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는 봄의 시작이다.
우리는 양력을 쓰면서 우리고유의 24절기는 잃고 산다. 단 동지 하지 춘분 추분은 날짜가 정해 져 있으니 알정도이고, 그 밖의 절기는 관심도 없고 알 필요도 없었다. 가끔 필요한 것이 복날 정도, 그날은 수박과 보신탕을 먹는 날이니 알아둘 필요를 느낀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할머니께서 동짓날 팥죽을 끓이고 맛나게 잡수시며 어린 우리에 주면 죽은 싫다고 안 먹던 입맛이, 이제는 마누라가 준 멀건 팥죽이 어찌 맛이 좋은지 모르겠다. 나도 손녀를 둬서 인가 보다.
이것은 무슨 이유일까? 어릴 적 싫던 팥죽과 보리밥 등 잡곡밥이 왜 맛이 날까? 할아버지께서 잘 잡수시던 파나물 무침과, 깍두기 국물, 조개젓 무침이 왜 입에 맞는가? 파나물은 초등학생 때 기피대상이고, 조개젓은 해피 젓이라고 부르던 것인데, 조개 알이 눈 못 뜨고 털도 안 난 새 새끼 같아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우리들의 설이 음력 정월초하루로 명절을 쇤 시간은 언제부터인지 그리 길지는 않은듯하다.
요즘 역경을 보면서 조금씩 배워간다. 음 효가 극에 달한 달이 시월이다. 즉 亥월, 그리고 동짓달 子월 동지에 처음으로 內卦에 양이 들어선다. 따라서 먼 천여 년 전에는 동지가 설이었다는 설이다. 그러니 子월인 것이다. 그리고 섣달 丑월 지나고, 절기는 앞서 간다. 동지 이후 소, 대한이 있어 겨울답다. 아마 이 추위를 지나고 설을 만들어야 농경사회는 봄이라 백성들이 느낄 것이다 그러니, 정월 寅 월을 초하루를 명절로 삼았을 것이다. 24절기상으로는 입춘이 된다. 그 후 일주일 정도에 대개 정월초하루이고 효는 음양이 같은 內괘는 陽 外괘는 陰으로 균형을 맞추는 천지비괘가 된다. 이제야 양기 운이 음기 운을 이기는 고로 설로, 봄으로 삼고 농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야 싹이 트고 뿌리를 내리는 변화가 오는 것이다.
어린 나이는 보양식품이 입에 맞을 리 없다. 그러니 음식도 어른용 어린이용이 있는 것은 천지의 변화의 이치다. 우리가 이제 양기가 쇄하고 음기에 치이는 나이가 되니 음식의 기호도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음식 재산 건강 취미 기호품 등등도 모두 편향되면 탈이 생긴다. 요즘은 일을 적게 하고 맛난 음식을 찾다보니 영양과다로 각종 성인병에 시달린다. 자연의 중용의 법칙을 어기는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의 섭리를 파괴하여 이제는 외부에 소음 미세먼지 까지도 걱정을 하는 세태가 도달한 것이다.
고등학생까지도 우리나라는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가 자랑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 것도 자랑인가? 못 살고 못 먹어 그런 것이지, 하는 푸념을 했었다. 뒷산의 나무는 모두 칠월에 연료를 쓰려고 칠월나무를 해 가지를 치니 키170 정도의 우리들에게도 눈 아래로 보이는 그저 잡목 수준이었다.
이제 전국 가구 수보다 아파트 포함 주택수가 많고, 세대 당 인구는 2.4명 선이며 자동차수는 세대수를 넘어선다. 그리고 매연과 공장의 소음과 각종 기기의 마찰로 발생되는 미세먼지는 하늘을 덮어 하늘을 보고 태양을 볼 날은 불과 며칠정도다. 비와 눈이나 와야 볼 수 있다.
더불어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은 길어졌다. 이제는 65인 나의 기대 수명은 20년이라면 싫고, 30년을 더 살 것이라면 그럴 것이라 기대를 한다.
그러나 이대로 인간의 탐욕이 지속되면 인간의 멸종도 멀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지혜가 있는 동물이 인간이니 반성하여 규제와 솔선수생하지 않으면 우리의 기대 수명도 길지 못할 것이다.

새 해 들어서면서 해돋이를 보려고 선산에 올라갔다. 이곳도 시내 한 복판이니 수십 명은 족히 보인다. 하늘의 스모그로 해를 볼 수 없으니 묘소를 한 위씩 둘러보다가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태양이 빤작 잠시 얼굴을 보여준다. 얼른 휴대폰에 담는다. 온통 가랑잎이 봉분을 덮어서 하루에 몇 위씩 가랑잎을 긁어서 옆으로 치우니 땅기운은 푸른 기운이 북돋아 오르고 있다. 6대조 상석을 보니 1775-1806라고 내가 쓰고 세운 상석이 있다. 안산에 있던 묘소가 아파트가 들어서 이장을 한 것이다. 삼십일 세에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한 살 적고, 56세로 돌아가신다. 요즘 나이로 삼십에 청상과부가 두 아들을 키우고 얼마나 적적해 하시었을까 생각하니 가련하다.
이 할아버지는 아버지의 5대조 할아버지의 고조이니, 체천제사로 우리 집에서 뫼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와 내가 가묘에서 신주를 꺼내와 봉분 앞에 파고 묻는 매혼을 했는데, 신주의 독이 소나무로 너무 정교하게 잘 만들어 대나무 못과 아교 옻칠로 만든 공예품이라 아버지께, 아까우니 신위는 매혼하고 독은 그냥 사당집에 두자고 내 건의를 해 지금도 사당에 있다. 이 후대는 모두 상처를 하여 계비가 계시니 독이 넓어야 한다. 보관이 잘 한 것인지 독까지 매립이 맞는지는 모른다. 모든 것이 저울추의 균형처럼 균등한 것이 세상의 원리다.
이 분들은 명은 짧았지만 200년이 넘게 제사를 받고 계시다. 방안제사로 180여년 그리고 시향제사로 20여년이다, 우리가 죽으면 아들 손자야 제사를 지내겠지만 이제는 매립할 땅도 없고, 선산은 사적지가 돼 더 이상 매립은 법 위반이고, 다른 땅을 준비해서 매장을 하는 안과, 화장을 해 조부모 묘소 옆에 묻는 것이, 후손이 관리를 잘 하도록 하는 것인지는 더 진지하게 형제들과 토론을 해 봐야 할 숙제다. 우리의 기대수명과 영양과다와 좋은 자동차 몰고, 비행기 타고 곳곳의 세계여행의 호강과 바꾼 것인지 모르겠다. 그것도 중용의 치우침이 없음이고 역경의 효가 극에 달하면 변화를 하는 것이 아닌가? 본다.
새해를 맞이하면 우리는 신년인사가 연하장이나 카드에서 문자메시지로, 다시 카톡으로 변화를 하고 있다. 모두들 자기들이 좋아하는 문구나 음악, 그 외 다양한 SNS를 통해 인사말을 주고받는다. 작년부터 해넘이 날 에 서투른 글씨로 쓴 글을 사진으로 올려 인사를 대신했는데, “올해는 건곤은 지극히 간명하고 평범하다” 의 구절 중 “평범하므로 쉽게 할 수 있고 간명하므로 쉽게 따를 수 있다.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오래갈 수 있으며 이룸이 있기 때문에 클 수 있다. 오래갈 수 있는 것은 현인의 덕이며 클 수 있는 것은 현인의 업적이다. 평범하고 간명하기에 천하의 이치를 갖추니 그 가운데 자리 잡을 수 있다”. 앞 뒤 몇 자를 생략하고 쓴 뒤, 사진으로 연하장을 대신한다. 이것도 변화인 것이다. 변화하지 않음은 천변만화에 나아가지 않으면, 물러서는 것이란 말과 같다. 그러니 변화를 따라가야 함이 맞는 것 아닌가?
2016 01 03
첫댓글 입춘이 아니고 동지라니새삼스럽습니다
역경상의 음효에 초구가 양이 생겨서 양은 양이나 애동고추니 양의 노릇을 못하나 양이 들어서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
동지는 봄의 시작이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설중매님 시메온님은 자주 댓글을 주시는데 존함을 모르니 남인지 여인지 노와소도 모르나 읽어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