드려야 하는데! 크하하하하! 저 표정, 저 표정! 키키키키!
“이기디치미야!”
새라라면 알아들었겠지.
“무슨 소리에요?”
“이게 대체 뭐야!”
“조갤, 홈 후려져!”
흐흐, 후려 달라는 건가?
“무슨 소리에요?”
“제길, 좀 풀어줘!”
“비리머걸, 포기뫈 하끄야?”
이건 나도 알겠다. 빌어먹을, 보기만 할 거야? 라는 뜻이겠지.
“새라, 이건 빌어먹을, 보기만 할 거야? 하는 뜻이죠?”
“아뇨. 이건 좀 이상한데요.”
어째 불길하다.
“그럼 무슨 소리에요?”
“무슨 주문 같아요. 빌어먹을, 보기만 할 거야 라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일종의 주문 같은 데요? 빌어먹을, 포기뫈하끄야 하고 그대로 해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아는 언어로 번역해보면 저주의 주문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만약 저 사람이 그걸 알고 그런말을 쓴 거라면, 그렇다면…….”
정말 불길하다! 새라가 말을 잇지 못할 정도면 정말 불길하다!
“흐휴! 이제야 입이 녹는군!”
리라가 똑바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리라! 아까 뭐라고 했죠? 마지막에 말예요!”
리라가 매티를 내려오게 도와주며 새라를 보고 말했다.
“빌어먹을, 보기만 할 거야?”
거봐! 맞잖아! 역시 나야!
“아냐.”
음?
“무슨 소리에요?”
“저건 진실을 말하는 눈이 아냐.”
……. 불길한 기운이 물씬 풍긴다.
이리하여 대충 리라와 동행하게 되었다. 나와 새라가 몰래 상의해 번갈아가며 리라를 감시하기로 했다. 지금은 5일째 숲을 여행하고 있다. 리라와 만난 이후로 아무런 사건이 없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 폭풍전야.”
리라의 마지막 말이 귀에 거슬린다.
P. S. 이번 편의 이야기는 이제까지의 이야기니 헷갈리지 말도록! 한마디로 나의 회상이라고 회상!
P. S. ‘폭풍전야’가 뭐냐고 묻는다면 조용히 인터넷을 끊고 책을 찾아보도록!
기사단- 2. 폭풍전야. 끝.
------------------------------------------------------------------------------------- 지난 편까지 합쳐 이제 네명의 기사단원이 모였습니다. 캐릭터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단장 [매티] : 매티. 기사단장. 활기차다. 양손 검을 사용한다.
*특기사항 : 달빛 베기(검기를 날려 보냄), [환영(환영 대여섯 개를 만들어냄) ]
-단원 [새라] : 새라, 기사단 간부. 엘프이며 침착하다. 장궁을 사용한다.
*특기사항 : 트루샷(최소 1명, 최대 5명까지 한번에 공격할 수 있다.), [가속(이동속도, 공격속도가 가속됨)], 통과(적을 관통하는 화살을 쏘아 일직선상의 몬스터를 최대 5명까지 공격할 수 있다.), [화살(화살을 만들어냄, 1분에 5개씩 만들어낸다.) ]
-단원(주인공) [발도] : 발도. 기사단원. 민첩하다. 표창과 단도, 단검을 사용한다.
*특기사항 : 명중(원하던 물체에 정확하게 맞거나 혹은 전혀 엉뚱한 곳으로 표창, 단검이 던져짐. 50% 확률로 나뉨.), 민첩한 그림자(이동속도와 회피 율이 세배로 향상되나 공격속도는 1.5배 느려짐)
이정도로 나뉠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스킬에 [] 표시 된 것은 아직 나오지 않은 스킬이라는 겁니다.
지난 편에 댓글 달아주신 [이슈,] 님과 [Monster&Master] 님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스크롤의 압박 .. ㄱ-// 한참을 내리면서 봤습니다. 글쎄, 1편은 좋았는데 2편은 약간 뭔가 허전하다는... 싸움장면이 너무 심심하네요.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