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읍시다」
소년한국일보 시낭송 캠페인
딱지가 알려줘
장서후
피 송송 맺힌 딱지가
내 무릎을 잡았다.
핸드폰을 보며 걷다가 넘어진 나
창피함은 냅다 줄행랑치고
눈물 핑그르르
아픔이 온몸을 덮친다.
시커먼 피멍을 망토처럼 두르고
까진 내 무릎을 꽉 문 채
며칠째 놓지 않는 피딱지
다닐 때마다 조심하라고
따끔따끔 무릎을 깨문다.
핸드폰 보려다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ㅡ핸드폰을 보며 걷다가 넘어진 적이 있었군요. 피 송송 맺혔다고 하니 저런, 무릎이 많이 까졌나 봐요. 창피해서 냅다 줄행랑쳤다고 했지만 얼마나 아팠을까요? 창피해도 참고 상처부터 살펴보면 좋았을 것을요. 눈물이 핑그르르 돌아도 아프다는 말도 못 하고요. 무릎에 까진 상처에서는 피딱지가 앉아 걸을 때마다 따끔따끔 깨물지요.
정말 핸드폰을 보며 길을 걷는 것은 위험해요. 아마 모르기는 해도 핸드폰 보며 걷다가 마주 오던 사람은 물론 전봇대나 간판, 가로수에 한 번쯤 안 부딪친 사람이 없을걸요. 잘못하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핸드폰을 보려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은 것, 참 잘했어요. 거리에서는 핸드폰을 보고 싶어도 꾹 참고요, 안전한 장소에 간 다음에 핸드폰을 꺼내 보세요. 무엇보다도 안전, 안전이 중요해요.(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장서후 시인은 제4회 목일신아동문학상에 당선되어 2022년에 수상작 동시집 ‘독립 만세’를 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