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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귀농일기] 스크랩 산골 아낙의 푸념 소리 - 촛불 집회 능가하는 열정
산적(주정필) 추천 0 조회 566 16.11.21 11:2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촛불 집회 능가하는 열정

(*이 글은 동남아 여행기 아님*)

사실 나는 지칠대로 지쳐 있다.
6월에 국내 무전여행 다녀왔지, 9,10월에 동남아 여행 다녀왔지, 
먹고 살기 위해 장똘뱅이 짓 해야하지, 죽을 둥 살 둥이다.

그날(2016년 11월 10일)도 기분좋게 아궁이 앞에서 한잔 하고 있었다.
우리 부부, 저녁 때면 한잔 걸치고 자야 하는 애주가들인지라~

느닷없이 이 양반(일명 산적이자 내 남편이자 룸메이트이자 
인생의 동반자인)이 광화문 가겠단다.
최순실 사태로 촛불집회가 열렸었던~

헐~ 나는 입에 쟈크를 채워버렸다.
결혼생활 35년이 넘도록 자기 꼴리는대로 하고 살아온 양반이라 
분명히 간다면 갈 터.

평소에는 아침에 꼼지락대며 일어나던 양반이 동 트기 전에 
부지런 떨며 일어나 주섬주섬 배낭을 챙기곤 안녕~ 이란 
눈빛만 날리고 떠나버렸다.
금요일(11월 11일)날 이른 아침에 혼자서~

집에 홀로 멀뚱히 남겨진 나.
큭~ 멀뚱하긴 뭘 멀뚱해~
금요일이라 토요일 장사하러 갈 준비해야지~

우리 부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뱅이들.
그래서 유전 여행 아닌 무전여행 다니지만~
동남아 여행도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아 백만원 달랑 들고 다녀왔지만~

여행 다녀왔더니 10년 넘게 쓰던 세탁기 마저 고장, 완전히 아웃~
이러저러 주변 사람 도움으로 3개월 할부로 구입해 놓았던 터.
40만원도 못 되는 제일 싼 보급형 세탁기.

쉴 틈이 어딨어~
광화문 갈 틈이 어딨냐고~
몸뚱이가 부셔져도 장사 나가야지~

혼자 준비 마쳐 토요일(11월 12일) 아침 모닝 끌고 장사하러 나갔겠다~
근데, 나보다 먼저 장사할 곳에 U턴 해 있던 울 산적.

내심 걱정되었던 모양.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35년째 불륜 관계라도 의리가 있지 의리가~ 이히히~

둘이서 사이좋게 장사했겠다~
일요일까지 이틀간(11월 12~13일).

그리곤 월요일(11월 14일) 우린 둘이서 출발했다.
걷고 걸어 소쇄원으로, 전주 찍고 천안 찍고 인천 찍고 광화문 찍어 
금요일날(11월 18일) 새벽에 광주 송정리 찍고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또 부산나게 장사 준비.
토요일(11월19일) 구례로, 오늘(11월 20일)은 담양으로 장사 다녀왔다.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세탁기 할부금도 갚아야하고 주머니가 빌 대로 비어있는 상태인지라~

그런데, 장사 나가면 돈 좀 벌어오냐고?
히히히~ 토요일은 3만원 벌었어~
모닝차에 기름 넣었더니 3만원 들더라고~

오늘은 장사하러 갔더니 느닷없이 이 양반, 재능 기부, 
번 돈 기증하겠단다~ 고아원에~

매년 하긴 하던 거였지만 나는 또 입에 쟈크 채워버렸다.
울 산적의 재능이, 기증할 기금에 쏠릴 것이 뻔했기 때문.
경험상~

그래 장사하고 돌아온 지금은 밤 자정 무렵이다.
자다 깨어 이 글을 쓰고 있고.

태국, 라오스 다녀와서 바쁜 와중에도 한창 여행기 써 내고 있던 참이었는데~
그동안 빚 없이 산다고 큰소리 쳤는데~
깊아야 할 카드값도 십만원이 넘는데~

허허허허~ 그렇다고 춧불 집회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는 기질들.
특히 울 산적~

지난 주, 함께 걷고 걸어 차 얻어타고 얻어타며 광화문에 도착해보니,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영감 이라아지~
내가, 아니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임이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팍 일더라니깐.

우리 부모들, 나라 없는 설움 겪어봤잖어~
일제 36년간~
나라가 없긴 왜 없어~
있어도 주권 행사를 못해서 서러웠지~

이 땅~ 한반도~ 우리 나라~
참으로 귀하고 귀중해!
우리를 위해서, 아니 누구보다 우리 후손들을 위해 꼭 지켜야 되는 땅.
아니, 사수해야 한다.

사실, 최순실 사태도 그동안 곪고 곯았던 것이 터진 것.
이제부터라도 건강한 사회되어 건전하게 살 수 있다면 
육십 넘은 이 노구 기꺼이 던져도 한이 없으리~

그러고 보니 우리 부부 둘 다 5.18도, 6.29도 직접 겪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다.
연금 없는 처지라 하루살이로 살아가긴 하지만 시대 의식, 
역사 의식 만큼은 꿋꿋이 살아있는 사람들.

그렇기에 오늘도 울 산적은 고아원에 기증할 기금 모금에 
5시간 꼬박 삼뽀냐를 불어댔겠지~
말이 5시간이지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는다던데~

곁에서 지켜봐서 나는 안다.
그 힘듦을~

그래도 우리의 사명을 저버리진 말아야지.
달리 육십갑자 환갑이라겠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초심으로 돌아가 이 시대를 맑은 눈으로 
살아가라는 거겠지~

깊어가는 이 밤, 겨울의 문턱에서 나는 오늘, 기증할 돈을 보태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 모아주신 십여만원 돈은 다음에 한번 더 모아, 함께 고아원에 
기부해 드리겠노라 약속하며~

최순실 게이트로 전국 도처에서 수십만명이 촛불 들고 싸우는 것도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것.
정의로움이 생생히 살아있고,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 하지 않게 
도와가며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

깊어가는 밤 만큼 시대 의식 또한 깊어간다.
매일 매일의 일정이 마오쩌뚱이 이끌던 중국 인민군의 만리장정 같은 
강행군이지만 육십대의 엄중한 사명감이 노구를 그나마 버텨 준다.

아고고~ 나 죽겄따~
하지만 나는 기쁘다!
불쌍한 고아들~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으니까~

제3세계 국가의 가난한 이들 돕는 것도 좋지만, 드러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가난한 사람들 돕는 것에도 이젠 눈을 돌려야 할 때~
서로 도와야 한다!

2016.11.21. 아낙네


(글은 울각시가 쓰고 산적은 사진 첨부등 편집해서 올립니다. )



인터넷 검색해보니 탈북자 정착 지원금은 2천만원 가까이 나오지만

정작 18세가 넘어선 고아들에게 지원되는 돈은 지자체마다 달라 전남의 경우 300 만원 뿐이라 한다.

이들은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 받고 다시 사회로부터 버림 받는 꼴이다.

300 만원 가지고 무얼 할수 있을까...


호주 달러 까지 제법 모였다.


울각시 꽃차 판매 수입 보다 더 많은 107,600 원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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