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나와할아버지
#오용 #윤석현 #정선아 #민준호
수필을 시나리오로 옮기면서
수필에서 느낄 수 있는
세심하고 감칠 맛나는 글의 세계를
채 통감치 못할 것같은 관객들에게
애써 아쉬움을 전달하는 극해설가이자
극 중 작가인 동시에 "나" 준희~
그의 수줍은 미소와 촌스러운 듯 천진한 말투가
소소한 웃음을 던져준다
많이 보아오던 연출기법이지만
그래도 또 조금은 색다르고 독특한 신선미가 흐른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극 중 배우들의 심정과 상황 부연설명은 물론
멀티맨 역에 음향효과까지
가장 분주하고 바쁜 작가역 민준호배우다
할아버지 오용배우
바라만봐도 듬직하고 믿음이 가는 믿보배 오용~
영락없는 할아버지~이번엔 츤데레 분위기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편한 연기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전혀 웃음기없는 심각한 연기에서도
터져나오는 관객들의 웃음소리~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생 그 자체의 연기 속에서
저절로 풍겨나오는 농익음인가 싶다
거기에
할머니역 정선아배우의 기막힌 연기가
맛짱구를 치다못해
오용배우와의 찰떡궁합 호흡으로 시너지가 폭발하니
코믹 속에 진하게 녹아있는
우리네 인생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보통 사람들의 노후가 그대로~~~
그래서 공감대가 더 넓고 깊어진다
정선아배우의 치매노인
그리고 청각장애노인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어머니들 모습일 수도
먼 후일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기에
가슴 한켠 쨘함과 먹먹함이 웃음으로 승화된다
오용배우와의 듀엣같은 대사치기는
과히 뭐라 형언키 힘들만큼 그들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입이 벌어질 정도의 놀라운 두배우의 연기에
감탄이 터진다
멜로작가를 꿈꾸는 "나" 준희역 윤석현배우
이런 손자가 존재할까 싶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세계에서
함께 뛰놀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훌륭한 손자~
뛰어난 대사톤과 코믹연기로
엄청난 속사포 대사를 소화해내는 모습이 대단하다
할아버지의 인연찾기 여행길에서
할아버지의 담배피우는 뒷모습에서
인생의 진실과 참다움을 깨닫게 되고
네비게이션식의 빠르고 정확한 길보다는
할아버지식의 좀 느려도
올바른 길 진실된 길을 되집게 된다
먼 후일
준희가 할아버지가 됐을 때
자식이나 손주들과 자주 여행하고 싶단다
본인이 여행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자식이나 손주들이 먼저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봐주길 바란단다
시대가 주는 아픔과 고통을 겪어야했던 할아버지
한쪽 다리 의족으로도 묵묵히 충실한 삶을 걸었던 분
지금도 생각나는 대사~"넌 잘 때 양말신고 자냐?~"
의족을 우리의 양말처럼 여기며 견디고 감수했던 분~
준희는 할아버지를 통해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어디로 가야할 지 우황좌황하는 우리들
꾸준히 가다보면 길 위에 있는 자신들을 보리라~
할아버지가 고독하며 고지식하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셨듯이~
개인적으로
무대연출과
오용배우와 정선아배우의 연기에
몰두하며 빠지다보니
극의 전체적인 흐름과 보여주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에
조금 소홀했던 것같아 후회스런 면이 있다
감동적인 스토리~란 느낌은 그리 없다
그냥 우리의 잔잔한 인생의 단면이라는 생각뿐~
아무 것도 없는 무대 위에
덩거러니 놓여진 바퀴달린 의자들이 있는 널판지가
보여주는 마술쇼라고 할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연출이 깜찍했고
배우들의 연기가 주는 만족도가 높았다
마지막 무대인사를 마친 후의 장면
군화 위에 꽂힌 꽃 한송이~ 멋스럽다
할아버지의 참되고 진실된 인생을 보여주듯~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셨던 할아버지가 보인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다시보고 싶은
강한 충동에 사로잡혀본다
카페 게시글
─-…개인 후기글~
<후기>
나와 할아버지~배우들의 연기가 베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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