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이 윤 자
나는 누구 일가요?
내가 여러분 곁에 가면 모든 슬픔이 사라집니다.
연하면서도 부드럽고 향기가 솔솔 풍깁니다.
흰빛 상아빛 핑크빛의 아련한 봄꽃입니다.
그리고 열매가 부채를 닮아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1속 1종입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제12호,
산림청 지정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 제173호,
환경부 지정 보호 양생 식물 제49호입니다. 어때요 놀라셨지요?
아무 곳에서나 살지 않습니다.
충북 괴산군 장연면(송덕리, 추점리)과 칠성면(율지리),
영동읍(매천리),
전북 부안군 변산면(중계리)의 5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키는 작달막하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척박한 땅을 좋아하고, 추위에 강하니
매운 작은 고추가 맵다고
근성이 강할 것도 같은데
왜 아무 곳에서 살지 못하는지? 다 갖지는 못하는가봅니다.
하지만 음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뽀송뽀송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작은 키로 군락을 이룹니다.
어떠신가요? 아주 매력 있지요?
만나면 내 곁을 떠나지 못하실 것입니다.
더 놀라실 일은 잎과 열매의 추출물이
항암 및 항 알레르기 치료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건강을 위하여 열심히 살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살겠습니다.
계속 아껴주세요. 고맙습니다.
미선나무가 올립니다.
나는 누구 일가요?
나는 모로코 아가디르 지역의 동북쪽에 있는 지역 아르가나에서 유래합니다.
이 지역 70만~80만 ha, 에사웨라와 아가디르 지역 인근 50km 내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지요.
뾰쪽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습니다.
그래도 수명은 150년~200년으로 올리브나무보다 훨씬 오래 삽니다.
한 해에 두 번 수확을 하니 주민들 경제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눈총도 받지 않고 오래오래 살고 있습니다.
키는 8~10m이고 열매는 올리브처럼 겉모양은 녹색을 띠며, 올리브보다 더 크고 둥급니다.
수분을 공기 중에 뺏기는 것을 막고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들여 저장하여 살아갑니다.
그 안에 다시 두 개 또는 세 개의 아몬드 모양의 씨에 딱딱한 껍질의 너트가 들어있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육종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고 지금까지 모로코 아르가니아(Argania) 속(屬)의 단독 수종으로 자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며
기후 조건이나 환경이 이곳에서만 자생할 수 있다니 참 신비롭지 않습니까?
유네스코에서도 이런 이유로 이곳을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해 주었습니다.
물론 긍지와 자만심도 있지만 책임감도 크답니다.
모쪼록 세계에서 연구를 하여 나를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지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인류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모로코 아가디르에서 ‘아르간’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선나무나 아르간 나무의 1 속 1종만으로 자생하지만 인류와 자연을 위하여 기여하기 때문에 사랑받고 귀한 존재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세계 수 십억 인구 중에 살고 있으며 조그만 ‘점’처럼 존재하나, 나는 나 혼자가 아닌가? 위로해 본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전쟁을 일으키며, 전쟁은 나만을 위하여 싸운다고 오자는 부자지병에서 말했다.
조금도 기여를 하지 못 하는 삶을 산다는데 부끄럼을 느낀다. 이제는 조그만 것에서부터 봉사를 시작하여 좋은 습관을 갖고 싶어집니다.
오늘 분홍 꽃비가 머리, 어깨에 마구 쏟아지고 손바닥에도 살며시 앉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