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입니다
A와 B는 같은 학교 교사로 재직중 결혼을 하였다
3년후 둘은 아이없이 이혼을 하였다
같은 직장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동료보기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평생밥줄 자리를 서로 쉽게 놓을수는 없었다
학교는 이직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학생을 죽이지 않는한 짤리는 경우도 없고
사립이라 전근이란것도 없고
회사처럼 인사이동이란것도 없어서 같은 교무실에서 그냥
대책없이 마주치는 수 밖에 없었다
문교법전에 이혼한 부부가 같은 학교에 근무하면 안된다는 조항도 없다
교직원식당에서 빈자리 찾아 앉다보면 나란히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경우도 생겼다
교무실로 걸려온 A 누나 전화를 하필이면 B가 받아서 바꿔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껄끄러운 관계로 3년이 지나면서 이 불편은 비할바도 못 되는 일이 생겨버렸다
학급수가 증설이 되면서 신임교사들이 대거 채용됐다
학처럼 우아하고 열정적인 신임 C여교사는 인기만점이였다
A와 C가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더니 기어이 결혼한다고 했다
세 사람이 같은 직장에 있는..이런 뭐 같은 경우가 생긴거다
전남편과 전처와 현재처가 같이 근무하면 안된다는 조항도 문교법전에는 없다
본인들도 괴롭지만 얽힌관계는 동료들에게도 할짓이 못 되었다
C가 가장 난감했다
이혼한 전처를 매일 마주쳐야 한다는 건 새신부에겐 너무 가혹했다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고심끝에 A가 B에게 제안했다
세사람중 최소 한명은 관둬야 한다
내가 관두면 두여자가 남는것도 이상하고
C가 관두면 전처랑 같이 근무하는 남편 신경 쓰일거고
네가 관두고 부부가 남는게 모양새는 그나마 차선책인데
내 퇴직금대출과 C가 결혼전 모아둔 돈 다 줄테니 학원을 차리던가 그렇게 해라
그게 셋 관계를 합리적으로 수습하는 길이다
그간도 미치도록 불편했는데 더 얽혀버린 이상 이 상태론 서로 못 버틴다
B의 항변도 이유 있었다
왜 그 방법 뿐이야
둘이 헤어지면 간단하겠네
아님 돈 나 줄 필요없어 둘이(A 와C) 관둬서 학원을 차려
니들 결혼이 왜 내 퇴직사유가 되어야 하지?
왜 이혼을 하고도 내 앞 길을 막는거야
그러나 결국 B가 수용하고 이 진저리 쳐 치는 상황에서 물러났다
졸지에 명퇴금을 A에게 약속대로 받았다
그래도 B에겐 밑지는 장사고 백번 양보한거 였다
직장을 관둔다는 건 특히나 이혼녀에겐 큰 모험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동료들도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이제서야 끈들이 정리가 완벽하게 되고 그들의 연은 정말 이게 끝인줄 알았다
학원을 운영하던 B는 제 자릴 찿은 사람처럼 날로 번창하더니 강사 30명을 거느린 규모로 성장하였다
그즈음에 A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페암....
결혼당시 학교 관두라며 결혼반대하며 교장실까지 찾아왔던 C의 친정어머니가 먼저 몸져 누웠다
불행 앞에 선 C를 위해 학교측에선 수업시수도 줄여주고
하루 2시간 수업만 하고 퇴근하여 병간호 할수 있게 배려해 준다고 했다
남은 수업시수는 동료들이 기꺼이 나눠 갖겠다고 모두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C는 1년밖에 안 남은 시간들 그 사람과 종일 같이 보내겠다며 기어이 휴직계를 냈다
동료들에게 폐 끼치기 싫은 C의 자존심이 더 큰거 같았다
A는 부모님도은 이미 안 계시고 형제라곤 결혼한 누나밖에 없는데 지방에 있어서 병간호는 24시간 C의 몫이였다
소식을 들은 B는 이렇게 말했다
난 그 사람들 잘 못 되길 바란 적 한번도 없어
난 미워해 본적 없어
진심으로 이번엔 실패하지 않고 잘 살기 바랬어
만약 이혼 안 했으면 그 불행은 내 몫이였을거야
이 와중에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내가 무섭다
그러나 안도하는 모습이 결코 아닌 깊은 슬픔에 빠진 모습이였다
결국 1년을 못 넘기고 먼 곳으로 꽃같은 아내를 두고떠났다
C도 복직하였다
시간이 흐르고 상처가 아물어 갈쯤
동료끼리 술자리 만남에서 약간 취기가 오른 C에게서 놀라운 얘기를 듣게 되었다
B가 병원에 왔었어요
솔직히 달갑진 않았지만 죽음앞에서 그럴수 있다곤 이해했죠
그이는 이미 임파선에 뇌에 전이되어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했어요
그이도 아마 의식 있었으면 보이고 죽어가는 모습 보이고 싶어하지 않았을거에요
병원비를 계산 했더라고요 고맙기보다 불쾌했어요
그 종자돈으로 성공해서 돌려주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했어요
그이 퇴직금이니 갖고 있던 돈 모두 B에게 줘 버리고 휴직해서 월급도 없으니
병원비는 고사하고 생활비도 마이너스였어요
더 이상 해 줄게 없다고 병원에서 퇴원하라고 했어요
그사람이 잘때마다 혹시나 두려움에 떨며 숨 쉬고 있나 바라봐야했어요
죽어가는 사람과 단둘이 생활하면서 슬픔이란 감정도 잊고
전 이미 너무 지쳐서 데드 마스크가 되어버렸어요
그때 집으로 B가 방문하겠다는 전활 받고 반갑기까지 했어요
그이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어요
혼자선 제가 들어 올리지도 못해 옷에 실례를 해도 겨우 물수건으로만 닦아주어 냄새도 굉장했죠
죽음앞에서 질투 시기 자존심 다 무색했어요
사랑했던 두여자가 목욕까지 시켜주니 당신 호강하네요
하며 농담까지 했어요
뽀송뽀송해진 그를 눕히고 자기가 지킬테니 얼굴이 말이 아니라며 저더러 한숨 자라고 했어요
덕분에 간만에 깊은 잠에 빠졌어요
잠깐 눈 붙인다는게 아침이 되어버렸어요
절 깨우지도 못하고 B가 밤새 그 곁에서 간호 하고 있었어요
첫댓글 죽음을 앞에둔 사람앞에 무엇이 그리 중요하겠어요......
사람사는 세상이란...
정이 무엇인지....세상 살다 보면 꼭 1 + 1 = 2 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게 사람 사는 곳 아니겠어요?
진짜 그놈에 정이 뭔지...근데 B는 결혼도 않했당가요? 돈도 많고 애도 없는디?^**^
흠...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