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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불명조(風不鳴條)
바람이 불어도 나뭇가지가 울리지 않도록 분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롭고 풍년이 들어 천하가 태평함을 이르는 말이다.
風 : 바람 풍(風/0)
不 : 아닐 불(一/3)
鳴 : 울 명(鳥/3)
條 : 가지 조(木/6)
(유의어)
오풍십우(五風十雨)
출전 :
○ 논형(論衡) 시응편(是應篇)
○ 염철론(鹽鐵論) 수한편(水旱篇)
한(漢)나라 때의 사상가 왕충(王充)이 지은 논형(論衡) 시응편(是應篇)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바람은 나뭇가지를 울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불었으며, 비는 내려도 흙덩이를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 가볍게 내렸는데, 오일에 바람이 한번 불고, 십일에 한번 비가 내렸다(風不鳴條, 雨不破塊, 五日一風, 十日一雨)고 하면서 태평한 세상을 말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전한(前漢)의 선제(宣帝)때에 환관(桓寬)이 편찬한 책 염철론(鹽鐵論) 수한편(水旱篇)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周公載紀而天下太平, 國無夭傷, 歲無荒年.
주공(周公)이 자신의 품행을 닦으니 천하가 태평하고 나라에는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며, 큰 흉년이 든 해도 없었습니다.
當此之時, 而不破塊, 風不鳴條,
그 당시에는 비가 내려도 흙덩이를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 가볍게 내렸고, 바람이 불어도 나뭇가지가 울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불었으며,
旬而一雨, 而必以夜, 無丘陵高下皆熟.
열흘에 한 번씩 비가 내렸는데 그것도 꼭 밤에만 내렸고, 높은 곳이나 낮은 곳이든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곡식이 잘 익었습니다.
(鹽鐵論/卷06 水旱 第36)
풍불명조(風不鳴條)
바람이 가지가 울리지 않게 분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롭고 천하가 태평함을 일컫는 말이다.
농사를 하늘에 의지해 지을 때는 비와 바람에 큰 영향을 받는다. 바람이 몹시 불고 비가 많이 쏟아지는 풍우대작(風雨大作)의 해에는 흉년을 피할 수 없다.
비가 때맞춰 알맞게 내리고, 바람이 고르게 부는 우순풍조(雨順風調)의 기후면 농사가 잘 되고 민심도 좋아져 천하가 태평스럽다.
천재지변은 성군이라도 어쩔 수 없어 요(堯)와 탕(湯)임금 때 구년홍수 칠년대한(九年洪水 七年大旱)이 있었다 하고, 왕자의 난으로 정권을 잡은 조선 태종(太宗)이 비를 간절히 기다려 죽은 뒤 내리게 했다는 태종우(太宗雨)의 고사가 있다.
이처럼 절대자도 어쩔 수 없는 비바람을 고르게 원하는 성어가 많아 우양시약(雨暘時若), 화풍감우(和風甘雨) 등의 멋진 표현이 남았다.
여기에 하나 더 바람이 불어도 가지가 울리지 않게 부드럽다는 이 말도 그 중의 하나다. 후한(後漢)의 사상가 왕충(王充)이 논형(論衡)이란 책에 나온다.
어떤 사실을 논의하여 저울질한다는 뜻대로 당시 지배하던 경학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견해를 밝혀 논란과 함께 후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응편(是應篇)의 내용은 이렇다.
風不鳴條 雨不破塊
바람은 나뭇가지를 울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비는 흙덩이를 깨뜨리지 않을 정도로 내렸으며
五日一風 十日一雨
닷새에 바람이 한 차례 불고, 열흘에 한 차례 비가 내렸다.
태평성대를 말한 것이긴 한데 실제 왕충은 유자(儒者)들이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라며 예를 든 것이라 한다.
전한(前漢) 때 학식이 깊고 문장에 뛰어났던 환관(桓寬)의 염철론(鹽鐵論)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조정에서 전매(專賣) 등 각종 정책을 토론하는 내용을 엮은 독특한 형식의 책이다.
수한편(水旱篇)에 주(周)나라 초기 기틀을 닦은 주공(周公)이 자신의 품행을 닦으니 천하가 태평하고 큰 흉년이 든 해도 없었다면서 이어진다.
당시에는 비가 내려도 흙덩이를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 가볍게 내렸고, 바람도 나뭇가지가 울리지 않게 부드럽게 불었다(當此之時 雨不破塊 風不鳴條). 백성을 위하고 순리대로 다스리니 태평성대가 이어졌다는 미담이다.
앞의 책에는 오풍십우(五風十雨)라 했는데 남송(南宋)의 시인 육유(陸游)의 시에는 십풍오우(十風五雨)란 시구가 나온다고 한다. 열흘에 한 번 바람이 불고 닷새에 한 번 비가 온다는 뜻으로, 역시 순조로운 날씨를 이르는 말이라 하니 비바람이 계속되는 날짜가 물론 문제가 아니다.
성인의 정치로도 어쩌지 못하는 기후는 인공으로 비를 내리도록 과학의 힘으로 시도해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 오로지 자연훼손을 막고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등 인류 공통의 노력이 있어야 순조로운 기후를 누릴 수 있다.
가볍게 부는 산들바람
어제 같으면 봄바람이라도 다소 거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끝내 봄기운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은 겨울을 다시 기억해내기엔 이미 화신(花信; 꽃소식)이 들리는 차원이 아니라 이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진전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꼭 봄바람이 아니라고 해도 가볍게 다가와 볼을 간질이는 바람은 언제나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풍불명조(風不鳴條), 산들바람이 가볍게 불어서 나뭇가지에서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상쾌하기 그지없지만 그렇다고 나뭇가지를 함부로 뒤흔들지도 않으니 소리가 날 리가 없다.
옛 사람들은 이를 어진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어 천하가 크게 다스려짐을 나타내는 자연현상의 하나로 보았다. 그것이 한 단계 고양되어 사회가 안정되어 세상일이 태평함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이게 되었다.
요즈음 정계의 소식을 접하면 왠지 모르게 시끄럽기 그지없다. 잘 모르지만 매우 세찬 바람이 나뭇가지는 물론이고 나무뿌리 채 흔드는 듯 잡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다분히 윤색된 측면이 농후하지만 태평성대로 일컬어지는 요순시대에는 누가 임금인지 조차 모르는 것을 이상적으로 여겼다.
그런데 지금의 세태는 어떠한가? 정계나 연예계나 할 것 없이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데 마치 온 생명을 내걸은 듯 보인다. 심한 경우 스캔들을 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습들은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한다. 그러니 자연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는지.
이제 제발 입에 발린 말들로 국민들을 농락하는 일은 그만 두었으면 한다. 내가 아는 한 입으로 하는 말은 참된 말이 아니다. 몸으로 하는 말이야말로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말이다.
유창한 입놀림 보다 우리는 어눌하며 성실한 몸짓 언어를 바라고 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살며시 다가와 이마의 땀을 식혀줄 그런 산들바람을 맞고 싶어 하는 소박한 심정을 또 다시 저버리지 않기를 내심 기대해본다.
風雲(바람과 구름)
01
小說曰: 風不鳴條者四十里, 折大技者四百里, 折大木者五千里. 三日三夕者, 天下盡風, 二日二夕者, 天下半風, 一日一夜者, 其風行萬里. 余意非但風也, 雨亦宜然.
소설(小說)에 말하기를,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를 울리지 못하는 것은 사십리, 큰 가지를 꺾는 것은 사백리, 큰 나무를 꺾는 것은 오천리에 미친다. 사흘 낮 사흘 밤을 불면 온 천하에 모두 바람이 부는 것이고, 이틀 낮 이틀 밤을 불면 천하의 반에 바람이 부는 것이며, 하루 낮 하룻밤을 불면 그 바람은 만리(萬里)를 간다'고 하였다. 나는 생각하건대, 다만 바람뿐이 아니라 비 또한 마땅히 그러할 것이다.
02
古語曰: 春之風, 自下而升上, 夏之風, 橫行於空中, 秋之風, 自上而降下, 冬之風, 着土而行. 余聞諸海上人, 則此言良是.
옛날 말에 이르기를, '봄 바람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고, 여름 바람은, 공중을 옆으로 불어가고, 가을 바람은, 위에서 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겨울 바람은 땅에 붙어서 간다'고 하였다. 내가 바다로 다니는 사람에게 들으니, 이 말이 진실로 옳다고 하였다.
03
弇州稿曰: 倭舶之來, 恒在淸明之後. 前乎此, 風候不常, 淸明後方多東北風, 且積久不變. 過五月, 風自南來, 不利於行. 重陽後風亦有東北者, 過十月, 風自西北來. 故防海者, 以三四五月爲大訊. 九十月爲小訊.
엄주고(弇州稿)에 말하기를, '왜인의 선박이 오는 일은, 항상 청명(淸明) 이후에 있다. 이보다 앞서면, 바람과 날씨의 변화가 많고, 청명 이후가 되면 바야흐로 동북풍이 많으며, 또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 오월을 지나면, 바람이 남쪽에서 오기 때문에, 행선(行船)하기에 불리하다. 중양(重陽) 이후의 바람은 또한 동북풍이 있고, 시월을 지나면, 바람은 서쪽에서 온다. 그런 까닭에 바다를 방비하는 것은, 三,四,五月을 대신(大訊)으로 하고, 九,十月을 소신(小訊)으로 한다'고 하였다.
聞趙完璧亦言: 大海中舟行以風便. 故每三四五月可行. 六月以後不得行舟. 云, 是也.
들으니 조완벽(趙完璧)도 말하기를, '큰 바다 가운데서 배는 바람의 힘에 편승해 간다. 그런 까닭에 매년 三,四,五月에는 갈 수 있으나, 六月 이후에는 행선할 수 없다'고 하였다 한다.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04
周禮: 保章氏, 以五雲之物, 卞吉凶水旱豐衰之祲象.
주례(周禮)에, '보장씨(保章氏)는, 구름의 다섯 가지 빛으로, 길흉과 수해(水害), 한재(旱災)와 풍년 들고 흉년 들 징조를 미리 알았다'고 하였고,
註二分二至, 觀雲氣, 靑爲蟲, 白爲喪, 赤爲兵荒, 黑爲水, 黃爲豐.
그 주(註)에 말하기를, '춘분(春分)과 추분(秋分), 그리고 하지(夏至)와 동지(冬至)에, 구름의 기운을 관찰하여, 푸른 기운이 있으면 그 해는 병충해가 있고, 흰 기운이 있으면 상(喪)이 있고, 붉으면 병환과 흉년의 징조이고, 검으면 수해(水害)의 징조, 누르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하였다.
所謂南畝黃雲知歲熟. 是也. 但王介甫詩, 割盡黃雲稻正靑. 乃指麥熟而言.
이른바, '남쪽 들판의 누른 구름으로 풍년이 들 것을 안다'는 것이 이것이다. 다만 왕개보(王介甫)의 시(詩)에, '누른 구름을 다 베어버리니 벼가 항상 푸르구나'고 한 것은, 보리가 누렇게 익은 것을 가리켜 황운(黃雲)이라고 한 것이다.
▶️ 風(바람 풍)은 ❶회의문자로 风(풍)은 간자(簡字), 凨(풍), 凬(풍), 凮(풍)은 고자(古字)이다. 무릇(凡)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 병충(蟲)이 많이 번식한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람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바람'을 뜻하는 風자는 본래 봉황새를 그린 것이었다. 갑골문에 나온 風자를 보면 큰 날개와 꼬리를 가진 봉황이 그려져 있었다. 봉황은 고대 중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로 갑골문에 나온 風자는 바로 그 상상의 새를 그린 것이었다. 그러나 風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람이라는 뜻으로 혼용되기 시작했다. 바람의 생성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던 고대인들은 봉황의 날갯짓으로 바람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대에는 風자가 '봉황'과 '바람'으로 혼용되기도 했지만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凡(무릇 범)자에 鳥(새 조)자가 결합한 鳳자가 '봉황새'를 뜻하게 되었고 봉황이 몰고 왔던 바람은 凡자에 虫(벌레 충)자가 더해진 風자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風(풍)은 (1)허황하여 믿음성이 없 말이나 행동을 이르는 말. 허풍 (2)바람을 막으려고 둘러 치는 천 (3)정신 작용, 근육 신축, 감각 등에 고장이 생긴 병. 전풍(顚風), 중풍(中風), 비풍(痺風) 따위 (4)원인을 알기 어려운 살갗의 질환(疾患). 두풍(頭風). 피풍(皮風). 아장풍(鵝掌風) 따위 등의 뜻으로 ①바람 ②가르침 ③풍속(風俗), 습속(習俗) ④경치(景致), 경관(景觀) ⑤모습 ⑥기질(氣質) ⑦병(病)의 이름, 감기(感氣), 중풍(中風: 뇌혈관의 장애로 인한 병) ⑧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⑨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⑩노래, 악곡(樂曲), 여러 나라 민요(民謠) ⑪뜻, 낌새 ⑫풍도(風度: 풍채와 태도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⑬소식(消息), 풍문(風聞) ⑭멋대로, 꺼리낌 없이 ⑮바람을 쐬다 ⑯바람이 불다 ⑰풍간(諷諫)하다(완곡한 표현으로 잘못을 고치도록 말하다) ⑱감화시키다, 교육하다 ⑲외우다, 암송하다 ⑳유전(流轉)하다(이리저리 떠돌다), 떠돌다 ㉑암수가 서로 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옛적부터 행하여 온 모든 생활에 관한 습관을 풍속(風俗), 바람의 세력을 풍력(風力), 음식의 고상한 맛을 풍미(風味),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풍토(風土), 바람이 부는 방향을 풍향(風向), 어떤 상황이나 형편이나 분위기 가운데에 있는 어느 곳의 모습을 풍경(風景), 세찬 바람과 험한 물결을 풍파(風波), 속사를 떠나 풍치가 있고 멋들어지게 노는 일을 풍류(風流),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을 풍문(風聞), 뜨거운 바람을 열풍(熱風), 몹시 세게 부는 바람을 폭풍(暴風), 자기가 가는 방향에서 마주 불어오는 바람을 역풍(逆風), 첫여름에 부는 훈훈한 바람을 훈풍(薰風), 갑자기 거세게 일어나는 바람을 돌풍(突風), 미친 듯이 사납게 부는 바람을 광풍(狂風),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 또는 사물이 덧없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화(風前燈火),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으로 떠돌아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찬노숙(風餐露宿),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가 이미 돌아가셔서 효양할 길이 없어 한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목지비(風木之悲), 바람이 불어 우박이 이리 저리 흩어진다는 뜻으로 엉망으로 깨어져 흩어져 버림이나 사방으로 흩어짐을 이르는 말을 풍비박산(風飛雹散), 뚫어진 창과 헐린 담벼락이라는 뜻으로 무너져 가는 가난한 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창파벽(風窓破壁),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라는 뜻으로 일정한 주의나 주장이 없이 그저 대세에 따라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풍타낭타(風打浪打), 구름과 용이 만나고 바람과 범이 만나듯이 밝은 임금과 어진 재상이 서로 만남을 이르는 말을 풍운지회(風雲之會), 바람이 불고 번개가 친다는 뜻으로 매우 빠름을 이르는 말을 풍치전체(風馳電掣), 맑은 바람과 밝은 달 등의 자연을 즐기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풍월주인(風月主人),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진다는 뜻으로 들떠서 어수선한 것이 가라앉음을 이르는 말을 풍정낭식(風定浪息), 바람이 불어 구름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자취도 없이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풍류운산(風流雲散), 바람과 비가 순조롭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로워 곡식이 잘 됨 또는 천하가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조우순(風調雨順), 새가 높이 날 때는 바람은 그 밑에 있다는 뜻으로 높은 곳에 오름을 이르는 말을 풍사재하(風斯在下), 바람과 구름 고기와 물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아주 가까운 사이를 비유하는 말을 풍운어수(風雲魚水), 바람 앞의 티끌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풍전지진(風前之塵),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목욕한다는 뜻으로 외지에서 겪는 고생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즐우목(風櫛雨沐)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鳴(울 명)은 ❶회의문자로 鸣(명)은 간자(簡字)이다. 鳥(조)는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 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수탉을, 口(구)는 입, 소리로 수탉이 때를 알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鳴(명)은 ①새가 울다 ②울리다 ③소리를 내다 ④부르다 ⑤말하다, 이야기하다 ⑥이름을 날리다 ⑦놀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울리어서 진동함을 명동(鳴動), 마음에 느껴 사례함을 명사(鳴謝), 북을 쳐서 울림을 명고(鳴鼓), 산 비둘기를 명구(鳴鳩), 혀를 참을 명설(鳴舌), 종을 쳐서 울림을 명종(鳴鐘), 고운 목소리로 우는 새를 명금(鳴禽), 우는 학을 명학(鳴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짐을 명향(鳴響), 원통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여 나타냄을 명로(鳴露), 코를 곪을 명비(鳴鼻), 큰 소리를 내며 뒤흔든다는 명흔(鳴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두려움 때문에 지르는 외마디 소리를 비명(悲鳴),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저절로 소리가 남을 자명(自鳴),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바다에서 들려 오는 먼 우레와 같은 소리를 해명(海鳴), 땅 속의 변화로 산이 울리는 소리를 산명(山鳴), 때를 알리는 종이 울림을 종명(鐘鳴), 사이렌 등을 불어 울림을 취명(吹鳴), 새가 소리를 합하여 욺으로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되어 울림을 화명(和鳴),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여러 사람이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일 또는 많은 학자들의 활발한 논쟁을 일컫는 말을 백가쟁명(百家爭鳴), 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점잖은 사람이 배울 것이 못되는 천한 기능 또는 그런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함곡계명(函谷鷄鳴),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래킨다는 뜻으로 한 번 시작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사업을 이룩함을 이르는 말을 일명경인(一鳴驚人), 새가 삼 년 간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큰 일을 하기 위하여 침착하게 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불비불명(不飛不鳴),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이르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새벽닭이 축시 곧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에 운다는 뜻에서 축시를 일컫는 말을 계명축시(鷄鳴丑時),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이르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종을 울려 식구를 모아 솥을 벌여 놓고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종명정식(鐘鳴鼎食),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라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이르는 말을 일우명지(一牛鳴地),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등에 쓰인다.
▶️ 條(가지 조)는 ❶형성문자로 条(조)는 통자(通字), 条(조)는 간자(簡字), 樤(조)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攸(유, 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攸(유)는 쭉쭉 뻗은 모양으로, 修(수; 가지런히 하다)와 뜻이 통한다. 條(조)는 쭉쭉 뻗은 새 가지, 줄기, 한 갈래 한 갈래로 나눈 물건이나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條자는 ‘나뭇가지’나 ‘맥락’, ‘조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條자는 木(나무 목)자와 攸(바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攸자는 회초리로 사람을 때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회초리질 하는 모습을 그린 攸자에 木자를 결합한 條자는 회초리의 재질인 ‘나뭇가지’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이처럼 條자는 나무의 곁가지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나뭇가지가 나무에서 파생된 것처럼 조항도 법을 중심으로 파생된 것이라는 의미에서 ‘항목’나 ‘조항’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條(조)는 (1)몫을 뜻하는 말. 일부 명사(名詞)나 대명사(代名詞) 아래 쓰임 (2)조목(條目), 항목(項目)의 뜻을 나타내는 말 (3)어떤 단서(端緖)나 근거(根據)로 될 만한 것이라는 말 등의 뜻으로 ①가지 ②조리(條理) ③맥락(脈絡) ④조목(條目) ⑤끈, 줄 ⑥법규(法規) ⑦유자(柚子)나무 ⑧통(通)하다 ⑨길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이 성립되거나 발생하는 데 갖추어야 하는 요소를 조건(條件), 주로 법률이나 규정 등의 차례로 나누어 정해 놓은 낱낱의 조나 항목이나 조항을 조목(條目), 낱낱이 들어 벌인 일의 가닥을 조항(條項), 조목을 세워서 약정한 언약을 조약(條約), 일을 하여 가는 도리를 조리(條理), 조목으로 나누어 적은 글을 조문(條文), 밭에 고랑을 치고 줄이 지도록 씨앗을 뿌리는 일을 조파(條播), 분위기가 매우 쓸슬함을 소조(蕭條), 굳게 믿고 있는 생각을 신조(信條), 하나하나의 조목을 개조(個條), 무슨 일에 어떤 조건이 붙은 것을 조건부(條件附),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아무런 조건이 없음을 무조건(無條件), 도리에 어긋나거나 불합리한 일을 부조리(不條理), 아무 조건도 없는 것을 무조건적(無條件的), 어떠한 일에 앞서 이루어져야 할 조건을 전제조건(前提條件), 금옥과 같은 법률이라는 뜻으로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규칙이나 교훈을 금과옥조(金科玉條), 썩 엄하게 규정을 세움을 엄립과조(嚴立科條), 나라와 나라 사이의 우의를 위하여 맺는 조약을 우호조약(友好條約), 동산의 풀은 땅속 양분으로 가지가 뻗고 크게 자란다는 말을 원망추조(園莽抽條)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