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아슬한 꼭대기의 까치밥처럼
잘 익은 사람의 얼굴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곳..
모놀의 가을이 그러지 않을까!..
마음이 달려가는 길은 아무리 지워도 지워지지 않아,
일박이일로 예정했던 시엄마 칠순기념 가족여행을 맏며느리의 권력을 휘둘러
당일치기 여행으로 바꿔 놓고 봉화 답사를 감행했다..
그렇게 하길 잘했다..
안 그랬으면 모놀의 해외여행 후유증 3개월을 당일 여행에서 느낄 뻔 했다..
터키여행 열흘을 다녀오니
집에 강아지 한마리가 새식구가 되어 있었다..
발꼬락이라도 닿아야 잠이 드는 남편은
찾아도 없는 마누라 발꼬락 대신에
강아지의 발꼬락에 의지를 하고 열흘을 견디어 냈다~
그 터키여행 이후로
아침잠을 달콤하게 연장시키던 남편의 팔베개를
강아지한테 빼앗겨 버렸다!..
빼앗긴 들에 봄은 다시 오지 않았다..
답사날 아침에도
서늘한 새벽기운에 알람없이도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가 서러워 남편 밥해주기 싫을 때마다 두고 두고 울궈 먹으려고 한다..
세상에..마누라는 감기가 걸리거나 말거나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끓어다가 강아지(우주)를 덮어 줬으니..에효~..
참..이 강아지 이름 우주(宇住) 는 우리집에서 오래 살라고 남편이 지어준 이름이다..
강아지 답게 뽀비..뗑이..짭새 ..네오..후리릭등 을 권장을 했지만 남편은 고집을 피웠다..
잠시..
이건 후기가 아니네..아웅~~...
난 후기에 서술이 길어서 후기가 암 내용이 없다니껜,,ㅎㅎ
뭐..암튼..그래서..
남편의 팔베개에서 잠이 깨는으로 시작하는
간지러운 아침이야기는 쓸 수가 없는 여인이 되어버렸다~..ㅎㅎ
[팔베개뿐만 아니라 아주 둘이 코를 맞대고 잔다]
3개월 답사를 못 간사이 모놀엔 새로운 스타들이 많이 등장했다..
궁금했던 님들의 닉과 얼굴을 확인하며 인사를 나누며 버스에 타니,
향기야님의 결혼 답례 떡이 따스하게 다음 차례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잔치 후에 나누는 이런 포근한 정들~..모놀이 아니면 어디서 배우고,
어디서 이 마음들을 느낄까..!..
배고픈 순간마다 위를 잠재우며 행복하게 해 주었다~..
부석사다!..
몇 년전 부석사를 다녀 온 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절집 중에 한 곳이 되어버린 곳..
아련하게 그리움에 젖어 걷고 싶었던 길은
대장님과 법명스님의 사이에서 시소놀이 하듯 까르르 웃음의 길이 되어 버렸다..
물안개라 착각을 하게 했던 분수대도 그 모습대로
날 기억하듯 무지개를 피워 올리며 반겨 준다~..
고마워~~..내 그리운 부석사..물입자 하나 하나가 하늘로 날아가
가을볕에 마르는 모습을 보며 가을 하늘에 미소를 보낸다~..
당신을 환영해요~~하는
플랭카드처럼 나부끼는 노랑 은행잎 길을 지나
단풍나무 터널길...
예전엔 붉은 사과가 노랑잎 사이에 보란 듯 자태를 뽐 내였을 자리에
베어져 버린 나무의 아픔마냥 붉은 황토 빛이 어지럽게 보인다..
멀리 한두 그루 보이는 사과나무를 찾아 과거의 그 기억에 투영시켜본다..
멋모르고 첫발을 내딛었던
9품만다라 극락정토 가는길의 첫걸음
하품하생 막돌을 쌓아 놓은 석축 앞에 대장은 다시 섯다
대장의 따뜻한 심성이 느껴지는 모습들..
버려지고 남은 것들, 소외된 것들, 하찮은 작은 것들에 애정을 느끼며
큰 의미를 부여하는 대장은
우리 눈에 평범한 축대 같은 모습을 마음속에
우리민족의 정신처럼 크게 자부심을 키워 놓는다..
의상대사의 원융사상은 이처럼 석축에서부터 보여지고 있다..
큰돌 작은돌이 모두모여 하나가 전체가 되고 전체가 하나가 된.
일품일품 위로 돌계단 올라가며 내 업이 하나 둘 씻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사라졌다..
그저..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그저 미소짓게 살다 가게 되기를
마음안에 차곡차곡 쌓아 본다..
천상의 계단처럼 끝없이 이어질 거 같은 그 돌계단이
상품상생의 안양루에 이를 때..마음의 평온이 온다.
멀리 보이는 소백산의 모습은 마음먹기에 따라
어느 장소에서도 극락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 같다..
지붕의 서로 다른 모양이 안양루
그 화살이 앞의 소백산맥으로 날아갈때.
마지막 무량수전에 이르는 길은 좀더 가볍기를..
무량수전 기둥에 한참을 서 있었다..
속세 아래 중생을 향하여 열려 있던
부처님은 자비를 느껴 보고 싶었는데..
그 순간 머리는 텅 비고 가슴엔 시원한 바람이 분다..
너 자신부터 알아야지..부처님과의 대화를 시도해 본다..
아직은 때가 아닌 듯..
그저..미소만 지으신다..
석등의 공양보살상의 편안한 미소에 넋을 빼앗기며,
내가 짓는 미소가 그 모습에 다가가기를,
나를 바라보며 누구나 편안한 눈인사 하나 건네고픈
사람이 되기를 부석사 무량수전의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빌어 봤다..
늙어도 고운 나뭇잎이 바스락 소리내며 구르고,
감인지..사과인지 구별 안되던 붉은 빛들의 향연을 지나
트럭을 타고 들어간 봉화의 송골마을..
가을 속으로 사람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칼칼하게 입맛을 돋구던 맛깔진 반찬들로 점심을 먹고
내 손으로 처음 사과도 따보고 젤 큰 걸 골라서 한잎 베어 물었다..
욕심을 버리자고 했건만, 부석사 떠난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젤 큰 사과를 베어문 나는 배가 내내 힘들었다..
[젤 큰 사과 하나를 다 먹고..]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사노라면 어느 땐 먼 거리인 듯 느낄 때도 있지만,
이런 순간들이 오면 우린 다시 하나가 된다..
노래를 부르며 소리로 서로를 만져 보고 느껴 본다
그리고 손을 잡고, 어깨를 잡고, 서로를 업고 돌며
진한 체취를 서로의 가슴에 남겨 둔다.
그러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면
먼저 가슴을 적시는 것..어떤 뜨거움이 울컥 올라온다..
언제부터가 시작였을지 모르는 모놀 종족들의 시간은
이렇게 기억 속에 윤회하며 ,
눈으로 볼 수 있는 깊은 물길 하나를 봉화에 또 만들어 두고 온다..
어느 지친 하루..
그 곳을 지날 때..
목말라 마신 한잔의 물에
그 시간의 노래 소리들이 졸졸졸 귓가에 전해지겠지..
아름다운 사람들..아름다운 모놀...
그 이름으로 다시 일어서
가을길로 다시 걸어갈 수 있겠지...
첫댓글 아름다운 사람들..아름다운 모놀...아름다운 들바람...모놀이 아니였음 우리가 오데가서 이렇게 재미나게 놀아볼꼬? 그쟈??
그러게~..어제밤도 그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가을밤을 노랗게 물들이며 울레오 생각 많이 나더라~~ㅎㅎ..그대도 그래서 전화한거지!..ㅎㅎㅎ...
아이고~~이게 울매만에 보는 들바람 글인고~~~ 야곰 야곰 읽어야긋네. 아껴서리...
ㅎㅎ 언니~..대장님이 내 사과 빼앗아 갈까봐~~..
의미있는을 강조하던 대장님 말처럼 이번 답사야말로 들바람과 함께여서 더욱 의미있었답니다^*^
비비안언니의 멋진 패션 센스를 힐끔거리며..저도 의미있게 공부했습니다~~ㅎㅎ..너무 멋진분!..ㅎ
글이 참 맛있다!!! 저절로 바람 결에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릴 듯한 삶의 운율이 실려있는 글, 모놀은 재주꾼만 모이는 곳임을 또 확인한다. 들바람! 그냥 나온 별명이 아니구나...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도 반가웠지만 글까지 더해지니 더더욱 행복해집니다. 바람날 땐 꼭 저도 불러주세요^^
세상의 풍유를 모두 섭렵한뒤 편안한 미소를 보이며 뒤로 물러나 있는 듯 한 경지가 느껴졌습니다~..모놀에 꼭 필요한 또 한분이 덜깬주님이세요~~..앞으로도 기대 많이 할께요~~ㅎㅎ
우째 그래 글도 잘 쓰시능교??? 크!!!
스님~~~~~~~부끄럽사옵니당~~~~~.....감사해요~..ㅎㅎ
역시 그대의 글은 맛이 있단 말야~~
아이고~..우리의 살아있는 시인한테 듣는 말씀이라 기분은 엄청 좋습니다~~..감사해요~~달새님..ㅎ
멋진 들바람님! 글도 주인 닮아 아주 멋집니다. 뒤로 뒤로 가보시면 제가 찍은 멋진 들바람님 사진도 있답니다. 요번 답사.....^^*
은사시랑 찍은 사진 저도 무척 맘에 들어요~~..포니님 멋지게 찍어 주셔서 감사해요~~점점 포니님 한테 빠지는 이 맘도 받아주세요~~~ㅎㅎ
여차했으면 내가 강아지이름이 될뻔했네 ㅎㅎㅎ~~~ 이것도 예쁘고, 저것도 예쁜 들바람님^^*^^
ㅋㅋ..언니를 강아지로 만들수 없어서 후리릭 으로 바꿨다~..ㅎㅎ..이쁜언니~~나도 언니가 이것도 예쁘고 저것도 예쁜디..이심전심이여?..ㅎㅎㅎ
다시 야곰 야곰 읽었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편 씩은 올려주오.
언니의 야곰 야곰 읽는 정성에 글 한자가 소중하게 느껴져~~ㅎㅎ 고마워~~~ㅎㅎ..
오랫만에 여인네의 글을 접하니, 내 입술은 귀밑으로 찢어지고, 내 눈속은 눈물로 가득 찹니다.
땡이야~~네가 촉촉한 눈길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니 내 가슴이 촉촉해진다~~ㅎㅎ..어젠 잘 들어갔지?...건강 조심해.....
들바람님.. 오랜만이여서 내심 얼마나 반가왔던지... 새콤달콤한글.. 상큼하게 읽었답니다^^*
새콤달콤의 원조는 늘푸름의 미소인데..ㅎㅎ..감사해요~~저도 그 한편에 낑가 주셔서~~~ㅎㅎ..
바바리 옷기슬 이빠이 세우고 깔창치며 과천 은행나무 잎새을 발부며 걷고 시픈 가을여인처럼 느껴짐니다..다시 야곰 야곰 읽어도 실증나지 .찐한향기가 황홀한 거시기을 생각하게끔 맹글며..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그렇게도 턱 애기하면 머리털 죄다 쥐어뽀바분다해도 머리숫이 많는가봅니다..지는 거시기로 바께 표현 못합니다...어머나....가을 바람이 잔잔한 둠봉에 짱돌을 던짐니다..원을 그리며 퍼지는 물살처럼 떠나고시픈 계절입니다..ㅎㅎㅎ
답글 또한 명문입니다! 걸출한 글에 윙크를 얹습니다
동추님~~한번으로는 이해가 안되서 두번 읽고 그리고 다시 소리내서 읽고 참새언니가 옮겨놔서 또 읽고....꼬리글을 열번정도 읽으거는 첨입니다~~..ㅎㅎ..그만큼..매력덩어리라는 거지용~~~..ㅎㅎ 쌩유~~
멋진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해요~~..인아언니의 글이 정말 재미있고 신선했어요~~~ㅎㅎ..
바람언니 봐서 참 좋드라아-ㅎ 서론은 길수록 재밌고 본론도 알차네요. 우주와의 사랑전쟁이라니-ㅋㅋ
나도 엄지왕 보면 웬지 기분이 참 좋아지는거 있지..!..더구나 작은엄지왕까지 만났으니..아직도 그녀석 웃는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네~~...또 데리고 와~~ㅎㅎ..이쁜두여인..ㅎ
들바람님처럼.....글도 참 멋지군요...가을향기만큼..신선합니다...자주 글에서 만날수 있기를 기대함다......ㅋㅋ
안다여사님~~ㅎㅎ.어제도 저를 실망시키며 처자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셨지요~~ㅎㅎ..언제쯤..저보다 언니로 보이실래요?..ㅎㅎ..그 때까지는 걍~~친구먹을 거니깐 알아서 하세요~~~ㅎㅎ
캬~~~~~~~~~~~~~~~~~~역쉬~~~~~~~~~~~~~~~~~~~~~~~~~~~~~
답글도.. 캬~~~~~~~~~~역쉬~~~~~~~~~~~시원하니 영웅님 답다..ㅎㅎ
이렇게 좋은 재주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동안 왜 후기 안썼대요. 괘씸죄에 걸렸음~~
저의 죄를 사하시고 사과만 빼앗가 가지 마세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요산님의 유머를 순간 알아들으며 웃음이 터지는 사람은 행복한거죠?..ㅎㅎ...하하하!..제 가슴이 빈약하며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ㅎㅎ
포즈여사....들바람님~ 언제 배흘림 기둥에 기대 봤노?....ㅎㅎ 인도 갔다 오면 제2의 우주 가 하나 더 느는게 아닌가.....글을 읽으니 저절로 미소가.....ㅎㅎ 답사에서 자주 보자구요....^^*
위드언니~~...소녀처럼 미소짓는 언니랑 같이 포즈한번 취해보는건데..ㅎㅎ..제 2의 우주가 생기지 않게 언니 빌어주세요~~ㅠㅠ..양팔을 다 빼앗기게 생겼어요~~~ㅠㅠ
들~~~~~~~~ 웬일이여!!! 부석사는 도저히 넘치고 넘쳐서 안되겠던 모양이여^^; ㅎ ㅎ ㅎ 난 우주만 눈에뵈고 천하장사는 왜 못봤을까 ㅋ ㅋ ㅋ ㅋ 이제보니...ㅎ ㅎ ㅎ 암튼....자주 올려줘
왜?..천하장사 보니 웃겨?..~~~..내 눈에선 피눈물이 나고만,,ㅎㅎ...모두들 그대의 글을 목말라 하고 있더이다~~...어제 번개에서도 그대의 글이 그립다 하고~~ㅎㅎ..
바람 바람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이려오 후기에서도 바람을 이르키는군 ^^ 으음 아주 잘하고 있는 일이예요 부탁 있는데 블어주면 안될까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참새가 말한데로 일주일에 한편씩 서정시 올려주길 간곡히 부탁하나이다 ㅍ
이쁜언니~~스몰에스라인 원조언니는 뭔 손이 그리 크데..세상에 그 커다란 두부를 다섯모씩이나 사와가지고 맛있게 먹었지만..ㅎㅎ..암튼..모놀의 거인이야..언니는~..보이지 않게 애쓰는 그 모습들~..그래도 다 보이니 어째~ㅎㅎ..늘 배우고 감사하고 있어요~~..
캬~~~~~~~~~~~ !!!!! 카수는 노래에 따라 삶의 형태가 변한다카는데....모놀식구들은 닉에 따라 사랑도 움직이나 베...ㅋㅋㅋ 들바람이라 안지었으면 뭐라켔슬까??? 그대이름 바~람 바~람 바~람, 모놀의 들바람이요~~!!!^^*
언니~~..한편의 시같은 사진이랑 멋진 글...아직도 가슴에만 담아 두고 있는겨야~~?..ㅎ 언릉 올려봐~~..언니 가슴을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 거기서 나오더라구~~ㅎㅎ..뭐든 잘하는 멋쟁이 사랑언니~~..
그대 수필가로 데뷔 하시오~ 당좡~
아이고~~..그런소리 말그라~~모놀의 글쟁이들이 뒤에 줄서 있으면 앞이 안보인다~~ㅎㅎ..고맙네..이쁘게 봐줘서~~~당신 체력 짱이야!!...웬 등산을 그리 잘하노?~~ㅎㅎ
가을을 하얀 눈이 다 덮은 지금에사 이 글을 봅니다. 사과 광주리 안고 찍은 들바람님의 모습 정말 멋지고 예쁩니다. 그 예쁜 모습에서 또 이리도 예쁘고 감칠맛 나는 후기가 나왔군요. 사과처럼 싱그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인도에 다녀 와서야 님의 꼬리글을 읽습니다~..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부족한글에 꼬리를 남겨 주셔서 감사드려요~..구슬옥님~~답사때 꼭 오세요~~..모놀 송년회때도 나오시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