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의 도심광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조성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로 확장 공사가 임금체불 문제로 한 달 가까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확장도로는 광장이 조성될 예정인 중앙로가 폐쇄되면 대체도로로 활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확장도로 개통이 지연되면 송상현광장은 착공을 못 한다.
9일 오후 송상현광장 조성 부지인 중앙로의 동·서 양쪽에 추진 중인 확장도로 공사 현장에는 굴삭기 그레이더 등 요란한 중장비 소리 대신 투쟁가와 확성기 소리만 가득했다. 공사 현장에서 중장비를 몰던 인부들이 지난달 13일부터 작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8일부터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9일 부산 부산진구 송공삼거리 인근 도로확장공사 현장. 중장비 인부들이 임금체불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해 송상현광장 조성 사업의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진우 프리랜서
이유는 임금체불. 공사인부들이 소속된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건설기계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하도급업체가 중장비 임대비와 인건비 등 1억여 원을 체불했다. 부산시와 원도급업체인 시공사가 책임지고 체불임금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로 확장 공사가 한 달 가까이 중단되면서 오는 6월 초 예정한 송상현광장 조성사업 착공에 차질이 우려된다. 도로 확장은 송상현 광장 조성 후 우려되는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다. 삼전교차로~송공삼거리 도로(길이 1540m·왕복 8차로)의 폭 35m를 거제로 구간 50m(보도, 자전거 도로 등 조성), 중앙로 구간 100m(왕복 8차로→11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다. 시는 당초 오는 5월 말 중앙로 동·서쪽에 각각 3차로·7차로씩을 대체도로로 임시 개통한 뒤 중앙로를 폐쇄하고 본격적인 송상현광장 조성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확장도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고 다른 중장비 반입까지 저지당하면서 광장 조성사업 착공도 불투명해졌다. 대체 도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 일대 교통량을 분산시킬 방법이 없는 상황이어서 광장 조성 공사를 못 한다. 시가 도로 확장공사의 공정률이 현재 46%인데도 차량 통행만 가능할 정도로 정비해 다음 달 중 개통하려고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시 건설본부는 비상이 걸렸다. 임금을 체불한 하도급업체는 폐업절차를 진행 중인데다, 원도급업체도 체불임금을 전액 떠안을 수 없다며 노조와의 교섭에 소극적이다. 노조가 농성을 해제하고 공사를 재개할 방안이 현재로선 요원한 상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