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이재명의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압도적 반대표'를 공언했던 민주당의 예상과 달리 20여표 규모의 당내 찬성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표결 결과에 대해 많은 분들의 예상이 빗나갔을 것"이라며 "다수 의석을 앞세워 호언장담해왔기 때문에 무난한 부결을 예상한 분들이 많았을 것인데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이재명 체포동의안은 총 투표수 297표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찬성표가 출석 의원 과반(149표) 기준을 넘지 못하면서 최종 부결됐지만, 표결 결과를 고려하면 민주당 내에서 최소 20표 이상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115석),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 표를 합산하면 최대 122표다.
정 위원장은 "오늘 투표 결과를 보고 대한민국 의회주의, 민주주의가 아직 살아 있고,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꽃망울이 새봄에 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며 "이재명은 국민 앞에 옷깃을 여미면서 자신이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결심하라"고 경고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거듭 불의의 길을 선택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표결 결과는 민주당에 아직도 공당으로서 의무감과 양식이 일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헌에 반해 체포동의안을 찬성하거나 기권표를 던졌다. 사실상 불신임, 가결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민주당 주류도 이제 방탄국회, 불체포특권을 통해 이재명을 보호하려는 시도를 오늘부로 더 그만두길 바란다. 그게 민주당과 정치를 살리는 길이고 대한민국과 국회를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 오욕의 날"이라며 "국민들은 138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범죄자의 방탄에 앞장섰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대다수가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민주당은 민심에는 귀를 닫고 결국 '재명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며 "139 대 138이라는 오늘의 표결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재명과 민주당은 곱씹어 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장제원 의원도 "민주당이 이재명과 공범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에 가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부결이 되지 않았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국민들의 거대한 압력에 일부 의원들이 굴복하지 않았나 싶다"며 "방탄복이 너덜너덜해졌다"고 평했다.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도 이날 이재명의 동의안 부결을 두고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벼랑 끝 몸부림이 사실상 실패했다"며 "형식적으로는 부결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봉고파직이 된 것"이라고 평했다.
천하람 후보도 "결과는 부결이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수십표의 반란표가 쏟아졌다"며 "민주당이 이재명의 손아귀에서 해방되기를 선택했다"고 했다.
박대출 원내대표 후보도 "‘부결 아닌 부결’, ‘가결 아닌 가결’이라 해도 될 듯하다"며 "이쯤되면 민주당이 두쪽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