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1000을 돌파한 원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경제상황을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즉 GDP 성장률이 10% 내외에서 움직일 정도가 됐다거나 경상수지 흑자가 시중 유동성을 넘치게 할 정도로 많다든지, 경기 순환 주기에 따라 ‘경기는 수급과 재료에 우선한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는 증시 격언처럼 경기 고점에 앞서 주가 고점이 온 경우 등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이게 결코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6%선을 기록했던 GDP 성장률이 3∼4%대까지 낮아지고 경상수지도 적자로 반전될 우려가 나오고 있어 주가가 지난해 만큼 신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물론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미국 경기와 주가 동향, 외국인 매매 등 우리 주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다른 변수들도 잘 살펴봐야겠지만, 주가는 무엇보다 경제의 움직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이제 지난 25년간 마음 속에 새겨온 증권 투자의 ‘금과옥조’ 10개를 투자자들께 전하고자 한다.
첫째, ‘꿈’이 있는 주식이 장수하고, 그 가치는 반드시 주가에 반영된다.
주가는 눈앞의 이익이나 현재의 모습을 반영한다기보다 미래의 기대 가치를 앞당겨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세보다 저평가된 가치주는 언젠가 제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인데, 2000년 초 흥구석유 주가가 한 달 만에 4만원에서 100만원 가까이 급등한 데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그간 우리 주식시장의 주도주를 살펴보면 1980년 전후의 컬러TV 관련주, 1985년 이후의 자동차 관련주, 그후의 반도체와 이동통신 관련주, 그리고 최근의 벤처기업 주식 등 당장의 실적보다는 꿈을 키워가는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주식 투자는 인내의 싸움이다.
좋은 종목을 낮은 가격에 사긴 했지만, 너무 일찍 팔아버리는 바람에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뒷골목의 쓰레기통들을 뒤져댄 끝에 롯데제과 제품을 먹고 버린 포장지가 유난히 많은 것을 발견한 한 친구는 2001년 초 1주당 10만원대에 롯데제과 주식을 샀다가 15만원에 팔았는데, 그후 70만원까지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허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셋째, 결단을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사야 할 때와 팔아야 할 때 생각에만 그칠 게 아니라 즉각 행동에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바닥권에서 사는 건 쉽지만, 상투권에서 파는 것은 훨씬 어려운 것 같다. 아마도 사람의 욕심이 바닥권에서보다는 상투권에서 더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천정 3일, 바닥 100일’이란 증시 격언을 염두에 두고 1년에 한두 차례 오는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특히 손절매를 해야 할 때는 과감히 매도한 후 더 낮은 가격에 그 주식을 다시 사서 주식 수라도 늘려놔야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이겨야 성공
넷째,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자기 자신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2001년 여름 대구은행 주가가 1500원이었는데, 실적 호전을 기대한 한 투자자가 액면가인 5000원이 되면 팔겠다고 결심하고 100만주를 사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주가가 계속 뛰어올라 2002년 봄에는 8000원을 넘어섰다. 주가가 그 수준까지 오는 동안 팔고 싶은 충동이 얼마나 컸겠는가.
아무리 상승세라 하더라도 주가가 출렁거리면서 올라갈 때는 100원이 오르내리는 데 따라 계좌에서 1억원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니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는 매일 전광판 시세를 들여다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는 고민 끝에 대구은행 주식 100만주를 실물 주권으로 찾아 장농 속 금고에 넣어뒀다고 한다. 주가가 흔들리면 팔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봐 금고에 ‘다시 한번 생각하라’는 글을 써붙이기도 했다.
다섯째, 주식 투자 자금과 실물 자금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한 투자자는 1만원짜리 주식 5000주를 매입했다가 주가가 2만원까지 오르자 팔려고 하다가 그만 매도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그후 주가가 1만8000원으로 떨어지자 아예 팔 마음이 사라졌다고 한다. 2만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이 하락했으니 1000만원(2000원 × 5000주)을 손해봤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1000만원이면 소형차 한 대 값인데, 다시 오르면 팔자’고 기다렸다가 주가가 더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손실을 키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