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풍기읍의 ‘풍기인삼’은 FTA의 거센 파도로부터 영주지역을 보호하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풍기인삼은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풍기인삼이 이렇게 된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풍기 지역의 인삼재배 농민들은 과거의 단순 1차 산물 판매에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절편, 액, 과립, 환, 정, 비누, 캔디 등으로 지난 10년간 풍기인삼의 고부가가치를 서둘러 왔고 이제 그 성과를 맛보고 있다.
이처럼 인삼의 고부가가치화에 있어 전국에서 가장 앞장선 것으로 인정받는 업체가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영주시 풍기읍 백1리)이다. 지난 96년 부지 1천평에 각종 최신 장비를 갖추고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홈삼 절편삼, 홍삼액, 홍삼차, 홍삼 분말 등 ‘천제명’(천하제일명품을 줄인 말)이란 브랜드로 16가지의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 377만원이던 매출액이 98년에는 5억3천만원, 99년 15억, 2000년 26억, 2001년 38억, 2002년 62억, 지난 해 69억원 등 초고속 성장을 해오고 있다.
이런 규모의 매출은 경북도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이다. 이런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이 회사의 독특한 유통구조가 있다. 이 회사는 현지에서 인삼을 직접 재배하고 이를 가공한 다음 바로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함으로써 유통단계를 줄여 다른 회사의 제품보다 20% 정도 낮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회사를 국내의 선두주자로 만든 것은 안전성 확보와 기술력이다.
이 회사는 인삼을 세척하고, 익히고, 액으로 만드는 등의 전 과정을 청결한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해 지난 2002년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제품의 생산에서 소비단계까지 위생의 안전이 확립됐음을 인증하는 제도)와 함께 국제적 품질 기준인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맛과 향과 효능에 있어서도 전국 최고의 기술력을 인증받게 된 것은 이 회사의 이력이 잘 말해 준다.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2000년 8월 한국전통식품 품평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것을 시초로 이 회사는 그 해 11월 농산물 가공산업육성 부문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또 2001년 농협중앙회로부터 ‘고려인삼’ 캐릭터 사용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01년 경북도 우수농산물에 선정됐고 또 한국전통식품 베스트5에 선발되면서 인삼가공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이 회사가 만든 ‘풍기홍삼정과’가 청와대가 외부 귀빈에게 선물로 주는 ‘대통령 기념품’에 전국의 10개 폼목 중 하나로 선정되는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풍기홍삼정과는 우수한 홍삼만을 골라 벌꿀에 담근 후 건조시킨 것. 평가에서 이 제품은 홍삼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홍삼특유의 사포닌 함량이 많고 맛과 향이 우수하다는 점이 인정됐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의 가장 고질적인 애로사항 중의 하나인 마케팅에 있어서도 크게 힘든 과정을 겪지 않았다. 기술력이 있어 마케팅도 쉬웠다. 각종 외부 기관의 검증이력서와 함께 수준급의 포장 디자인 및 홍보물을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보고 난 다음 각종 제품 샘플의 맛을 보는 순간 ‘특판 허용’이 된다. 특판 기간의 판매 실적은 바로 ‘매장 입점’으로 이어지게 마련. 이렇게 해서 서울과 수도권의 롯데 백화점 등 9개를 비롯, 전국 백화점 30여개와 이마트 전국 56개 등 대형 유통업체망이 탄탄히 갖춰져 있으며 전국의 21개 지점과 함께 이 회사의 제품 취급점은 모두 200여개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 지역의 대학들과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1년간의 연구를 거쳐 동양대와 함께 홍삼을 이용한 인삼주 개발에 성공하는 한편 경북과학대와는 ‘홍삼을 이용한 선·생식 및 다이어트 제품 개발’과 ‘특정효능의 진세노사이드 고함유 인삼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또 홍삼 맛사지 팩 등 6종의 홍삼미용제품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의 벽도 허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올해 안으로 미국의 LA와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과거의 풍기인삼은 항상 금산인삼의 그늘에 가려져 왔다. 풍기 인삼은 수확을 한 후 시장에 내놓아도 이를 소화할 여건이 조성되지 못해 상당 분량이 충남 금산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현상이 없어졌다. 풍기인삼을 활용해 고부가가치의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인삼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연간 35억원대의 풍기인삼을 매입하고 있다. 인삼 재배 농가들로서는 안정적인 납품처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이 회사는 연중 매일 25명, 수확철에는 매일 50여명의 일용직을 들이는 등 고용 창출에도 한 몫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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