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명으로 하는 자비량 목회
나은혜 < gracenah47@hotmail.com >
일전에 인터넷에서 훌륭한 김치찌개 목사님이라는 인기가 많은 글을 읽고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읽으며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분은 LA에서 목회를 잘 하셔서 교회가 부흥되고 있었는데 성도들이 ‘은혜 받았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이 괴롭고 자기가 너무 편하게 잘 사는 것이 양심의 가책이 생겨서 회의를 느끼다가 어느 신부가 한 끼에 3,000원에 파는 무한 리필하는 김치찌개 식당을 하는 이야기를 보고 너무 좋아서 그 신부에게 연락을 하고, 2호점을 내게 해 달라고 하고 한국으로 달려와서 대학교 앞에 3,000원짜리 김치찌개만 파는 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미국의 교회와 가족들이 모두 반대하는 일을 나름 사명감으로 하면서 처음에 적자가 나고 많이 힘들었지만 쌀도 대주고 물자도 대주는 사람들이 나오고 식당 종업원으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도 찾아와서 지금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중고등 학생부터 대학생들까지 많이 찾아오고 젊고 배고픈 청춘들에게 무한 리필로 실컷 김치찌개 백반을 먹이고 저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상담도 하면서 “목사님 너무 맛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에 말씀 듣고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더 보람 있고 행복했다고 하신다.
목회할 때에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었는데 지금의 삶은 너무 기쁘고 즐겁다고 하신다. 그 보람과 행복한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으면서 일생 목회만 하고 살아온 나로서는 좀 씁쓰레한 마음이기도 하다.
나는 한국에서 가난한 신학생과 결혼하고 개척교회를 하면서 10년 동안 아이들 셋을 낳으면서 직장생활을 했는데 남편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신학대학 강사로 일하면서 유학을 가기로 해서 나 혼자 한국에서 세아이들을 돌보려고 생각했었다.
교인들이 가난했고 남편이 신학대학교수가 되면서 교회의 학생들이 많이 신학생이 되고 목사님들이 되었는데 그때 우리는 가난한 달동네에 개척한 교회를 위해 자비량 목회를 하였고 교회 안 초라한 단칸방에서 살면서 오직 주님을 위해 산다는 보람이 있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개척교회를 하면서 생활할 수 없는 적은 사례비를 받으면서 그 사례비를 받고 사는 것이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럽기도 한 것은 한국에서 자비량 목회를 했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육신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굉장히 오랫동안 애쓰고 많이 해야 한다. 하물며 사람의 영혼을 고치는 의사가 되려면 끊임없이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인격과 생활이 본이 되어야 하고 또 학식이 많은 사람과 한글도 잘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만족할만한 설교를 해야 한다.
말의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온전한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터무니없는 일로 사람들의 오해를 사고 온갖 모욕을 당해도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고 참고 견뎌야 한다.
나는 아들이나 딸이 주의 사역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고로 그렇게 기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교회에서 자라면서 딸과 아들이 교회 중고등 학생부와 어린아이들을 사랑하고 좋은 교사가 되어 주었고 교회 일을 경쟁적으로 너무 열심히 잘했다.
엄마가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한글로 가르쳤는데 한국에서 초등학교 다니다가 온 성도의 자녀들과 우리 자녀들과 같이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성경 지식도 쌓고 딸과 아들이 아버지의 설교를 영어로 즉석 통역하면서 영어부 목회를 도왔다.
집에서 한국어로 가정예배를 매일 드렸고 교회 한국어학교에서 계속 한국어도 공부를 했고 한국어로 성극을 하면서 나는 성극각본을 세 권이나 내게 되었다.
딸은 고등학생 때부터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 여름마다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해 왔고 차세대를 말씀으로 가르치는 사역을 하다가 중학교 교사를 포기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를 하게 되었다.
의사인 남편의 헌신적인 성원과 올해 대학생이 되는 딸과 12학년, 10학년이 되는 두 아들이 적극적으로 교회 일을 하고 교회의 학생들이 어른들보다 더 많고 소망이 넘치는 샛별 같은 청소년들이 성령 충만하고 열심히 모인다.
교회에서 주는 사례비는 전부 건축헌금과 선교비로 드리는 자비량 목회를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돕는 남편 덕분이다.
아들은 변호사로 대만 타이페이로 4년 동안 출장 가서 살면서 그곳 국제교회에서 영어부 목회를 담당하면서 자비량 목회를 하고 있는데 다민족 영어권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
올해 미국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교회를 위해서 2년 더 연장해서 미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그 다민족 영어권 국제교회가 대만을 복음화시키고 저 중국에도 복음을 전하는 귀한 사명자가 나오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 드린다.
우리는 69세에 은퇴하고 한국에 나가서 살다가 지금은 딸 집에 살면서 우리의 은퇴비 전액을 칼로스세계선교 헌금으로 드려서 세계 선교사님들을 후원하고 여러 신학교 강의도 가서 돕고 탈북자 신학생들도 돕고 우리도 자비량 선교를 하고 있다.
대 교회 목사님들이 왕같이 호사스럽게 살고 하나님처럼 대접받고 무엇보다 존경받는 것이 부러웠던 때가 있었다. 평생 땀 흘리고 오지에 선교 다니고 가난했고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살게 된 것이 조금은 서럽기도 하지만 행여 큰 교회를 맡아 자기도 모르게 왕같이 교만하다가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 아닌가?
가난한 성도들이 땀 흘려 돈을 벌어서 헌금한 것을 목사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헛되이 낭비한다면 하나님 앞에서 무서운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목사가 가난하고 초라하게 살고, 그 모습을 기뻐하고 강조하는 것은 진실한 성도들이 아니다.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라고 하면 언제 말씀을 읽고 준비하고 심방하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영혼의 의사직을 감당할 것인가?
모든 해답은 성경 속 말씀에 있다. 사도 바울이 자비량 선교를 했고 나의 자녀들이 자비량 목회를 해서 감사하다. 그러나 성도는 말씀을 전하는 주의 종에게 육의 양식을 공궤하고 자기의 좋은 것으로 함께하라고 하셨다.
자기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절대로 자녀 앞에서 주의 종을 험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사람은 혀에서 악을 금하라고 하셨다.
자녀들이 신앙으로 올바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주의 종을 멸시하는 말을, 그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인다면 그 자녀들이 어떻게 올바른 믿음에 설 수가 있을 것인가? 언제나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시는 주님 앞에서 말하고 행동하고 산다면 우리의 삶이 승리의 복된 삶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