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界 / 김수영
6이 KBS 제二방송
7이 동 제一방송
그 사이에 시시한 周波가 있고
8의 조금전에 동아방송이 있고
8점 5 가 KY인가보다
그리고 10 점 5 는 몸서리치이는 그것
이 몇 개의 빤떼온의 기둥 사이에
딩굴고 있는 廢墟의 돌조각들조다도
더 값없게 발길에 차이는 隣國의 음성
-물론 낭랑한 일본말들이다
이것을 요즘은 안 듣는다
시시한 라디오소리라 더 시시한 것이
여기서는 판을 치니까 그렇게 됐는지 모른다
더 시시한 우리네 방송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지금같이 HIFI가 나오지 않았을 때
비참한 일들이 라디오소리보다도 더 發狂을 쳤을 때
그때는 인국방송이 들리지 않아서
그들의 달콤한 억양이 금덩어리같았다
그 금덩어리같던 소리를 지금은 안 듣는다
참 이상하다
이 이상한 일을 놓고 나는 저녁상을
물리고 나서 한참이나 생각해본다
지금은 너무나 또렷한 立體音을 통해서
들어오는 以北방송이 不穩방송이
아니 되는 날이 오면
그때는 지금 일본말 방송을 안 듣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 미련도 없이
희한도 없이 안 듣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써도 내가 反共産主義者가
아니되기 위해서는 그날까지 엉성한
粗惡한 방송들이 어떻게 되야 하고
어떻게 될 것이다
먼저 어떻게 돼야 하고 어떻게 될 것이다
이런 극도의 낙천주의를 저녁밥상을
물리고 나서 해본다
-아아 배가 부르다
배가 부른 탓이다
<1967. 12. 5>
카페 게시글
┌………┃추☆천☆시┃
라디오界 / 김수영
못난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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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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