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 골프를 시작하고 연습해 4년 만에 세미프로 테스트에 최종 합격한 이창훈(20·해남공고)학생이 화제다.
해남에서 골프를 배워 세미프로에 합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창훈 군은 마산면 상등리 그린골프연습장에서 이석훈(33) 프로로부터 첫 입문부터 현재까지 지도를 받고 있다. 이 프로는 지난 2005년 해남에서 최초로 세미프로에 통과했으며 서울에서 실력을 쌓다 지역의 후배양성을 위해 해남에 내려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창훈 군은 고등학생이라는 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했음에도 4년 만에 세미프로에 통과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현재 해남공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창훈 군은 "아직까지는 실감이 되지 않는다"며 "부모님과 지금까지 골프를 지도해 준 이석훈 프로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역내 골프 관계자들은 "해남에서 골프에 입문하더라도 대부분 서울 등으로 올라가 배우는데 창훈이의 경우에는 해남에서 골프에 입문해 해남에서 실력을 쌓아 세미프로가 된 첫 케이스다"며 "보통 세미프로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7~8년 걸림에도 창훈이가 4년 만에 통과한 것은 해남의 골프 수준과 인재양성 능력을 반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창훈 군은 지난 10~11일 군산CC에서 개최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Q스쿨 프로테스트에 3위로 최종합격했다. 이번 대회에는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예산 등을 통해 60명만이 통과했다.
이번 세미프로 테스트에서 창훈 군은 첫날 74타, 둘째날 72타(이븐파)를 기록했으며 1위와는 1타차로 아쉽게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군산CC는 프로대회에서도 이븐파를 기록한 선수가 우승을 하는 등 어려운 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창훈 군이 처음 골프를 접한 것은 4년 전 해남공업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 체육수업을 통해서다. 당시 수업 중 창훈 군의 재능을 발견한 체육교사는 그린골프연습장 이석훈 프로를 소개시켜줬으며 이때부터 정식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 사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이 씨의 부모인 이인철(46)·임옥님(40)씨는 자녀의 꿈을 위해 흔쾌히 허락했다.
방과 후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창훈 군은 매일 그린골프연습장에서 살다시피하며 훈련에 임했다.
이 프로는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초등학생 때부터 골프에 입문하지만 창훈이는 고등학생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했음에도 4년 만에,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다른 선수들보다 빨리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의지와 노력이 일궈낸 결과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프로는 "지역에서 골프를 배우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로 창훈이를 통해 시골에서 골프를 배워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시합경비, 장비 구입비, 레슨비 등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 프로는 지역내 후배양성을 위해 창훈 군을 적극 후원했다.
창훈 군은 내년부터 2부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투어 시합경비만 3~4000여만원에 달해 경비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때문에 창훈 군의 후원회를 결성해 해남 홍보와 함께 지역의 인재양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박 모씨는 "완도가 최경주선수로 인해 한순간 전국에 홍보되는 효과를 누린 만큼 해남도 이창훈 선수를 통해 해남을 전국에 알리고 지역내 골프인재양성에도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 골프인생의 시작점에 선 창훈 군의 다음 목표는 프로골프다. 2부 투어에서 상금랭킹 상위를 차지할 경우 프로로 올라가며 또한 정식테스트를 통해서도 프로를 통과할 수 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창훈 군은 내년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오늘도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