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공세에 맞서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이 ‘고배율 줌 렌즈’를 무기로 내세웠다. 올림푸스, 파나소닉을 선두로 삼성전자, 후지필름, 소니 등이 고성능 & 고배율 줌 카메라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파나소닉 루믹스 FZ70 (사진=파나소닉)
고배율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영역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중순부터다. 파나소닉이 35mm 환산 25-600mm 24배율에 F2.8 고정 조리개 줌 렌즈를 장착한 루믹스 FZ200을 선보인 것. 이후 파나소닉은 35mm 환산 20-1200mm F2.8-5.9 광학 60배율 디지털 카메라 루믹스 FZ70을 잇따라 발표하며 고배율 줌 카메라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올림푸스 STYLUS SP-100 (사진=올림푸스)
고배율 줌 카메라 시장 선두주자인 올림푸스도 여기에 가세했다. 올림푸스는 2013년 말 35mm 환산 28-300mm 광학 10.7배율에 F2.8 고정 조리개 줌 렌즈를 장착한 STYLUS 1을 선보였다. 이 카메라는 이달에 국내에도 정식 출시된다. 이어 올림푸스는 2014년 초 세계 최초로 도트 사이트를 내장한 카메라 STYLUS SP-100을 발표했다. 올림푸스 STYLUS SP-100은 줌 배율 자체가 50배(35mm 환산 24-1200mm F2.9-6.5)로 높다. 여기에 이 카메라는 피사체 추적을 쉽게 해 주는 도트 사이트(파인더 내 붉은 점을 통해 피사체를 추적,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내장, 망원 촬영 시 편의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WB220F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약진도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CES 2014에서 광학 60배 줌 카메라, WB2200F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WB2200F는 F2.8-5.9 가변 조리개와 1/2.3인치 16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장착, 경쟁 모델에 비해 렌즈 및 센서 성능은 다소 낮다. 하지만 35mm 환산 20mm 광각에서부터 1200mm 초망원까지 모두 지원하는 60배율 줌 렌즈로 이 단점을 상쇄했다. 진보한 무선 공유 및 스마트 기능, 촬영 시 안정감을 더해주는 일체형 그립을 지녔다는 점도 돋보인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S1 (사진=후지필름)
올림푸스의 아성에 후지필름이 도전하고 나섰다. 후지필름은 35mm 환산 24-1200mm F2.8-5.6 광학 50배 줌 렌즈를 장착한 파인픽스 S1을 내세웠다. 이 제품은 고배율 줌 카메라 가운데 최초로 방진방적을 지원한다. 강력한 5축 구동 흔들림 보정 기능을 내장해 망원 영역에서의 손떨림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장점도 지닌다. 이 카메라는 AF를 비롯해 기동 시간, 셔터 랙 등 모든 동작 속도가 경쟁 고배율 줌 카메라에 비해 빠르다. 이미지 센서는 1/2.3인치 1640만 화소.
▲소니 사이버샷 RX10 (사진=소니)
소니는 경쟁사와는 사뭇 다른 고배율 줌 카메라 노선을 탄다. 줌 배율이 아닌 이미지 센서 크기를 키운 것. 소니 사이버샷 RX10은 줌 배율은 35mm 환산 24-200mm으로 광학 8.3배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니는 이 카메라에 F2.8 고정 조리개와 칼 자이스 줌 렌즈, 1형 2020만 화소 대형 이미지 센서를 적용해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심도 표현 능력과 화질을 지니게 했다.
고배율 줌 카메라는 넓은 시야를 보여주는 광각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물체를 잡아낼 수 있는 망원 초점 거리를 모두 제공한다. 이에 따라 풍경, 인물, 스포츠, 접사 등 거의 모든 환경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고배율 줌 카메라는 DSLR / 미러리스 카메라처럼 촬영 상황에 따라 번거롭게 렌즈를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고배율 줌 카메라에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과 밝은 조리개, 고화질 동영상 촬영 기능과 우수한 고감도 촬영 기능 등이 추가돼 본체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금까지 고배율 줌 카메라들은 대부분 하이엔드급 모델이었지만, 최근에는 보급형, 일반형 콤팩트 카메라에도 15배 이상의 고배율 줌 렌즈가 장착되는 추세다. 이처럼 '편리함'을 앞세운 고배율 줌 카메라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