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를 소개해드리기 앞서 1년 전 구매해두었던 가전, 가구 설명을 빼놓을 수가 없겠네요. 전셋집으로 시작했기에 고가의 가전, 가구는 최대한 사지 않았어요. 주방 공간이 협소해 거실에 다이닝 테이블을 두고 소파에 앉아 식사를 했었고, 나중에 이사 갈 것을 염려해 맞춤 옷장을 짜지 않고 이동과 조립이 자유로운 시스템 옷장으로 드레스룸을 꾸몄습니다. 그 밖에도 기존에 있는 가전, 가구들을 버리거나 바꾸지 않고 조화롭게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저희 공간의 목적이었습니다 :)
1. 내가 원하는 공간별 인테리어 구상하기
3가지 POINT
1. 기존의 가구, 가전이 어우러지는 인테리어
2. 정리 장애를 갖고 있는 우리 부부. 수납공간은 최대한 많이
3. 어느 곳에서든 독서,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문화 공간의 분위기 만들기
저희는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테리어 구상을 하였습니다.
처음 들뜬 마음으로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에 상담을 다니기 시작했지만 비용 문제가 가장 고민이었어요. 가용 예산보다 몇천만 원 정도 오버되다 보니 포기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남편은 각 공간마다 서로 원하는 이미지를 구상해서 취합하고, 그걸 공간별로 PPT로 만들어 시공을 위주로 하는 업체를 선정해 진행하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처럼 3D 구현을 할 줄도 몰랐고 인테리어 관련한 지식도 별로 없었지만, 처음 꾸미는 우리만의 공간인 만큼 그 당시의 험난한 과정들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2. 도면과 배치도
저희 집은 방 3, 화 2의 29평 판상형 구축 아파트로 거실과 서재 발코니는 확장이 되어 거실, 침실, 서재 이 세 공간의 크기가 거의 비슷했어요. 기존의 가구, 가전을 그대로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오늘의집'의 온라인 집들이에서도 좋은 레퍼런스 자료들을 찾아보고, 위와 같이 배치도를 그려보았습니다.
아래처럼 공간별 가구배치와 원하는 무드의 사진을 여러 장 보여드리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설명하면서 꼭 반영되어야 할 부분은 항목별로 정리해 시공업체에서 내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산추가 이슈로 캔슬되었거나 시공업체와의 소통문제로 100% 원하던 결과물이 나온건 아니었지만 인테리어가 쉬운게 아니라는 것을 한번 더 느꼈고... 다음에는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3. 우리의 일상 루틴에 꼭 맞는 공간으로현관
현관에 중문이 없던 집에서 1년 정도 살아본 결과 공간 분리가 되지 않는 점이 가장 불편했어요. 신발장 공간도 협소해서 진열하고 남은 신발들은 베란다 별도 공간으로 보관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중문은 필수! 신발은 충분히 보관할 수 있게 신발장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어요.
Before
After
비포 사진보다 신발장 공간이 조금 더 넓어진 걸 볼 수 있어요. 거실 공간을 조금 양보해 현관 공간은 조금 더 확장했고, 양쪽에 신발장 설치해서 수납공간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겨울 외풍과 벌레 차단의 효과가 있을 거 같아 중문을 설치했는데 특별한 디자인은 아닌 기성품이에요. 집의 컬러 무드에 맞게 연그레이 시트로 톤만 맞추어 주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기능에 충실해 만족스럽습니다.
이곳에 작은 포인트가 있다면, 현관 위 센서등이 현관등 뿐만 아니라 중문을 지나 거실쪽에 있는 매입등에도 불이 같이 들어와요. 작은 요소지만 늦은 시각 집에 들어왔을 때나, 집에 후다닥 들어가 무언갈 가지러 가야할 때 불을 따로 켜지 않아도 돼 편리해요 ・ᴗ・
현관 왼쪽엔 전체 신발장으로 짜고 전신거울과 하부 간접등을 설치했습니다. 남편 발이 280이 넘다 보니 신발장 폭은 조금 더 깊게 제작하였어요.
현관 타일은 테라조 타일인데 큼직큼직하고 비정형화된 패턴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거실
Before
After
거실의 베란다가 확장되어 있긴 했지만 내력벽 기둥은 남아있었어요. 내력벽은 철거가 불가능하다 보니 아치형 곡선으로 살려 포인트를 주고 싶었고, 통일감 있게 반대쪽 천장도 곡선으로 마무리해 아늑한 공간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테리어 전 비포의 모습은 오래된 마루와 오버 몰딩, 대리석 포인트 월 등으로 예스러운 무드가 가득한 모습이었어요. 심플한 인테리어를 원했던 저희 부부는 이 부분을 철거하고 깔끔한 여백 느낌의 한쪽 벽을 유지하고 있어요.
소파, 6인용 다이닝 테이블, 벤치는 같은 시리즈로 일룸에서 구매했어요. 거실에서 언제든지 차를 마시면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려면 높이가 낮고 편안한 소파보다는 높이가 조금 높은 소파가 좋겠다 생각했어요. 물론 저렇게 소파 다리가 길어 청소할 때도 큰 불편함이 없어서 좋습니다. 다이닝 테이블도 가로 길이가 1800인데 너비가 좁게 나와서 틈새 공간에 배치해두어도 좋더라고요. 벤치 의자는 쿠션을 탈착하고 이렇게 화분 렉처럼 활용하기도 합니다.
저희 집의 낮과 밤은 컬러무드가 달라져요 :) 우물천장 등만 주광색이고, 밤에 켜지는 모든 조명은 주백색 계열로 포근하고 따듯한 느낌을 줍니다.
거실 속 포인트 ① 빔프로젝터
요즘 TV가 참 예쁘게 나오긴 하지만 저희 부부는 TV 없는 심플한 공간을 원했어요. 빔에 대한 로망도 있었던 터라 유튜브, 영화, 방송 등을 원하는 공간에 비치해 볼 수 있는 초단초점 빔으로 TV를 대신하였습니다 :) 이 빔의 활용도는 밑에도 나오겠지만 원하는 곳에 빔을 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활용이 가능하답니다.
그레이 템바보드 스툴은 의자로도 활용하고, 이렇게 빔을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해요.
거실 속 포인트 ② 실링팬
실링팬은 인테리어를 구상하면서 가장 확고하게 하고 싶었던 디테일이에요. 어렸을 적 실링팬의 추억도 있고ㅎㅎ 에어컨보다는 선풍기 바람을 좋아하는 저에게 실링팬은 딱이었죠.
올 화이트 실링팬을 고민하다 우드+크롬의 소재 믹스 매치된 실링팬으로 최종 결정하였는데, 메탈릭한 크롬 느낌 한 스푼이 저희 집 곳곳의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 집이 전체적으로 덜 단조로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메인등이 들어갈 자리에 실링팬이 차지하다 보니 사이드를 활용한 우물천장 조명과 매입등을 이용해 조명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거실 속 포인트 ③ 라탄등
거실과 이어지는 발코니 확장 공간에 수납장을 짜 넣고, 큼지막한 라탄등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처음엔 좀 과한 사이즈인가 싶을 정도로 걱정했었는데 식물들과 같이 배치해놓으니 바쁜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와 거실을 바라볼 때 괜스레 발리 여행을 온 것 같이 기분이 좋아져요.
이렇게 밤에는 라탄살 사이로 비치는 빛이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 준답니다. 때에 따라 거실 다이닝 테이블을 이쪽 확장공간으로 옮겨 남편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거실 수납장
내력벽 뒤쪽인 공간에는 화분을 올려둘 수 있는 공간을 제외하고 상 하부로 장을 맞췄습니다.
수납장 공간 서랍에는 층간 소음도 방지하고 발에도 편한 패브릭 실내화를 수납해요. 예쁜 실내화들도 많지만 온 오프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패브릭 누빔 실내화는 여러 개 쟁여놓고 세탁해서 사용하기 편리하더라고요. 이외에 수납공간에는 사용빈도가 높은 청소와 도구들, 마스크 등을 수납해요.
바닥
곳곳에 우드톤의 라탄과 소품이 있다 보니 저는 바닥도 우드톤으로 하면 어떨까 남편에게 제안했었어요. 남편은 기존에 갖고 있는 소파와 다이닝 테이블, 벤치의자 등과 비슷한 그레이톤 바닥을 추천했고요. 결과적으로 남편 의견을 수용한 게 참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바닥 소재는 폴리싱타일의 로망이 있었지만, 딱딱한 바닥을 오래 걸으면 발이 아픈 저에게는 맞지 않았어요. 타일 느낌도 주면서 전체적인 화이트톤 벽지와 어울리는 LG 엑스 컴포트 텐더 그레이 장판으로 시공했습니다. 두께감도 5T라 층간 소음 방지에도 좋다니 나중에 아이를 키워도 아랫집에 조금은 배려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방
사실 주방은 모든 아내들의 로망이잖아요. (물론 요즘은 남편분들의 지분이 커지고 있지만요. ㅎㅎ) 구축 아파트 구조상 꼭 냉장고, 김치냉장고 옆면이 큼직하게 존재감을 나타내며 배치를 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결과적으로 기존 가스레인지 자리에 냉장고를 쏙- 넣어 보이는 면적을 최소화하였고 반대로 냉장고가 있던 자리는 인덕션으로, 김치냉장고와 식탁이 있던 자리는 기다란 하부장을 짜넣어 그릇, 용기, 냄비 등 주방용품과 관련된 것들을 수납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Before
After
1년전 구매한 다이닝 테이블이 있으니 갖고 싶었던 원형 테이블은 마음속 위시 리스트에 넣어두었고요 (하하..) 공간 활용을 위해 "ㄷ자" 아일랜드 상판으로 식탁겸 요리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남편과 저는 키가 조금 큰 편이라 아일랜드 장 높이는 950mm로 최대한 높였고, 우드스툴도 싱글 라이프 때 사용하던 아이템인데 버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