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의 리썰웨펀] 前주한미군사령관 "북한, 동맹으로 만들자" 파격 제안 왜?
기사입력 2021.07.31. 오후 12:39 최종수정 2021.07.31. 오후 2:08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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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전 사령관 "북한은 변화 중…경제 최우선"
"한미, 김정은 원하는 것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야"
'인도적 지원→ 종전협정→ 경제지원→ 평화협정'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재임 중이던 2017년 5월 서울 용산 미군부대에서 열린 미 현충일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을 미국의 동맹체제에 편입시키자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현상 유지에 집착하는 미국 주류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고, 중국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공동으로 29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북한과의 대국적 합의'(A Grand Bargain with North Korea)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기고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시대의 구호인 '선군정치' 대신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채택했다면서 이로써 망가진 북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화성-16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였지만, 미국에 대한 적대적인 슬로건을 내걸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8년 9월 열병식에서는 '미국 제국주의자들을 쳐부수어야 한다'는 문구를 내걸었는데, 그때와는 북한이 매우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북한이 순항 미사일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자체 방어훈련 목적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경제 안보가 북한의 최우선 과제"라고 지목하면서 "자국 경제 안보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는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 두기 위해 군사적 움직임에는 매우 신중하다"고 썼다.
▶브룩스 전 사령관 "북한은 변화 중…경제 최우선"=사령관은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기회"라면서 "두 정상은 북한 경제 위기의 해결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정상은 북한 경제 위기 해결을 통해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뤄낼 수 있고 이와 더불어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되면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편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철통 같은 한미동맹을 들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동맹을 더욱 단단히 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대북정책을 펴 북한이 한미간의 균열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주한미군의 훈련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한국 내 정치 갈등을 계기로 이 분야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정치적 영향이 점차 줄고 있다고 했다.
그는 5월 한미정상회담이 한미동맹 강화의 좋은 계기였다면서 백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등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은 여전히 한미동맹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에 대해 경제보복으로 대응했다며, 앞으로도 한미관계가 밀착될수록 중국의 방해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령관은 "한미 두 정상은 이런 식의 새로운 압력에 대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며 "한미동맹은 더 이상 외부 군사공격에 대응하는데 그치지 않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경제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내년 5월에 있을 한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한미동맹은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미동맹이 약화한 이유는 안보를 정치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 문제,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유사시 전술핵 배치 문제 등이 모두 한국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안보 문제가 포퓰리즘적 정치 구호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룩스 "한미 정상, 김정은 가장 원하는 것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야"=그는 강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바라는 길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정상은 '전략적 신중(Strategic Deliberateness)' 정책을 취해 북한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먼저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에 따르면, 한미는 대화 의사를 보인 북한에 인도적, 의료적 구호를 통해 즉시 지원에 나서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유엔이 주도하는 지원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공동 결의문을 채택하고, 2018년 도출된 남북군사합의를 진행시켜야 한다.
이어서 한미는 종전협정 등의 형식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이러한 조치는 향후 한반도 전체 정치 지형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신뢰가 형성되면 북한 비핵화는 물론 북한도 원하는 안보 분야의 일괄 합의도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후에는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상황도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다음에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단계를 거쳐 한미가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방법으로는 미국이 북한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나 한미 경제협정 체결 방식 등이 거론됐다.
▶'인도적 지원→ 종전협정→ 경제지원→ 평화협정' 구상=사령관은 이러한 대북 경제지원은 북한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것이며, 한국은 대북 투자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이렇게 얻어진 경제적 혜택은 한미가 나눠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으로는 한미가 북한과의 군사적 관계도 정상화해 함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을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렇게 남북간 군사갈등이 완화되면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다음 단계는 평화협정 단계이다.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고 남북의 군사적 갈등이 해소되면 평화협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평화협정을 넘어 북한을 한미동맹이 주도하는 질서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한국이 북한의 주요 교역국이 되고, 미국이 북한의 두 번째 교역국이 되어 북한의 경제 발전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동북아에 새로운 경제 질서가 탄생하고, 수백만명의 삶의 질이 개선되며, 북한이 국제 질서에 따라 비핵화를 실행해 군사적으로 영구적인 평화 계획이 이뤄진다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이 한미 주도의 이러한 질서를 넘어 쉽게 북한 경제를 독점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
첫댓글 해외결제를 못하고 있는터라 본문을 다 읽지 못하는개 한이네요. 다만, 이런 주장이 나올 정도로 미국에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적 기조도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추론할 수 있겠내요.
아, 결제가 아닌거 같네요. 한번 구독해봐야지.
@cjs5x5 본문을 보니 큰 줄기는 우리나라 기사들이 요약한 것과 다르지 않네요. 다만 눈에 띄는 디테일을 골라보자면...
한미동맹의 강화는 군사 및 외교역량의 우위로 이어져 북한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을 거부할뿐만 아니라 평화로 이어지는 새로운 접근법으로의 경로를 열어줄 것이라는 것이 핵심주제.
실기동 및 실탄사격은 군사적 준비태세를 유지하는대 중대한 요소이므로 이를 가로막는 장애요소들을 한국측이 제거해줘야한다는 주장.
미국이 남한과 코로나 합동연구를 공약한 것은 미국이 남한과의 관계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는 서술.
아세안에 대한 더 넓어진 한미공조에 대해서 새로운 전략적 지평에 대한 더 넓은 협조는 곧 남한의 안보에 있어 중요한 사항들을 미국도 고려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평가.
@cjs5x5 딩동댕!
시간이 갈 수록 깊어져 가십니다!
@cjs5x5 북한과 연계된 한미동맹을 향한 도전은 두가지.
첫째는 북한과 중국은 늘 그래왔듯이 군사와 경제적 수단으로 한미동맹을 와해하려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사드때 경재적 수단을 쓴 적이 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특기.
둘째는 동맹들은 다음 남한대선 기간과 그 이후를 주목해야한다. 트럼프-문대통령때 포퓰리즘적인 국수주의가 국가안보를 정치화시켜버렸듯이, 다음 남한대선의 결과에 따라 비슷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 <한국의 정당들은 이미 자신의 위치를 찾아들어가고 있으며, 벌써 반-동맹 및 반미정책을 채택하는 징후가 보여지고 있다>
그 뒤는 평화체제로의 4단계인데 핵심은 중국이 제대로 후견해주지 못하는 북한의 경제와 정치적 골칫거리들을 군사 및 외교적 우위를 전재하고 있는 한미동맹이 대신 충족시켜주며 단계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전향적 태도를 이끌어보자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평화채재를 유지하는 것은 남한의 무역 및 직접투자와 미국이 제공하는 국제금융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이러한 체제는 북한에 대한 독점을 놓지 않으려는 중국의 도전과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불신임을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cjs5x5 사실 이번 브룩스 기고문은 그냥 올라간게 아니라서, 중요합니다 :)
곧 다음 단계로 갈거에요!
@panchan1 그냥 갑자기 포린 어페어에 쓰고 싶어서 나온 그런게 아니었군요. 정말 요즘은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같네요.
@cjs5x5 as it is 의 시대. 인 것이요. 난세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panchan1 혹시 시간 되시면 생뚱맞지만 필리핀에 대해서 좀 여쭤봐도 될까요? 브룩스 전 사령관의 본문중애 대선이야기가 나오니 필리핀의 선거가 생각나서요.
@cjs5x5 어떤 부분이지요?
@panchan1 돌려말하질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 직설적으로 묻고 싶습니다.
아버지 두테르테, 사라 두테르테, 파퀴아오. 이 세명중에 누가 가장 미국의 곁에 서있는지 궁금합니다.
@cjs5x5 두선생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나머지 두 사람 다 접촉있습니다
@panchan1 아직 더 지켜봐야할 사안인가보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생각해온 게 북한이 경제적인 문제를 중국보다는 한국을 통해서 의존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한국 혼자서 그걸 감당하기에는 중국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는게 사실이고 또 그걸 할 정치 외교 역량이 되냐가 문제였는데
미국의 보증과 백업이 사실상 보장되었으니 장애물이 치워진 셈이군요
그럼 김정은이 원하는 체제 안전보장은 어떻게 할건지 궁금해집니다
말이야 동맹시켜준댔지만
동맹이 되고 난 뒤 민주주의를 빌미로 은근슬쩍 체제 흔들기는 안 한다던지
한미 정권이 바뀌어도 안전보장이 계속 지속되도록 장치를 한다던가 등등의
구체적인 약속이 잇어야 저기서 응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