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디로 가든지
2021년 2월 14일 수 1:6-9
1. 격려
(1) 떨지 말고 잘해!
오래전 TV광고에 재밌는 게 있었습니다. 무슨 섬유유연제 광고인데, 자녀의 학교에서 일일 교사를 맡은 학부형(배우 이선균)이 교실 복도에서 긴장한 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아이가 아버지의 상태를 점검하는 가운데 하나 부족하다고 하면서 그 아버지를 꼭 끌어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떨지 말고 잘해!”입니다. 여러분 가운데도 보신 분들이 있을 줄 압니다. 그런데 그 직전 광고에서는 아버지가 아이에게 하나 부족하다고 하면서, 꼭 안아주며 “떨지 말고 잘해!”라고 했지요. 이번 건 그의 속편이지요. 아무튼 저는 그 광고가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잔뜩 긴장한 이를 꼭 안아주면서 “떨지 말고 잘해!”라고 해주는 게 얼마나 커다란 도움이 될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2) 질풍노도의 시기
얼마 전 한 청소년의 이야기를 그 부모를 통해 들었습니다. 내용인즉 고등학생 자녀가 자기 진로에 대한 불안, 학업에 대한 염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몹시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택한 과(科)가 자기 적성에 맞는지도 모르겠고, 더군다나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자신이 없어지니까 공부를 잘할지도 모르겠고 도무지 뒤죽박죽이 되어 혼란스럽게 된 겁니다. 아이가 이 무거운 생각과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폭발하게 되었습니다.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던 것이지요.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지요. 이 질풍노도의 한 가운데 있는 청소년 자녀의 몸부림 앞에 부모님도 어찌 할 줄 몰라 크게 당황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참 딱한 노릇이지요. 지금 그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좀 전에 말씀 드린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냥 꼭 끌어안아주면서 ‘괜찮아, 떨지 말고 잘해!’ 하는 바로 이것이 그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수 1:6-9
(1) 모세의 후계자
연설가가 피해야 할 타임이 두 개 있답니다. 첫째는 점심 먹고 난 뒤입니다. 이 타임을 피해야 합니다. 왜요? 점심 식사 후 바로 이어지는 시간은 졸리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은 연설자에게는 그야말로 쥐약입니다. 연설가가 피하고 싶은 또 한 타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훌륭한 연설가의 바로 뒤 순서입니다. 출중한 연설가가 환호하는 대중들 앞에서 명연설을 한 뒤에 바로 그 연단에 선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해야 본전이고 못한다면 그야말로 죽을 쑤는 겁니다. 그래서 본래 잘하는 사람 바로 뒤에 서는 것이 아닙니다. 연설만이 아닙니다.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교회의 목회도 잘 하셨던 목사님 뒤에 서면 안 됩니다. 지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리스마가 있었던 훌륭한 지도자의 뒤를 이어 후계자가 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전대(前代)의 위대한 지도자의 카리스마에 묻혀 그 후임자는 빛을 발하지 못하기 십상입니다. 그와 반대로 이전 지도자가 매우 무능했던 경우에는 그 후임자가 절로 빛을 발하게 됩니다. 행복한 케이스지요. 아무튼 훌륭한 전임자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노릇입니다.
그런데 오늘 여호수아가 그런 처지에 놓였습니다. 여호수아의 전임자 모세가 어떤 인물입니까? 하나님의 종으로, 하나님의 대변자로 출애굽 역사를 이루었으며,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아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준 인물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 이 위대한 지도자가 죽고, 여호수아가 그 역할을 감당하게 된 겁니다. 참으로 떨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출애굽은 했다고 하지만 가나안 땅으로의 진입과 정착, 열두지파에게 땅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과제는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모든 과업을 앞에 둔 여호수아는 정말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구약의 율법서를 모세오경이 아니라 육경으로 봅니다. 아브라함과 맺으신 하나님의 계약이 비로소 여호수아기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고 보는 것이지요.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열두지파에게 토지를 온전히 분배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겠노라는 하나님의 언약이 실현된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까지를 하나의 단위로 보아 육경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아무튼 이 마지막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점령과 분배의 사명을 맡은 이가 여호수아입니다. 모세가 출애굽의 영웅이라면, 여호수아는 가나안 점령의 영도자입니다. 그런데 모세와 여호수아는 비교가 안 되지요. 모세는 그 출생부터 자세히 기록되고 있는 영웅 중의 영웅입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시종으로 등장할 뿐 감히 모세에 비교할 수 있는 인물이 못됩니다. 그런데 그런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의 구원사의 마지막 과제가 짊어지워진 겁니다. 여호수아는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 아닐 수 없었지요.
(2) 격려
이런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는 격려와 용기의 말씀을 주십니다. 오늘 본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몇 절 안 되는 짧은 말씀 가운데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격려하시는 말씀이 구절마다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제가 요약하여 봉독합니다.
6절 상, “굳세고 용감하여라.”
7절 하, “네가 어디를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
8절 하, “네가 가는 길이 순조로울 것이며, 네가 성공할 것이다.”
9절 중, “너는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아라.”
9절 하, “…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의 주, 나 하나님이 함께 있겠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하게 다짐하며 선언하십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함께 있겠다.’ 참으로 마음이 뜨거워지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에 있든지, 시골에 있든지, 일터에 있든지, 병상에 있든지, 살아 숨 쉬든지, 아니면 죽어 하늘나라에 가든지, 어디로 가든지…’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가운데 이와 같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될 때 우리 인생의 두려움과 불안이 사라지게 됩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함께 있겠다.’ 이는 3,200년 전 요단강을 앞에 둔 여호수아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고, 2,000년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며, 오늘 지금 여기 인생의 어두운 길에서 불안해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이 음성을 듣는 분은 행복한 분입니다. 이 음성을 들으면 당당하게 되지요.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돈이 많고 적고 문제가 아닙니다. 건강하고 약하고가 문제 아닙니다. 든든하지요. 턱하니 맡길 데가 있는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교회 다녀도 이 음성을 못 듣는 분은 늘 전전긍긍합니다. 이러면 어쩌나 저러면 어쩌나 만 가지의 경우를 다 염려해야 하니까요.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함께 있겠다.’ 우리 하늘샘교회 성도들은 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3. 네가 어디로 가든지
(1) 젊은이들에게
요즘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듭니다. 코로나 전염병의 사태는 이런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켜놓았습니다. 지난 1월 달에는 실업률이 가장 높았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것이지요. 모두가 어려운 때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젊은이들의 불안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모두가 다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두려워합니다만 그러나 특별히 젊은이들에게는 이 미래의 불확실성이 더욱 두드러지지요. 학업의 문제, 취업의 문제, 결혼의 문제, 남자들의 경우 군복무의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지요. 전심전력으로 최선을 다해 뚫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여건 속에서 불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2) 네가 어디로 가든지
이제 저는 이와 같은 처지에 있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수 1:9입니다.
내가 너에게 굳세고 용감하라고 명하지 않았느냐! 너는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아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의 주, 나 하나님이 함께 있겠다.
오늘은 특별히 교육부가 출석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청년회원들이 있는데 특별히 당부를 드립니다. 여호수아에게 주신, 아니 여호수아기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이 하나님의 말씀을 꼭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함께 있겠다.’ 여러분, 여러분이 각각의 처지와 사정에 따라 어디로 가든지, 어느 곳에 있던지 하나님께서는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그러니 굳세고 용감하십시오. 절대로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비록 오늘 우리 삶의 여건이 결코 녹록치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씀에 힘입어 기운차게 살아가는 하늘샘교회 성도들, 하늘샘교회 젊은이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