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30일 저녁 전북 순창 회문산 골짜기 기슭엔 낮은 흙벽에 서로 기댄 몇몇의 집들이 오손도손 모여있고 고갯길을 따라 천천히 오른 곳엔 만일사가 있다.
3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 백년 탐한 물건은 한낱 티끌
전북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만일사 백제 무왕 때 처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고려 말 무학대사가 중수한 곳이다. 한국전쟁 ? 소실되었다가 1954년 사찰의 자리를 바꾸어 새롭게 지었다. 만일사는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불공을 드려 태조 이성계로 하여금 임금의 자리에 오르게 하였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순창 고추장의 시원지로 알려져 전시관까지 경내에 들어서 있다.
고려말 왜구를 소탕하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왔던 이성계가 이곳에 있던 무학대사를 찾아 왔었는데 그때 고추장의 기원이 되는 '초시'를 처음 맛보았다고 한다. 조선 건국 이후에 그 맛을 잊지 못해 관찰사로 하여금 진상하게 했는데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정작 그 맛을 즐겼던 것은 정조로 입맛이 없을 때 자주 찾았다고 한다.
대웅전
삼성각
조용하고 꾸밈없는 수행도량이다.
물이 얼어서 늙으신 공양주 보살님이 고생이 많으시겠다.
종각 옆으로 비각이 있다. 깨어지고 마모되었지만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와의 인연이 새겨져 있어 만일사를 찾는 발길을 흥미롭게 한다.
회문산 너머로는 이제야 해가 저무는데 만일사에는 어둠이 일찍 찾아왔다. 반짝이는 것은 없었지만 얼음 밑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담담한 만일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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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산드륵의 참 좋은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산드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