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글/메주
여름방학 그애는 고 2학년이였다.
그애는 나보다 1년선배이다.
객지에 나가 공부를 하다가
방학이라 집으로 온것이다.
그애가 왔다는 소리에 설레임으로 .........
우연히 길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애가 나보구 저녁 7시에
어디로 나오라고 했다.
얼마나 순진한지 약속장소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큰길이였다.
난 저녁먹구서 그애를 보고파서 약속 장소에 가니
우리 오빠가 통기타를 들고
그 애랑 바위위에 걸터 앉아 있었다.
"어디가?"오빠가 묻기에 난 할말이 없어서
"큰집에 갈려구"하고선 거기 눌러 앉았다.
셋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 둘이서
능청을 떨고 "오늘은 왜 애들이 안나오지?"했다.
근데 얼마안있어 갑자기 소나기가 퍼 부었다.
오빠는 통기타 비에 젖을까봐 우리를 내팽개치고 혼자
빗속을 달려 사라졌다.
둘은 머쩍기도 하고 비를 피하기 위해서 감나무 밑으로 갔다.
그때 우린 아직 서로가 맘은 있어도 말을 못하고 있던 상태..
쑥스러워서 내가 그애한테" 나 돈 있는데 뭐 사먹으로 갈까?"
"응" 둘은 말없이 한참을 걸어서 점빵으로 갔다.
누가 볼까봐 난 숨고 그애가 내가 내민 천원을 들고 점방에 갔다.
점방 주인은 그애 동창 엄마다.
맥주 한병을 사는 모양이다.
"아이구 손님 왔는가배?"
반색을 하며 맥주한병이랑 맛동산 새우깡 등등
바구니에 담아주는게 보였다.
그리고 우산까지 챙겨서 준다.
그당시 맥주가 사백원!잊어지지 않는다.
그앤 잠시 걸어오더니 모기소리 만하게
"선옥아!"하고 부르기에
컴컴한데 숨어있던 내가 그애의 우산속으로 들어갔다.
비를 조금이라도 안맞으려면 둘이서 가까히 걸어야 하기에
그애가 자연스레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난 한손으로 나팔바지를 치켜붙잡고 그애 집으로 가니
방마다 마실 갔는지 캄캄했다.
둘은 그애 방으로 들어가 호야등불을 조그맣게 켜놓구
과자를 먹었다.
그애는 술을 배웠는지 맥주를 마시더니 금새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더니 뒤로 벌렁 누워서 암말도 없이
자꾸만 내 손을 만지작 거렸다.
그때 알고 보니 큰방에 그애 부모님이 계셨던 모양이다.
그애 아버지가 마루에 나와서 연신 담배를 태우시며
헛기침을 하신다.
아마 둘이서 무슨일 있을까봐 염려하시는거 같았다.
그때 그애는 술김에 잠시 잠이든 모양이다.
난 뒷문을 살짝들어서 소리 안나게 열고
나와서 그애 아버지가 마루에 계시니 나가지도 못하구
그렇게 짚빗가리 옆에 서 있어야 했다.
근데 그애가 잠시후 깻나보다.
문을 열더니 더듬거리며 나를 찾는다.
난 그애한테 손을 잡혀서 또 방으로 들어가 잠시 있었다.
얼마후에 그애 아버지가 들어가시기에
얼른나와서 집으로 왔다.
그후에 아마도 쭈욱 그애 식구들이 나를 지켜본 모양이다.
우린 뭐 그렇게 보내고 서로가 애틋한 만남도 없었다.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 그애가 없으면 허전할뿐...
내가 서울 있을때 그땐 전화도 없는데 ...
누가 찾아 왔다기에 대문 앞에 가보니
고향친구 셋이서 함박눈을 맞고 서 있었다.
난 어깨위에 눈을 털어주며 자취방으로
안내했다.
눈치들은 있는지 그들이 당구치러 간다면서 모두 나간다.
난 있는 솜씨 없는 솜씨 음식한다고 분주했다.
그때 쓴돈은 그당시 자취방 전세가 40만원이였는데
내가 쓸려고 찾은 돈이 만 오천원이였다.
한상 차려놓고 기다리니 그들이 왔다.
"야!!너는 잘해먹고 사는구나"
눈치없는 만수가 떠들어 댄다.
그애가 군대간다고 보러왔다니...
내맘이 썩 좋을리 없었다.
우린 여자 친구 하나 더 합쳐서 늦게 까지 놀다가
한방에 다 딩굴어 잤다.
그래도 그때는 착해서들 얌전히들 자긴 했는데
출근들 한다고 모두 일찍암치 도망치니
나랑 그애만 딸랑 남았다.
그땐 얼마나 우풍이 쌔고 허름한 자취방 조그만 창문엔
성애가 잔뜩 끼었다.
둘은 그렇게 누워 있어도 감히 가슴만 설레일뿐
안아보지도 못하구...
그후에 아침먹구 둘은 서울역으로 갔다.
그애가 개찰구를 빠져나가는데
내 맘은 천근 만근 .....
슬픔에 잠겨 집으로 돌아오니
우울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제대하기전부터 그집식구들은 우리집에
청혼을 했지만 울 아부지가 허락을 하지 않았다.
캄캄한 밤에 삽작걸에 누가 서 있어서 가보면 그애 엄마가
나를 붙들고 늘어진다.
난 너무나 우리 아부지가 무서워서 그애 좋아한다고 한번
못해보구 .......
드디어 그애가 제대를 하고 내가 자전거 타고 가다가
그애랑 그애 아부지를 보게 되었다.
안말도 못해보구 그애 아부지께 목례만 하고 지나쳤다.
서먹 서먹한 관계!!
오해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난 다시 서울로 오구
평소 좋다고 쫓아 다니던 남자랑 결혼을 했다.
결혼 한달후에 친정에 한달 휴가를 얻어 일해주러 갔는데
우연히 그애를 만나게 됐다.
나를 바라보며 싱긋이 웃으며
"남에 집 사람이 되어서 뭐하러 왔어?"
난 암말도 못하고 가슴만 후벼파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친구랑 첫사랑 얘기를 하게 되었다.
얼마후에 친구가 내게 전화로 "야 그사람 전화번호 알아냈어"
"누구?"
"너에 첫사랑"
번호는 적었지만 참아 전화 못하구 또 세월이...
근데 또 다른 여자 동창이 걔 만났다면서 휴대폰 번호를 준다.
그래서 신정날 여기 저기 문자하면서 거기도 했더니 누군가
하고 전화가 왔다.
5년전에 그애가 무슨 일이 있어 서울을 왔다.
그때 둘은 만나기로 하고 땅거미 내려 앉는 시간에
만나게 됐다.
첫 마디가" 야!!~누구는 제법 아줌마 티가 나던데..."
하면서 나는 아니라는 뜻으로 치켜 세웠다.
너무나 편안한 사이.
그날 둘은 고수부지에 가서 그간에 이야기로
시간가는줄을 몰랐다.
고통도 기쁜일도 모두 내게 처음으로 쏟아 붓는다.
난 교회 서적을 갔다주며 읽어라고 했더니
그 두꺼운 책을 이틀만에 뚝닥.
난 터미널로 배웅을 했다.
그애를 보내구 난 한참을
백화점 분수앞에 앉아 넋을 잃고 있다가
그애가 가리켜준 그애 엄마께 처음으로 전화를 넣었다.
"참말로 선옥이라?"
하면서 너무도 반가워 하셨다.
잘했다고 하신다.뭘 잘했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마도 우리들에 못다이룬 사랑을 다 풀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거 같았다.
그해 봄에 내가 죽잎을 좋아한다고
그애가 엄마께 얘기해서
택배로 죽잎이 한박스 왔다.
그냥 참 좋은 친구가 되어 있다는걸 알았다.
님들 이 이야긴 너무도 순수한 얘기이니 욕하지 않기....
※동문에서 올렸던 글인데 1편으로 대충 마무리 지었더니
더 구체적으로 해달라고 난리 치는 바람에
님들 가슴이 두근거리게 할 만치
싹 밝힐겁니다.기대 하시라~개봉박두
나도 이곳 삶방에다... 나 징그럽게 따라 댕기던 남자친구 글 올린적 있는데... 것도 못 찾겠지~~??...ㅠㅠ 그 친구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거.. 문병 간 얘기... 그 친구한테는 내가 첫사랑 이었다는데... 학교다닐때 한번도 안만나 주고.. 결국 병원에서 30년만에 처음으로 만났었다네...
첫댓글 기다리는여심 메주님 이거 삶방으로 가야 하는거 아니가요 ㅎ....순수하고 여린 첫사랑 입니다...산까치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까이가 울어주면 보고픈 님이 올까요 *^^* 15:56
삶방으로 가야 하는걸 왜 모르겠어요.그방은 태그 음악 금지니까 고민 끝에 이방에 주저 앉았다우~~ 16:30
ª 멋대로 ª 메주님~!! 글 잘못 올리신것 아닌지요...? 이글 다른곳으로 가야 하는것 아닌지... 첫사랑이라~!! 그게 언제인가........기억이 가물가물, 메주님의 첫사랑 아직도 따듯하겠죠-!!?? 16:02
다 식었어요.삶방은 태그 음악 금지니까 그래요 16:30
가슴시린달 아직까정 메주씨는 첫 사랑을 가슴에 담고 계시나벼~~ 난, 반창회 가니 저절로 그 첫 사랑이 도망을 가던디..지금은 훌가븐 입니다.. 낼 또 와야 될 랑 가벼요~ 16:11
가슴에 담을게 없어서 묵은 첫사랑 담고 있겠어요? 전번 알아도 생전 전화한번 안하는데...그런 감정 다 없어 졌어요.글을 쓰려니 이런 얘기 쓰는 거지요 16:32
마음속에 한사람씩 담고 있을 첫사랑 ! 풋풋하고 아름다운 그 시절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처럼 때묻지 않고 잘 지낼수 있을까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차분히 읽었읍니다.
담고 있으면 그리움도 고통인데 잊어 버리니 이렇게 편하고 좋으네요~~
지금까지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을 첫사랑 기억이 있음이... 참 부럽꼬만.... 나두 그때 나 좋다고 따라댕기던 남학생중 한넘 잡아서리...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겨둘껄... 그때는 왜 그리 팅기고 다녔는지...ㅋㅋ...
성님 몸은 좀 어떠우?그러게 그때 너무 팅기지 말고 추억좀 맹글지 않구서..이긍~~꼬시당
나도 이곳 삶방에다... 나 징그럽게 따라 댕기던 남자친구 글 올린적 있는데... 것도 못 찾겠지~~??...ㅠㅠ 그 친구가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거.. 문병 간 얘기... 그 친구한테는 내가 첫사랑 이었다는데... 학교다닐때 한번도 안만나 주고.. 결국 병원에서 30년만에 처음으로 만났었다네...
난 나를 학교 다닐때 좋아했었다고 몇년전에 동창들 만나니까 나중에 전화와서 시작해 보자고 하는데 딱 짤랐는데 글쎄 그애가 올해 9월달인가? 갑자기 쓰러져서 죽었다고 동창들이 문자오고 카페에 공지방에 올라와 있더라구...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요즘 애들은 첫사랑이나 제대로 있나 모르겠어요~
참으로 대단하신 용기입니다... 앤간한 댓보로는 이렇게 밝히기가 어려울거 같은데,,,메주님의 진실한 글에 한표 드립니다.. 기대됩니다..
그런거 저런거 다 감추면 삶방이 썰렁하고 재미가 없자나유ㅜ~~우리네 나이도 있고 그거 감추고 있다 죽그니 밝혀서 여러분들 웃게 할수만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안그렇습니까? 요지기님?
ㅎㅎㅎㅎ 에구~!! 댓글까지 몽땅 옴겨 오셨군요...고생 하셨습니다 메주님~!! 알~~라~~~봐~~유. -^^*
알아븅도 아니고 알라를 보라니~~이궁~~메주한테 알라 업혀 놓으면 냄시 난다고 알라 안자고 울어유ㅜ~
누구나 첫 사랑은 있죠 쉽게 풀어 놓을수 없는 사연들 쉽게 쏟아 놓은 메주님 대단 하십니다 ~~~~~~~ㅎㅎ
역시 메주는 어딜 가나 냄새만 풍기는 문제 덩어리 맞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으로 아름 다운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뒤돌아 보면서 옛 추억과 기억 속으로 들어 갈수 있음이 행복이 아닐런지요... 엤날이 생각 납니다.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했든 첫사랑 이야기 말입니다....ㅎㅎㅎ
그당시엔 가슴만 두근 거리다가 끝난 분들도 많을 겁니다.그러고 보니 저도 손잡고 걸어본적 한번도 없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
선옥아!~~니 그날 아무일 없었지를...ㅋㅋㅋ
아무일 있었나? 아아 없구낭~~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 메주님 첫사랑 궁금해서 여까정 따라 왔어요~ 남의 첫서랑이 왜그리 궁금혀 가지구서리.. 미소 머금꼬 가유~
멀리 오시느라 신발 다아 닳았네~~~~에휴~~고무신 닳으면 발 시려운데.....
ㅎ순수했던 메주님의 첫사랑이야기 잘 보구 갑니다 ...좀 아쉬움이 남네요 ..서로의 마음을 몰랐을까요 ...그래서 첫사랑은 이루어 질수 없는...메주님 ...다음편 기대 합니다 ..^^*
첫사랑 이루어진 우리 동기들 몇쌍 있어요.만나서 이제 헤여질때도 안됐냐고 하면 웃으며 지겹다고 해요.
꼬리까지 옴기시느라 욕봤심더 ㅎㅎㅎㅎ 선옥님이구낭 ^*^;; 누구나 가슴깊은 곳에 첫사랑이 들어않아 있지요 ..순오기 첫사랑도 생각난다요 ^*^;;
생각나면 얼른 써 봐아요~~쓰는 재미도 쏠쏠하던데...
근디 좀 싱거워라...중요한 대목에 힘을 줘야 아슬아슬 해야 한다고 하나.. 두근반 세근반 하는 찰라를 잘 기억해봐유~~~~~~~~~
고거이 다 나오니 기둘리세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누구나 갖고있을 첫사랑 얘기지만 가슴은들을때마다 설래이고 두근거리내요...다음편기다릴께유~~~``
에고 올른 올려야 겠네요~티비만 보고 있었네요~연두빛님 봄이 그리워 지네요.연두빛 새싹 생각에...
읽으면서 그 솔직하심에 제가 쬐깨 걱정이 되는건 왜일까여~? ㅎㅎㅎ~. 메주님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솔직해야 되유ㅜ~~이제 지가 시집갈것도 아니고 이것 저것 다 고짓말로 쓰면 글이 실감도 안나고 읽는이를 우롱하는 거잖아유ㅜ~~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 어느 소설책을 읽는듯한 느낌이네요....생동감있고...흠..이편 먼저읽었으니 삼편은 정상적으로 읽어야지..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장상적으로 읽어 주세요~실화이니요.~
3편을 읽다보니 넘 좋아서 1편을 찾아 읽게되었구만유.. 잔잔한 감동이 밀려와유~~~.
봉황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