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용추
추색에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느티나무 고목들이 서있는 괴목정에서 일행들을 만나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들어가 작은 계곡을 따라 완만한 산길을 걸어간다.
무덤과 군 시설물들을 지나고 용동저수지 상류를 지나 발 디딤까지 있는 바위지대를 넘어, 어제 내린 비로 맑은 물이 넘쳐 흐르는 계곡으로 들어간다.
등성듬성 붉은 단풍나무들이 서있는 계곡을 지나고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조심하며 암용추로 올라가니 가을 산과 어우러진 멋진 용연이 펼쳐진다.
왁자지껄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시멘트 다리들을 건너고 둘레 길 따라 기운을 잃어가는 덤불 숲을 지나 땀을 흘리며 무덤 한 기가 누워있는 안부로 올라서면 천황봉 쪽으로도 등로가 뚜렷하게 나있다.
찬 막걸리를 돌려마시고 케이블카가 있는 KBS 송신소로 내려가 계룡대 골프장을 지나 숫용추저수지로 올라가니 잔잔한 가을 산의 풍광이 아름답게 수면으로 반사되어 감탄사가 나온다.
▲ 괴목정에서 바라본 밀목재
▲ 느티나무
▲ 느티나무
▲ 암용추
▲ 계곡
▲ 암용추
▲ 숫용추저수지
- 숫용추
가을답지 않게 무더운 날씨와 박무에 가려있는 산경을 아쉬워하며 둔덕을 넘어 작은 정자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숫용추로 올라가면 수량 늘어난 폭포들이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의자에 앉아 막걸리와 간식들을 먹고 계곡을 건너 물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들을 조심스레 통과해 암릉으로 올라서니 무덤들이 있고 향적산 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주위의 붉은 암벽들을 바라보다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뚜렷한 산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박무 속에서도 향적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의 산줄기가 맞은 편으로 펼쳐지고 골프장과 계룡대가 내려다 보인다.
이리저리 색 바랜 나뭇잎을 헤치며 둔덕으로 올라서서 조망 트이는 바위지대에 걸터앉아 넘어야 할 천왕봉과 향적봉의 암릉들을 바라보며 다시 술잔을 돌린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이어지는 암릉에서 발 아래로 펼쳐지는 가을산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우뚝 서있는 머리봉 암벽을 향해서 언제나 기운 없는 발걸음을 옮긴다.
▲ 숫용추
▲ 숫용추
▲ 암릉에서 바라본 계곡
▲ 전망대에서 바라본 향적산과 금남정맥
▲ 전망대에서 바라본 머리봉
▲ 머리봉
- 천황봉
급한 암릉지대들을 휘어돌아 머리봉(733m)으로 올라가니 앞이 확 트여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암릉 길이 한눈에 들어와 감탄사가 나온다.
하늘거리는 쑥부쟁이들을 보며 물에 젖어 미끄러운 암릉을 조심스레 내려가 슬픈 전설을 간직한 문다래미와 정도령바위를 지나고 암릉 날등을 우회하며 올라간다.
정상 쪽의 사자바위와 여기저기 서있는 기암들을 보며 군부대 철조망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일단의 방문객들과 안내자인 56통신부대의 책임자가 모여있는 천황봉(845m)으로 올라가면 천단 오석과 산제단 비석이 서있고 지나온 암릉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져 보인다.
쌀개봉 쪽으로 내려서다 군인들의 제지에 뒤돌아서서 바람 잔잔한 시멘트 참호에 모여앉아 일단 오뎅탕과 라면을 끓여 든든하게 점심을 먹는다.
여기저기 살펴보다 군부대로 막혀있는 능선의 왼쪽 사면으로 들어가 낙석들을 조심하며 잠시 숲을 내려가 금남정맥의 우횟길과 만나서 군부대를 완전히 돌아 넘는다.
▲ 암릉에서 바라본 머리봉과 천황봉
▲ 머리봉에서 바라본 천황봉
▲ 문다래미
▲ 정도령바위
▲ 지나온 머리봉
▲ 천황봉
▲ 천황봉 정상
▲ 산제단 비석
▲ 뒤돌아본 천황봉
- 천왕봉
낯이 익은 정맥 길 따라 군 시설물을 지나고 자연성릉을 바라보며 쌀개봉(827.8m)의 통천문을 지나서 등산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금남정맥과 헤어져 동쪽으로 꺾어진다.
낙엽에 덮혀있는 한적한 산길을 한동안 떨어져 내려가니 형제봉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지능선 너머로 숫용추에서 이어온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소위 ㄷ자능선이 맞은편으로 펼쳐진다.
낮은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은선폭포와 칼릉을 내려다 보며 암릉 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면 천왕봉의 험준한 암릉지대가 점차 가깝게 다가온다.
좌우로 산길이 뚜렷한 안부에서 10여미터 수직 절벽을 가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 한번 더 짧은 암릉 턱을 넘어서니 일단 위험한 곳은 다 통과한 셈이라 마음이 놓인다.
따사하게 햇볕이 비추이는 바위에 모여앉아 마지막으로 배낭에서 나오는 막걸리와 간식들을 나눠먹고 기념 사진도 찍은 다음 바로 위의 천왕봉(582m)으로 올라가면 억새 공터에서 지씨묘 한 기만이 반겨준다.
▲ 쌀개봉 통천문
▲ 쌀개봉 내려가며 바라본 천왕봉과 황적봉
▲ 뒤돌아본 쌀개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은선폭포
▲ 자연성릉
▲ 가운데의 칼릉
▲ 칼릉
▲ 황적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 맨위의 머리봉능선과 밑의 형제봉 능선
▲ 뒤돌아본 천황봉과 쌀개봉
▲ 천왕봉 암릉에서 바라본 동제봉과 용동저수지
▲ 천왕봉 암릉에서 바라본 신선봉과 동학사
▲ 천황봉과 쌀개봉에서 이어온 능선
▲ 내려갈 능선과 뒤의 동제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군봉과 시설지구
▲ 천왕봉 정상
- 향적봉
동학사를 내려다 보며 안부로 떨어져 잠시 가파른 산길을 타고 향적봉(658m)으로 올라가니 역시 문패 없는 흙 묘 한 기가 누워있고 시설지구쪽으로도 뚜렷한 산길이 갈라지며 내려온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남쪽으로 꺾어 뚜렷한 산길을 내려가다 오른쪽 지능선으로 잘못 들어 갈림길까지 되돌아와 왼쪽 능선으로 꺾어지면 밀목재 쪽으로 지맥 표지기 한 개가 외롭게 걸려있다.
넓은 공터에 묘들이 있고 깃대 달린 삼각점(공주458/1992재설)이 있는 400.3봉에서 마지막 휴식을 갖고 동제봉으로 향하지만 점점 방향이 틀려져 그냥 괴목정으로 내려간다.
아침에 올라온 뚜렷한 산길과 만나서 시민들이 놀러나와 있는 괴목정으로 내려가 동학사 삼거리부터 막히는 도로를 간신히 빠져나와 저렴하다는 유성의 수산시장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즐거운 뒷풀이를 갖는다.
첫댓글 아픈 팔로 암릉 밧줄 당기느라 고생했슴니다...가을산행도 이제 막바지
마지막으로 내장산이 남았는데 사람도 많을테고 비도 온다고 하네요... 그래도 일단 계획은 잡아봐야겠습니다. 이따 저녁에 출발하시겠네요. 화왕산 잘 다녀오세요.
산뿐 아니라 단풍 욕심도 진하구먼..ㅎㅎㅎ
사진과 설명을 보니,다시 산행을 되새겨 보게 됩니다.덕분에 안전하고도 편안하게 산행을 잘 마쳤습니다.다음 산행이 기대됩니다.
킬문님, 고생하셨습니다. 한쪽팔에 붕대까지, 전부 무탈하게 안전산행하여 마음이 놓이셨겠습니다. 다음 멋진 구간은 어딘지.......
머리봉 옆의 바위는 정도령바위인가요 ? 술끊은 범바위라고 하던데..... 어느게 맞는지.......
둘 다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