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과 미들즈브러에게 축하를 보낸다. 다음은 내가 이동국을 위해 생각해낸 ‘미들즈브러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1. 감독을 조심하라!
감독인 사우스게이트는 꽤 좋은 수비수였으나 유로 96 준결승전에서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기억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우스게이트의 엉성한 페널티킥덕분에 승리한 독일은 결국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훗날 사우스게이트의 어머니는 “왜 그냥 냅다 차지 않은 거니?”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사우스게이트는 별로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1990년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멤버들인) 크리스 와들, 스튜어트 피어스와 함께 피자헛 TV광고를 찍었었는데, 그들은 각각 17만 달러씩을 받으며 웃음을 터뜨렸었다.
사우스게이트는 선수시절 동안 4번의 페널티킥을 시도 했고 4번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남자의 바지에 문제가 있을 때 “남대문 열렸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사우스게이트에게는 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소용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사우스게이트는 이를 매우 이상하게 여길 것이 분명하다.
2. 새로운 라이언 킹을 견제하라!
오리지널 라이언 킹은 이동국이다. 그러나 미들즈브러에는 새로운 라이벌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사자 스타일로 머리를 기르고 있다. 만약 사우스게이트가 새로운 라이언 킹이 되고 싶어한다면, 그에 대해 불평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그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더 강력한 경쟁자는 아벨 사비에르(아래 사진)이다. 이 선수는 매우 독특한 머리모양을 하고 있고 어떤 팬들은 사비에르가 ‘혹성 탈출(Planet of the Apes)’에 출연했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진짜 사자처럼 보인다. 미들즈브러 팀 로고에 있는 사자가 이들을 이렇게 만드는 것 같다.
3. 한국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과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 두 곳을 모두 가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내 눈에는 이 두 경기장이 무척 비슷해 보이고 느낌마저 흡사하다. 이천수가 위건 유니폼을 입고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 서게 된다면 그도 혼란스러움을 느낄 것 같다.
4. 조나단 우드게이트를 조심하라!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임대되어온 우드게이트는 매우 좋은 수비수이지만 부상에 관한 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선수이다. 훈련 중에 우드게이트에게 테클을 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우드게이트와 술을 마시러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번의 사고를 쳤던 우드게이트에게 소주를 먹여서는 곤란하다.
5. 비두카에게 삼겹살을 먹여라!
비두카는 재능있는 스트라이커이지만 자신이 원할 때만 좋은 플레이를 하며 매우 게을러질 때도 있는 선수이다. 그는 과거부터 체중에 관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비두카를 데리고 나가 삼겹살과 라면을 좀 사준다면 비두카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6. 선덜랜드와 뉴캐슬을 증오하는 방법을 배워라
북동부 지역에는 3개의 강 팀들이 있다. 뉴캐슬 출신들은 ‘죠디스’라고 부르고 선덜랜드 출신들은 ‘마큼 (Mackem)’이라고 칭한다. 미들즈브러에 살게 된 이동국은 이제 ‘스모기’ 혹은 ‘스모그 몬스터’가 되었다.
7. 영어를 배워라!
이건 그저 농담이다! 미들즈브러에 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 지역에서는 영어를 쓰지 않는다. 미들즈브러에 살며 영어를 배우고 싶다면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잉글랜드 북동부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이 지역사람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그래도 미들즈브러의 지방 사투리를 배우고 싶다면, 가장 유용한 단어는 ‘Canny’가 될 수 있다. ‘Canny’는 ‘Good’ ‘Nice’와 같이 ‘좋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She’s a canny lass’라고 하면 ‘she is a nice girl’이라는 뜻과 같다.
또한 ‘take’대신 ‘tek’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과, ‘make’ 대신 ‘mek’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 지역 사람들과는 달리 블랙번 사람들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한다.
8. 스튜어트 다우닝에 대해 함구하라!
다우닝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이유가 전 미들즈브러 감독인 스티브 맥클라렌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다녀서는 곤란하다.
9. 여자를 조심하라!
잉글랜드의 10대 임신 비율은 유럽에서 가장 높고, 잉글랜드 북동부 지역은 이 부문 에서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지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1,000명의 10대 소녀들 중 52명은 임신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놀러 나갈 때를 주의하라
주말에 한 잔 하러 나갈 때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동네 남자들은 한 겨울에도 자켓이나 코트를 입지 않고 여자들도 종종 미니스커트를 입는다.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이는 9번에서 했던 이야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
11. 말할 때 주의할 점
말하지 말아야 할 것: “아 그때를 생각하면 아쉽네요. 미들즈브러가 1997년에 승점 3점을 감점 당하지 않았더라면, 강등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해야 할 것: "작년 UEFA컵에서 미들즈브러가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어요. 사우스게이트 감독님이 비록 공식 지도자자격증이 없긴 하지만, 그런 건 사실 큰 문제가 아니죠!"
12. 쥬닝요처럼 되고 에메르손처럼 되지는 마라!
미들즈브러에서 활동했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좀 복잡하다. 미들즈브러를 위해 뛰는 것을 좋아했던 쥬닝요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에메르손 역시 좋은 선수이기는 했지만, 그는 엄청난 돈을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팀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표출했다.
13.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블랙번전에서는 득점하지 말 것! 블랙번은 미들즈브러와의 최근 4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만약 꼭 득점을 해야겠으면, 미들즈브러의 최다실점경기가 1954년 블랙번전이었음을 모두에게 상기시켜주기 바란다. (블랙번은 맨유, 웨스트햄, 아스톤빌라에게 프리미어리그 최다실점 기록을 안겨준 팀이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듀어든 ㅋㅋ 블랙번 팬 아니던가.
비두카에게 삼겹살과 라면을...ㅋㅋㅋㅋ
색다른 개그로군요^^ㅋㅋ
블랙번 광팬이구만...
재밌는 말들이 많지만 중요한 이야기들도 몇가지 눈에 띄네요
이거 재미있네요 ㅎㅎ
ㅋㅋ 졸라웃겨 ~~비두카에게 삼겹살 많이 먹여서..주전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화에 적응하는데 도움되겠네 ㅡ,ㅡㅋㅋ 블랙번전에서 득점하지말것에서 뒤집어짐
ㅋㅋㅋㅋ
ㅋㅋㅋ 재밌는 사람이네..
이지역 사람들과는 달리 블랙번 사람들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한다 ㅋㅋ
ㅋㅋ 이 아저씨 너무 재미있는거 아니야?
재밌네요...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이거..ㅋㅋ 역시 이 아저씨 웃겨
사우트 게이트 (남문)감독에게 남대문 열렸다라고 하면 이상해 할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그냥 냅다 차지 않은거니?
비두카에게 삼겹살을 먹여라..ㅋㅋㅋㅋㅋㅋ
와진짜..블랙번 광팬이구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