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마지막 주 금요일 토요일, 부산대 첫 복지순례 다녀왔습니다.
23살 알차게 보내고 싶은 저의 마음과,
함께 하고 싶은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학우분들과 한남대 혜인이 마음,
그리고 돕고 싶어 하시는 새벽백성사회복지사사무소 전효민 선생님의 마음이 한데 모여
3월 복지순례 거창에서 즐겁게 누렸습니다.
5시에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7시 10분 쯤 거창에 도착했습니다.
오랜만에 터미널에서 선생님 댁까지 걸어가는 길이라 거창 주민분들께 길을 여쭤가며 찾았습니다.
선생님 댁에 도착하자 맛있는 김치찌개 냄새가 먼저 저희를 반겼습니다.
부엌에는 전효민 선생님, 유진언니, 미리 도착한 혜인이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포옹인사하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혜인이가 만들어준 김치찌개에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식사 끝내고 큰 방에 둘러앉아 간식도 먹고 맥주도 마시며 선생님 이야기도 듣고,
우리들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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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중 몇 가지 뽑아서 썼습니다.)
Q. 선생님께서 대학 시절 어떻게 보내셨어요?
A. 내가 재밌어 보이는 활동들은 찾아서 한 것 같아.
'하고 싶다' 라는 것만으로도 내가 이 활동을 해야하는 이유로 충분했지.
대학은 지식의 보고, 원천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듣고 싶은 수업도 찾아 들었어.
방학 때는 주로 사회복지정보원 활동을 했어.
다른 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휴학 후 10개월 필리핀 어학 연수도 다녀왔어.
이렇게 대학생활 보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전국 지리에 능해졌어.
그리고 추억을 많이 얻었지.
대학시절에 만들어 놓은 추억장작, 경험장작, 사람장작으로 인생을 살아나가고 있는 것 같아.
학생들도 대학생활 어찌 보낼지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Q. 거창에서 사회사업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대학시절 정보원 농활로 진안, 장수, 곡성, 거창을 다녀온 적이 있어.
거창이 마지막 지역이었는데, 시골길을 걷는데 정말 아름다운거야.
살고싶을 만큼 아름다웠어.
그리고 4학년 봄이 되던 해 '어디에서 살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걸어서 논밭이 있는 곳에서 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날 이후 부모님과 계속 이야기나누면서 '경남에 있는 군'으로 정해졌지.
그래서 거창군으로 오게 되었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도만 알아도 그걸 따라가면 되니까 충분한 것 같아.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인가요?
A. 내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 아직 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네 그건.
하지만 내 아이 주위에는 이모, 삼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봤어.
가는 길에 열 사람과 인사할 수 있는 아이. 그리고 자연을 잘 누리는 아이가 되었으면 해.
그리고 골목에 내 아이의 또래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나'로 살지 않을까? 그런 나에게서 아이가 물려받을 게 있다면 좋겠지?
내가 누구를 키울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아. 청소년들도 스스로 알아서 자라나잖아.
Q. 선생님께 사회복지에 있어서 영향을 주신 선생님이 계신가요?
A. 고등학교 때, 꿈은 잘 몰라도 세상이 변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어.
그래서 주위에서 사회복지학과를 권유받았지.
착하지 않아도 사회복지학과 갈 수 있다는 말에 사회복지학과로 진학앴어.
그리고 대학시절, 사회복지정보원 활동을 주로 했어.
한덕연 선생님께서 대학 순회홍보를 다니시면서
'사회사업가에게는 사람과 사회가 필요합니다.
약자도 살만하고 약자도 더불어 살아야 하는 사회가 사회다움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듣고보니 나와 생각이 비슷하신거야. 그래서 저 선생님을 따라서 다녀보자, 생각했지.
부모님과 한덕연 선생님, 정보원에서 만난 여러 선생님들이 내게 영향을 많이 주셨지.
Q. 금전적인 걱정을 할 때도 있으신가요?
A.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 '되는 것' 이라고 생각해.
걱정은 통제할 수 없다는 면에서 생각과 닮아 있지.
돈에 대한 걱정과 욕망은 그런 걱정과 욕망을 들게하는 것을 봄으로써 생기는 게 아닐까.
세계 여행 1년을 10kg 남짓한 짐으로 지내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사네,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이미 과하게 살고 있구나, 나의 짐들을 줄이고 싶지.
그리고 살다보면 얻는 것도 많고 얻을 일도 많아.
직장생활 하면서도 받는 월급을 다 써 본적이 없으니 부족함 모르고 지냈고,
사무소 하면서도 그렇다고 생각해.
그리고 시골에서의 생활비가 도시의 생활비보다 낮아.
과연 서울에서 산다면 이런 가치관을 추구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아.
나의 5~10%의 물질에 대한 가치관은 90~95%의 환경이 받쳐주기 때문에 실현가능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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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의 이야기는 새벽 1시 쯤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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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고 약수터까지 오전산책했습니다.
봄볕이 정말 따뜻했어요.
산책 후, 선생님 댁에서 잠시 쉬다가 거창 5일 장 구경갔어요.
어묵도 먹고 선생님께서 추천하신 찹쌀도너츠와 꿀빵도 먹었어요.
흥성흥성한 장날의 분위기는 언제라도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두부집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신 가게에서 먹은 비빔밥도 일품이었습니다.
(연화가 비빔밥을 정말 맛있게 비비더라구요.)
시장투어를 마치고, 장무궁 선생님의 뿌에블로에 가서 가게도 구경하고 테스트용 젤라또도 맛봤어요.
오렌지맛 샤베트에서 오렌지맛이 나는 건 당연한데 정말 오렌지 맛이 나서 신기했어요.
마을도 살고 농민도 살고 농산물도 살리는 아이스크림 가게, 뿌에블로 응원합니다!
뿌에블로 가는 길에, 그리고 창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전효민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어요.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에서 더 알아볼 것인가,
아니면 이 정도에서 나의 일을 시작할 것인가 걱정하는 것도 승은이 일이야.
언제나 'So?'를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나는 어떡할 것인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승은이 하는 일에 주위에서 많이 도와줄거야.'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뭐든 잘 될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이 들어요.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돌아가는 길.
마음에 거창의 봄과 좋은 기분을 잔뜩 담아갔습니다.
+ 부산대 복지순례팀 잘 맞아주시고 1박 2일동안 즐거운 이야기와 활동들로 잘 누리게 도와주신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 같이 복지순례팀 맞아주시고 맛난 딸기도 들고와준 유진언니 정말 고마워요!
++ 같이 거창 복지순례 다녀온 동우오빠, 지혜, 연화, 그리고 멀리 대전에서 버스타고 온 한남대 혜인이 고마워요!
첫댓글 어? 한남대 혜인이도 갔네요?
반가워 혜인아.
혜인이 표 김치찌개 정말 맛있었어요bb
고마워요 승은~
부산대학교 학생 여러분의 걸음을 축복합니다. 사회사업 인생을 축복합니다. 잘되기 바랍니다.
축복 감사합니다 한덕연 선생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