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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의 정서 경험과 표출이 적응적인 가치가 있다는 글(생활 속의 심리학-정서의 표현)을 아마 독자들도 읽었을 것이다. 집단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유기체에게 정서 경험과 표출이 도움이 되기에 진화 과정에서 선택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도 긍정적인 기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역시 “그렇다”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 어떤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위험에 빠지거나, 신체적인 손상이나, 헛수고가 될 수 있는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관적인 생각이나 동기의 결여(즉 행동을 하지 않게 하는), 즉 우울 경험이 더 이상의 위험이나 쓸데없는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기에 적응적일 수 있다고, 진화론적 입장을 견지하는 연구자들은 생각하는 것이다. | |
우울 경험의 긍정적 해석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들의 우울한 정서 상태나 경험도 뭔가 새로운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신호, 즉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인가 다른 목표 추구나 시도를 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확대 해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들 대부분이 때로는 기분이 처지고, 자신이 열등하며 비참하게 느껴지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으로 침울하고 슬픈 기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현 상태에 머물지 말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한 검토와 반성, 기존 목표의 조정, 시도했던 행동의 철수, 새로운 계획이나 방향의 설정이 필요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좋게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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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울 경험과 긍정적인 변화라는 순순환의 고리보다는, 더 강하고 광범위한 우울 경험이 6개월 이상 동안 지속되며, 학업이나 가정과 직장 일에 영향을 끼쳐 사회적인 부적응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지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절망에서 빠져 나올 수 없어 극단적인 자살을 시도하는 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문제는 어떻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가이다. 사실 우울 경험은 ‘마음의 감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고 한다. 보통 여자는 10-25%, 남자는 5-12%가 평생에 한번 이상 장애를 경험(평생 유병률)한다고 하며, 수치가 보여주듯 여성에게 2배 정도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병원을 찾는 외래 환자 중에서 불안장애와 정신분열증과 함께 가장 빈도가 높은 장애로 국내에서도 보고된다고 하며 20% 정도의 평생 유병률을 보인다고 한다. 더구나 한번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의 50-60%는 두 번째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기분장애로서의 우울증에는 수많은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관여할 것이며, 하나의 원인으로 제기되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이론을 살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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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대부분이 때로는 기분이 처지고, 자신이 열등하며 비참하게 느껴지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으로 침울하고 슬픈 기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처: gettyimages> | |
학습된 무기력 이론
독자들은 행동 획득의 기본 기제가 조건형성이며,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 형성(조건화 과정 - 인간은 어떻게 배울까)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특정한 행동 다음에 먹이와 같은 강화물이 제시되어 그 행동을 획득하게 만든다. 사실 스키너는 행동 다음에 유기체가 싫어하는 자극, 예를 들어 전기충격을 제시하고 이런 처벌이 행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많이 연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전기 충격을 피실험 동물에게 사용했던 연구 결과가 우울증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해보자.
셀리그만(Seligman)과 동료들은 우선 세 집단의 개들을 도망갈 수 없도록 묶어 놓았는데, 집단 1은 단순히 잠시 동안 이 상태로 둔 후 나중에 풀어 주었고, 집단 2의 개들에게는 전기 충격을 제공하고, 이때 개들이 레버를 누르면 전기 충격을 정지 시켰다. 집단 3의 개들은 집단 2의 개들과 함께 짝이 지워져 있어 집단 2의 개들이 받는 전기 충격을 같은 빈도와 같은 강도로 받았으나 전기 충격을 정지 할 수 있는 레버는 제공되지 않았다. 말하자면 집단 3의 개들은 무선적으로 시작하고 정지하는 ‘피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일방적으로 받은 것이 된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이들 세 집단의 개들을 모두, 가운데 낮은 울타리가 있고 두 개의 칸으로 나뉘어져 있는 공간에 집어넣었다. 가운데 울타리가 낮아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즉 왕복 움직임이 가능한 공간으로 한쪽 칸에 전기 충격을 주면 전기 충격이 없는 옆 칸으로 이동해 피할 수 있는 실험 공간인 셈이다. 그러면 이 세 집단의 개들이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보였을까? 집단 1, 2의 개들은 울타리 넘어 다른 칸으로 이동하는 일종의 도피 행동을 쉽게 학습할 수 있었는데, 피할 수 없는 전기충격에 노출되었던 집단 3의 개들은 아주 다른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처음 30여 초 간 미친 듯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다가 움직임을 멈추고, 놀랍게도 누워서 조용히 낑낑거리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쉽게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임상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우울증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무기력(helplessness)을 보인 것이다. 통제 할 수 없는 혐오적 소음을 사용한 인간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 나왔다고 하니 피할 수 없는 혐오적 자극에 대한 노출이 우울 경험의 바탕이 되는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1960년대 이후 이와 비슷한 실험에서 사용했던 150여 마리의 개들 중 대략 삼분의 일은 무기력 상태에 빠지지 않고 혐오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하며, 비슷한 경향은 사람에게서도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학습된 무기력 이론만으로 우울증을 설명할 수는 없어 보인다. 사람들이 보이는 근본적인 낙관성(혹은 비관적 태도)이나 혐오 상황에 대한 설명 혹은 원인을 돌리는 귀인 방식 등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
학습된 무기력 이론에 관한 실험
마지막으로 우울증 극복에 흥미로운 시사점을 주는, 최근 이상심리학지(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2010, pp. 459-467)에 실린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이아코비로아(Iacovielloa)와 동료 심리학자들은 우울증의 경고(혹은 전조)신호가 될 수 있는 29개의 증상들을 측정한 후, 우울증으로 발전한 60명의 환자와 우울증이 되지 않은 60명을 비교하여, 어떤 경고 신호가 이 두 집단을 구별해 주는가를 찾았다고 한다. 우울 기분(depressed mood), 여러 활동에 대한 즐거움/흥미의 감소(decreased interest in or pleasure from activities), 집중력 감소(decreased concentration), 무망감(hopelessness), 걱정/음울(worrying/brooding), 자존감 감소(decreased self-esteem), 짜증(irritability)의 일곱 가지 신호가 이 두 집단을 잘 구별해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수면문제, 체중 감소, 피로 등과 같은 신체 증상은 우울증의 발발을 나타내 주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우울증으로 빠지기 전에, 이러한 전조 증상에 적절한 예방적 개입과 처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 이다. 사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주 경험한다는 사실 때문에 우울 경험을, 경험하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도 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장애 취급이 두려워 적극적인 도움을 회피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여러분이건 주변 사람들이건 위의 일곱 가지 전조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는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우울증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용기가 필요하다. | |
- 글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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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질환의 원인과 치료에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 요인,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요구되는 심리적이며 생활 습관적 요인들을 탐구하는 건강심리학이 최근 심리학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고 병에 안 걸리는 것이 물리적, 생물학적인 신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심리적 문제도 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와 건강이 주요 연구 주제의 하나이다. 한 초등학생이 지나가며 “아, 스트레스 받네!”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일상생활 용어가 되어버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특징과 면역 체계와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몇몇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스트레스에 대한 일반적 적응 반응
캐나다 의사인 실리는 쥐에게 열, 추위, 감염, 외상, 뇌출혈과 같은 여러 종류의 만성 스트레스 원인을 주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부신피질의 확대, 흉선과 림프선의 축소 및 위와 십이지장 궤양 등과 같은 생리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아주 다양한 스트레스 원인들에 대해서 같은 유형의 생리적 변화가 일어났기에 이를 일반적 적응 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라고 불렀으며, 아래 그림과 같은 세 단계의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고 보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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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적 스트레스 반응
경고 단계: 초기 반응으로, 신체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한다.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신체는 저장된 지방과 근육을 사용한다. 이 경고 단계는 싸울 것이냐 도망갈 것이냐(fight-or-flight)의 반응이며,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이 낮다.
저항 단계: 신체가 스트레스 원에 대처하는 동안 신체의 각성 수준이 높아진다. 지방과 근육 자원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과정, 즉 소화, 성장, 성적 충동 등이 중단된다. 월경이 중단되며 테스토스테론과 정자의 생산이 감소된다. 신체는 저항을 위해 혹사당하기에 회복을 못하며 모든 즐거운 행동이 중단된다.
소진 단계: 신체의 저항이 붕괴된다. 저항 단계 동안의 많은 방어들이 점차적으로 손상을 초래하고 결국에는 신체의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소진 단계에서의 스트레스 효과는 노화, 신체 장기의 회복 가능하지 않은 손상 혹은 사망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저항은 소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지속된다. | |
스트레스와 면역 체계
스트레스가 신체의 모든 측면에서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건강에 필수적인 면역체계와의 관련성만을 살펴보자. 스트레스는 감염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켜 병이 들게 한다. 포진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고, 잇몸 염증과 치주염을 악화시키고, 감기에 잘 걸리게 한다. 질병과 싸우는 우리의 면역 체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면역 체계는 박테리아, 바이러스와 다른 이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복잡한 반응 체계로 백혈구, 림프구(lymphocytes), 감염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드는 세포가 포함된다. 그리고 면역 체계는 심리적 조건에 의해서도 영향 받는다. 독자들은 본 네이버캐스트에서 고전적 조건화 과정에 의해 면역 체계가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읽어 알고 있을 것이며, 이를 탐구하는 분야가 심리신경면역학(psychoneuroimmunology)이라는 것을 읽었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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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구 세포 | |
스트레스에 관한 건강심리학 탐구에서는, 어떻게 면역 체계가 스트레스의 여러 원인에 대해 그리고 다른 심리적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가를 탐구한다. 여러 스트레스의 원인들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이 뇌에 많이 분비되게 하고, 이것이 면역 체계를 마모시키고 결국 침입자와의 싸움을 약화시킨다고 한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예방접종의 효과를 줄인다고 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즉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한 후 그들의 면역 반응을,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니 면역 반응이 훨씬 약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스트레스 경험이 항체와 면역 세포 반응을 약화시켜 접종의 효과를 줄이고, 그러기에 독감에 더 쉽게 걸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 |
스트레스가 면역 반응에 미치는 효과는 왜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관련되어 있는가를 설명할 수도 있다 <출처: gettyimag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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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사건들은 상처 회복과 감기 예방에 관여하는 면역 반응도 감소시킨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 의과대학생들 중 일부 연구자원자들에게 입천장에 경미한 상처를 입혔는데, 스트레스가 높을 수밖에 없는 시험 기간 중이 여름 방학 기간에 비해 상처 회복이 더 천천히 이루어진다는 것을 관찰하였다고 한다. 아예 건강한 자원자들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면봉에 묻혀 코에 바르는 실험도 했다고 한다. 이 지원자들 모두가 감기에 걸렸을까? 일부 사람들은 감기에 걸렸지만 감기에 걸리지 않는 사람도 많았으며,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하여 감기 바이러스의 주입 후 더 많이 감기에 걸렸다고 한다. 실직을 했거나 주변 사람들과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도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였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면역 반응에 미치는 효과는 왜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관련되어 있는가를 설명할 수도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영국 공무원들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공무원의 지위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다고 한다. 물론 낮은 지위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흡연, 음주 등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낮은 지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이것이 높은 사망률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활동, 스트레스, 건강, 사망률로 연결되는 고리가 있는 셈이다. | |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병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다. 예를 들어 감기가 시작되면, 필자는 보통 목부터 아프기 시작한다. 목이 마치 뭐에 찔린 듯 침 삼키기가 힘들고, 콧물이 나오기 시작하며, 열이 나고 온 몸이 쑤시고 힘이 없어진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수밖에 없다. 이런 아픔반응(행동)(sickness behavior or response)이 감염에 의한 염증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적응 반응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아픔반응이 우리가 질병과 싸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했듯이 할 일을 제쳐두고 - 사실 할 수도 없지만 - 누워 평상시에는 여러 가지 행동에 썼던 에너지를 질병과 싸우는 데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식욕이 없어지는 것도 비슷하게 소화에 쓰일 에너지를 투여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플 때 일어나는 여러 변화는 신체가 질병과 싸우는 것을 돕는다고 할 수 있다.
면역 체계가 감염 정보를 일련의 단계를 거쳐 뇌로 전달하며 이로 인하여 아픔반응이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세균을 ‘잡아먹는 기능’을 가지는 대식세포(macrophages)라고 불리는 백혈구의 활동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 세포들은 사이토카인(cytokine) 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해 다른 백혈구 세포와 소통하고, 장, 위, 흉부와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을 활성화시켜 감염되었다는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뇌는 아픔반응을 만들어 우리 몸이 세균과 싸울 수 있도록 말하자면 몸을 쉬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의 오묘한 작용에 감탄을 안 할 수가 없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 마음과 몸의 건강, 신경계와 면역 체계의 상호작용을 보다 더 잘 알게 되어 우리의 삶이 나아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 |
- 글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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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개인들의 마음 작용이 다 다를까, 아니면 같은 면이 있으며 상당히 많다고 봐야 할까?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심리학도로서는 한번 짚고 가야 할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심리학 연구에서는 인간의 공통적인 특성과 과정을 다룬다. 지각, 기억, 사고 등 마음에 작용하는 원인들을 찾고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의 작용은 한 구체적인 개인에게서 일어나는 것인데, 하나로 묶어 처리해도 되는가 혹은 개인마다 다르지 않겠는가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 |
개인차 심리학, 성격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속성을 도출하는 과학 방법을 법칙 정립적(nomothetic)이라고 하고, 개별 특수성에 초점을 두는 방식을 특수 사례적(idiographic)이라고 부른다. 이 두 접근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 바로 심리학의 운명이다. 대부분의 자연과학은 전자에 만족하지만, 심리학은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며 탐구를 해야 하는 도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인간이며 독특한 개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연구 할 때는 둘 중 어느 하나에 더 초점을 둘 수는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우리 속담은 이 두 가지 과학 방법이 모두 적용 불가능하다는 뉘앙스를 갖고 있고, 사실 많은 일반 사람들이 심리학에 대해 갖는 편견이기도 하다. 이 편견을 극복하고 심리학은 법칙 정립적인 과학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과학으로서의 심리학 출발부터 개인의 독특성이라는 주제 역시 끈질기게 탐구해 왔다. 이 관심을 포괄하여 개인차 심리학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며, 대표적인 주제가 본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성격(personality)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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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독특성에 관한 대표적 주제인 성격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출처: corbis> | |
“이 일이 내 성격에 안 맞는다” “성격이 맞지 않아 못 살겠다” 식으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성격이란 단어를 늘 사용한다. 이 표현은 한 사람이 갖는 특성 전부를 지칭하는 것이기에 너무 포괄적이다. 성격심리학자인 알포트는 “환경에 대한 개인의 독특한 적응을 결정하는, 개인 내의 정신 신체적 체계들의 역동적 조직”이라고 성격을 정의하는데 이 역시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단순하게 정의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고, 또 그럴 수도 없는 개념이 성격이다. 정의의 문제는 차치하고, 그러면 어떻게 주변 사람의 성격을 알아 볼 것인가, 즉 측정과 평가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
한 사람의 성격을 알자고 하면, 가장 단순한 방법은 두꺼운 공책 한 권 들고, 그 사람을 따라 다니며 여러 상황에서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기록하고, 생각이나 느낌을 물어 하나도 빠짐없이 적으면 될지 모르겠다. 얼마 동안? 한 십 년? 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며, 이를 허락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일전 필자가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내 성격을 알려 주겠다고 하며 동그라미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며 점을 찍어보라고 한 적이 있다. 필자가 원 안에 찍자, “내향적이시군요”라는 명쾌한(!) 진단을 받았다. 사실 필자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이런 식의 간편한, 성격을 알 수 있는 신비의 도구는 없다. 한 사람의 생활기록부와 같은 생애기록이나 역사 자료가 사용될 수 있고, 부모, 선생님 등의 외부 관찰자의 평정이 사용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이나 면역 세포의 수와 같은 생리학적인 측정이 사용될 수도 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특성을 보고하도록 하는 자기보고 자료가 있으며, 실제로는 이것이 가장 자주 쓰이는 성격 평가 방식이다.
어떤 자료를 사용하는 성격 평가도구든지, 과학적인 측정도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심리 측정의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도와 타당도 이다. 신뢰도란, 그 도구가 얼마나 일관성 있게 재현 될 수 있느냐이다. 필자가 다음날 점을 원 밖에 찍어 외향적인 사람으로 변신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 타당도란 도구나 검사가 측정하려고 목적했던 것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정도를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이 두 요건을 확보하기 위해 통계적인 방법과 여러 방식의 사전 연구를 통해 평가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혹 여러분이 성격 검사를 받을 기회가 있다면, 그 검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물어야 한다. 답을 못해주는 검사는 받을 필요가 없다.
5요인 성격 모형, Big Five
최근 성격심리학자들은 성격의 개인차를 잘 나타내는 모형 혹은 이론을 고안하고 이를 측정하는 검사를 개발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합의에 이르고 있다. 5요인 성격 모형으로, 애칭으로 ‘Big Five’라고 부르고 있다. 이 흐름을 간략히 요약하자.
성격의 기본 단위를 발견하는 한 방법은 성격을 기술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어휘를 분석하는 것이다. 즉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인간의 특성(성격)이 우리의 자연 언어에 수록되어 있으므로, 성격을 나타내는 언어에 내재하는 구조를 찾음으로써 인간 성격의 기본 차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어휘가설이라고 부른다. 우선 성격을 기술하는 형용사들을 찾아 목록을 만든다. 영어의 경우 1800여 개의 어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들 형용사들이 자신의 성격을 얼마나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는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자신에 대해 평가하게 한다(1은 전혀 동의하지 않은, 2는 동의하지 않는 편, 3은 중간 정도, 4는 동의하는 편, 5는 매우 동의함, 이를 리커트형 5점 척도라고 한다).
이 자료는 사실 수백 명의 사람이 수백 개의 형용사에 대해 반응한 것이므로 말하자면 수백 명 X 수백 개의 평정 행렬이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눈으로 훑어보며 손으로 계산해 자료의 패턴을 알아채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컴퓨터를 이용해, 자료를 축소하는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이라는 통계 기법을 사용한다. 논리는 간단하다. 몇 개의 형용사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이 아주 비슷하다면, 즉 관련성이 높다면 이는 기본적으로 그 형용사들이 어떤 공통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며, 그러기에 밑바탕이 되는 한 요인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책임감 있다’고 기술한 사람이 자신을 ‘창조적’이라고 응답하지 않았다면 이는 두 형용사가 서로 다른 것임을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것이 다음의 다섯 특성(Big Five)이며 각각의 하위 척도들이다. | |
성격의 다섯 가지 요인 <사진: gettyimages>
성실성 요인은 자기-절제, 의무감, 신중함, 성취 노력 등을 나타내며 즉흥적인 것보다 계획된 행동을 선호하고, 우호성은 타인에게 동정적이고 친절하며, 겸손과 신뢰, 온유함으로 나타나는 특질이다. 개방성은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이며, 심미적인 행동을 선호하는 것이고, 외향성은 사교적이고, 표현적이며 자기 주장적인 특질이다. 그리고 신경증적 성향 혹은 정서성이라고 표현하는 요인은 불안, 두려움, 의존성, 감수성 등을 나타내는 특질이다.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성격을, 이 다섯 가지 요인 혹은 차원 상에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5요인 성격 모형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한 개인의 독특한 성격을, 성실성에서는 점수가 낮고, 우호성은 높으며, 개방성은 낮고, 아주 높은 외향성과, 낮은 신경증적 성향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모형이 널리 수용되고 활용되는 이유는, 이 5요인들이 특성들 간의 중복은 피하면서 다양한 성격의 개인차를 설명해 줄 수 있으며,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여러 다른 종류의 자료(면접자의 성격 평가나 행동 관찰)에서도 5요인이 똑같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5요인 기본 구조는 문화나 사용하는 언어에 관계없이 동일하다고 한다. 그러기에 인간의 보편적인 성격 구조가 아닌가 추측할 수도 있다. 물론 연구자에 따라 이 5요인을 다소 다르게 이름 붙이기도 하고, ‘정직/겸손성(Honesty/Humility)'이라는 여섯 번째 요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여러분도 이런 성격 검사를 받아 보아 자신의 독특성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길 바란다. | |
- 글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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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을 비우고즉 탐욕을 비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삽시다. 좋을 것 같습니다.
죽을때는 빈손으로 가듯이 자식에게 많은 재물을 안겨주는 것보다는
고기를 낚는 방법과 고기를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방법을 전수해 본다면 참
행복하소서
눈이 어두워 자세히 읽지는 못하겠고 ㅎ
우울증 시촌것 같은디 어카면 좋겠습니까? ㅠㅠ
못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