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 체험기:
5월 11일
입원 준비물을 챙겨 서울로 올라왔다.
준비물은 매실 효소 한 병, 새콤달콤 사탕, 껌, 레모나 2통, 물 6리터, 책 한 권, 수첩, 세면도구 등이다.
병원에서 이틀 동안 지낼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간단하게 챙겼다.
5월 12일
베낭에 준비물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보호자 없이 혼자 씩씩하게 집을 나섰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디 등산이라도 가는 사람인 줄 알 것이다.
아침은 8시 이전에 먹고 저녁 때까지 금식해야한다.
11시쯤 병원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마치고 채혈실에서 검사를 했다.
검사를 끝내고 5층 입원실로 올라가 접수를 했다.
간호사가 내 물병을 보더니 놀랜다.
대부분 다 먹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으면 다른 사람 먹으면 되니까 그냥 가지고 들어갔다.
방을 배정 받았다.
핵을 상징하는 노란 표시가 선명한 방이다.
우선은 커다란 창을 통해 밖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방사능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입원실은 1인용 침대, 커다란 평면 TV, 쇼파가 있었고
입구엔 방사능을 막는 또하나의 가리개 장치가 있었다.
화장실엔 음식물분쇄기와 핵폐기물통이 있었고 샤워기는 없었다.
이곳에서 나가는 모든 물과 쓰레기는 핵폐기물 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라한다.
두 평(?)정도일까 되는 방사능 입원실 하나 꾸미는데 2억 정도 든다고 했다.
2시쯤 간호사실에서 몇 가지 설명을 한다고 오늘 입원 환자는 다 모이라고 했다.
병실은 각각이지만 함께 치료 받을 환우는 남자 3, 여자는 나까지 2, 모두 5명이다.
먼저 혈압을 측정하고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와 CCTV 모니터링 동의서를 작성했다.
일단 핵입원실에 들어가면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 되기 때문에
환자의 모든 행동은 CCTV를 통해 통제된다. 그래서 옷은 꼭 화장실에서 갈아입으라고 했다.
그 외에 모든 지시 사항은 방송으로했다.
기분이 묘했다.
병실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책을 보며 뒹굴었다.
간호사가 들어와 구토 방지제와 속이 메스꺼움을 방지하는 주사, 또 하나는 뭔지 모르겠지만 주사 세 대를 놓아주고 갔다.
4시쯤 저승사자처럼 검은 핵방지용 옷을 입은 방사능 기사가 방사능 동위원소 캡슐이 들은 납단지 두 병을 들고 왔다.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실습을 시킨 뒤 두 사람은 현관입구 방사는 가리개 뒤로 가서 나에게 지시를 했다.
나는 시키는대로 100 짜리 캡슐 하나와 30짜리 캡슐 하나, 모두 130을 꺼내 물 200cc와 함께 먹었다.
약을 먹은 후 1시간 동안은 물도 마시지 말고 병실에서 가볍게 운동을 하라고 했다.
토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TV를 틀어 놓고 창 밖을 내다보며 좁은 방에서 왔다갔다하며 운동을 했다.
어지러웠다.
그런 후 1시간 동안은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
이 역시 토함을 방지 하기 위해서다.
2시간 물도 먹지 않고 금식한 후 6시경 저녁 식사가 나왔다.
식사는 방사능 가리개 너머 현관에 두고가면 가져다 먹어야했다.
아침 7시에 식사를 한 후 종일 굶었기 때문에 나온 음식은 모두 먹었다.
입원할 때 식단표에 돼지고기 볶음, 쇠고기국 등이 있어 빼달라고 했더니
고기 대신 대체 단백질 반찬을 주어서 잘 먹었다.
퇴원하기 전에 꼭 대변을 보고 나가라는 간호사의 말에
과일이나 다른 채소를 챙겨오지 못한게 후회가 되었다.
저녁 식사 후부터는 물을 많이 마셔서 방사능이 몸밖으로 배출 되게 해야한다고 했다.
저녁식사 30분 후에 약을 먹었는데 그 약이 무려 10가지나 된다.
소화제, 제산제, 항구토제, 위장운동 촉진제, 해열 진통제, 소염제, 소화성궤양용제, 항구역구토제, 등
약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이 모든 것들이 내 몸 세포에 영향을 미치니 이런 약을 주겠지?
그렇다면 방사능 동위원소는 암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내 세포도 파괴한다는 말인데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 받으려면 물을 열심히 먹어야한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그래서 물을 정말 열심히 먹었다.
이제부터는 물과의 전쟁이다.
물 마시고 화장실가고, 물 마시고 화장실가고...
침샘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기 힘들다기에 침샘을 보호하기 위해 신 사탕과 껌을 씹고 또 씹고 레모나 먹고 ...
뱃 속에서 물이 출렁거릴 정도록 마셨다.
생수 마시다, 매실 효소 타서 마시다... 새벽 4시까지 한 잠도 자지 않고 물을 마셨다.
밤새 거의 5리터를 마셨다.
신 걸 많이 먹어서 속이 석석했다. 제산제를 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4시에서 6시 사이 잠깐 까무룩 잠이 들었다.
다시 일어나 화장실 가고 물 마시고 ...
그러는 사이 간호사가 방송으로 현관에 식사 가져다 놨으니 갖다 먹으라고 방송했다.
간호사에게 목이 아프다고 했더니 가리개 뒤에 와서 보고 목이 부은 것 같다며 약 처방을 받아 주겠다고 했다.
거울로 보았더니 턱 밑이 좀 부어 보였다.
아침에는 누룽지탕이 나왔다.
입이 깔깔하고 속이 안 좋아 먹기 싫었지만 배변을 위해 억지로 다 먹었다.
9시쯤 방사능 측정 기사님이 잔여 방사능을 측정하러 왔다.
간호사가 11시경 보호자가 와서 퇴원 수속을 하라고 했다.
난 보호자 없이 내가 퇴원 수속을 해야한다고 했더니 준비되는대로 다시 연락한다고 했다.
간호사는 주사며, 모든 걸 입원 하신 분 중에 제일 잘 견디며 잘 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아이처럼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한 가지 실망은 동위원소 치료 끝나면 바로 일반식 할 줄 알았는데
월요일 검사가 끝날 때까지는 저요드식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래 지금껏 참았는데 며칠 더 못 참을까보냐 하는 심정으로 끝까지 철저히 했다.
1박 2일 가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 흘러 갔다.
여러 가지 정보들로 인해 두려웠던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견딜만 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미리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다 해 냈는데 나라고 못할소냐 그런 마음 가짐만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갑상선암 환우가 있다면 힘을 내시라.
절대 용기 잃지 마시라, 우울해 마시라 말씀 드리고 싶다.
대부분 환자들이 제암을 위한 요양병원으로 많이 갔다.
나는 어쩔까 하다가 집에 아이도 없고, 혼자 지낼 방도 있으니
산골 우리집이 천혜의 요양 병원이지 싶어서 집으로 왔다.
그러길 잘 한 것 같다.
집에 와서 자고 났더니 목이 몹시 아프고 몸이 퉁퉁 부었다.
기운이 떨어지고 힘들었다.
빨리 회복 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물 먹고 신맛 나는 것 먹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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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하셨네요~ 글보니까 정말 잘 견디신듯하네요~
전 이제 곧 들어가야되는데.. 어떡해야될지.. ㅋ
시간이 해결해 주더라구요. 힘 내시고 잘치료 받으세요. 아자아자!!
정말 고생많이 하셨구 마무리 잘하셨음을 왕~~축하드립니다.ㅋ
고맙습니다. 다른 분들 후기 올리신 것 보고 저도 힘을 냈기에 변변찮은 글이지만 올렸습니다.
저와 같은곳에서 하셨네요..2억짜리 방이였다니 뒤늦게 깜놀했습니다^^
님의 글이 다른분들께 용기를 주실것 같아요. 침샘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저요드식 교육 받을 때 코디 선생님이 2억짜리 방이라고 해서 저도 놀랐답니다.
오늘 검사 결과 봤는데 선생님이 침샘 깨끗하다고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걱정 많이 했거든요.
고생 많으셨네요...힘내세요^^
감사합니다. ^^*
고생하셨습니다.자료감사합니다.
그냥 느낀대로 있는대로 쓴 글인데 자료라니 감사합니다.
별로 심한 고통없이 받으셨네요. 계속 건강 챙기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동위원소 할 때는 별로 힘든 줄 몰랐는데 검사 끝내고 집에 오니 축축 쳐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골 집에서 혼자 계실 방이 있다는게 어쩌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동위치료후의 다운되는 기분도 있으니까요 천천히 회복 되시리라 믿고요
좋은 결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믿음 주셔서 고맙습니다. 핵의학과 선생님과 수술 집도하신 선생님께 결과 봤는데 아주 깨끗하게 잘 되었다 하셨습니다. 6개월 후 약하게 한 번 더하자고 하셨는데 그 때는 지금 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고 하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경쾌했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구요 대댠하십니다..하루에 물을 5리터 마셨다니 놀랍군요 전 물땜에 큰걱정입니다 평소에도 물은 잘 안마시는데....
아마도 물때문에 배가 좀 나왔겠네요 그리고 부은것도 물을 많이 마셔서 그렇지않나 싶구요..좋은 곳에서 지내셔서 빨리 회복 될겁니다
많은 도움받고 갑니다...감사합니다
힘들어도 물을 많이 마셔야 방사성 물질이 빨리 빠져 나간다는 생각에 참고 했어요. 자목련 님도 잘 하실 수 있습니다. 힘 내세요.
저도같은병원이네지는아직5월25일걱정이되네요 병원에 입원실은없어서저도시골로내려가야하는데괺찬습니까
요양 병원에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저는 산골 우리집으로 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과 방, 화장실 따로 쓰고 식사 준비는 일회용 장갑 끼고 했어요. 식사는 남편 먼저 차려서 먹고 나간 후에 제가 먹었어요. 그렇게 일주일 했어요. 병원에선 어른들은 특별한 문제 없다고 했어요. 아이들이나 임산부와의 접촉만 없으면 된다고 했어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미리 가질 필요는 없다는 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준비 잘 해서 치료 잘 받고 오겠습니다. 빨리 쾌차하시길...
네, 진구기 님도 힘 내시고 치료 잘 받으세요. 화이팅입니다!!!
생생한 체험기덕분에 심적 안정이 되네요..저두 같은 병원에서 30일 입원예정이거든요... 전 입원전에 벌써 피곤해서..치료후 더 피곤하다니..더 걱정이 되네요...숙제를 마치신 님이 부럽습니다..
정말 정말 모든 게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동위원소 후 맛을 몰라서 (특히 짠맛) 먹고 싶었던 것 별 재미가 없었는데 어제부터 조금씩 입맛이 돌아옵니다. 숙제 잘 하셔서 "참 잘했어요."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도 같은 병원에서 동위원소 받아야해서 여러가지로 걱정인데 ,,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넘 행복하시겠습니다 , 정도 잘 하고와야겟습니다 ..
호야나무 님도 잘 하실 수 있어요. 곧 행복하게 웃을 날 올 겁니다.
글을 읽어보니 슬퍼집니다. 난 물 먹는 것이 참으로 고역인데 어찌해야 되나 ... 님들께서는 모두들 잘 들하고 계시는데 좋은 소식만 있기를 바랍니다.^^
물을 많이 먹어야 방사성 물질이 빨리 빠져 나간다니 힘들어도 참고 먹는 겁니다. 꽃향기처럼 님도 하기 전이니 그렇지 닥치면 다 해 냅니다. 걱정마세요.
저도 생수는 못먹어서 대신 보리차나 과일쥬스로 가져가도 되냐고했더니..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보리차 옷수수차 둥글레차... 과일쥬스 이렇게 준비 할 생각입니다. 맹물이 정말 안넘어가더라구요
전 과일 쥬스 먹으면 속이 안 좋아서 생수를 마셨어요. 형편에 맞게 하시면 되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먹는 새콤달콤 사탕이 괜찮았어요. 그거 먹으면서 물마시니 레모나보다 좋았어요.
전 퇴원하고 동네병원 1인실에 있었는데 그 옆방이 식당이라 밥냄새에 음식냄새에 울렁거리지 않던 속이 울렁거려서 지옥같은 3일을 보내고 집에 와서 하루정도 지나니까 살겠드라구요..
아무래도 병원보다는 공기좋은 시골집에 더 나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고 힘드셨겠어요. 속히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이제 조금 회복 하셨는지요? 저도 강남세브란스 1일날 동위원소 들어감니다. 같은병원 가족처럼 반갑고 올려주신 후기 몇번씩 읽고 근심이 크지만 또 지나가겠지요
치료 끝나고 갈아입을 옷 같이 가지고 가도 상관이 없는지요? 결코 만만치 않은 아픔 인데 왜 이렇게 환우분 들이 많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기를
입원하면 환자복 갈아 입으니 저는 갈아 입을 속옷만 가져갔어요.
집에 와서 제 것만 따로 세탁기에 넣고 빨았어요. 그러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병원 다녀와서 처음 한 주 정도는 힘들었어요. 아직 입맛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거의 일상 생활하는데 지장 없습니다. 하루 두 시간 정도 산행하고나도 거뜬하고요. 모든 게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습니다. 동위원소 치료 잘 받으시고 속히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15일에 입원하는데 처음엔 괜찮더니 시간이 다가오면서 떨리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