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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소개를 하자면?
환자층을 보면 대학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 있고, 로컬에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 있다. 로컬에서는 중증환자 보다는 주로 근육계 질환자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 기존 치료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소침도는 바로 기존 치료로는 부족함을 느껴 새로운 치료가 필요하다고 여겨질 때 응용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침도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아직 접해보지 않았고, 소침도가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는 소침도에 입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소침도 임상응용의 효과적인 적용 사례는?
소침도를 사용한 지는 3년 정도 됐고, 그동안 임상에 적용해 본 결과 테니스엘보나 족저근막염, 만성요통 등의 근육계 질환에 효과가 좋았다. 유착이 심한 근육을 소침도로 뚫어주게 되는데 호침에 비해 치료효과가 좋고 치료시간도 단축됐다.
소침도는 호침과 비교해 도구의 차이가 크다. 병기로 따지면 호침은 창과 같고 도침은 칼날이 있어 자를 수가 있다. 즉 창은 찌를 수는 있지만 칼처럼 자를 수는 없다. 소침도의 가장 큰 특징은 자르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근육이 유착됐을 때 찌르는 것보다는 자르는 방법이 근육을 풀어주는 데 좀 더 수월하다. 소침도는 도구의 특징상 만성유착을 풀어줄 수 있고, 압력이 팽배해졌을 경우에도 그 압력을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소침도 사용 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소침도를 접하는 환자분들은 통증을 참기가 정말 힘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환자에게 “아프지만 효과는 좋습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정말 아프긴 하지만 효과는 좋습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시술 전 그렇게 말하면 의외로 참을만하다고 한다. 현재 1mm 소침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0.5mm 소침도를 사용하게 된다면 통증이 좀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소침도 사용 시 어려운 점은 수가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소침 자체는 침으로 보험적용이 되지만 소침요법은 조금 애매한 상황이다. 소침도는 2009년 양방의 FIMS(functional intramuscular stimulation, 기능적근육내자극치료)요법과 신의료기술에 함께 올라갔다가 둘 다 안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보험항목에 도침이 있긴 한데 소침도가 도침을 말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때문에 도침을 비보험으로 적용해 환자에게 치료비를 받았을 경우 나중에 환자가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덧붙여 앞서 말한 양방의 FIMS의 경우 당시 의사들에게 홍보가 많이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비해 소침도는 한의사들이 정보를 접할 기회가 적었다. 그런걸 보면서 한의계는 서로 간의 정보공유가 잘 안되는 것 같다.
양방의 경우 ‘내가 당신들보다 잘 알아서 강좌를 하는 게 아니라 이런 걸 했는데 좋더라’는 식으로 세미나를 열고 서로 간의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의계에서는 ‘내가 이런 걸 잘 아니까 가르쳐주겠다’는 식의 강의가 대부분인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그 보다는 강의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서로 공유한다는 의미로 진행되는 세미나가 많아졌으면 한다.
강의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소침도라는 기구는 호침에 비해 조금 무섭게 생겼다. 그 때문인지 시술 중 경동맥을 잘랐다는 소문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로컬에서는 그렇게 위험한 시술보다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치료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로컬에서 간단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정도의 소침도 사용을 알려주고자 한다. 소침도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상세히 전달해주고자 한다.
이번 강의가 소침도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이 됐으면 좋겠다. 강의를 듣고 본인에게 잘 맞다 싶으면 앞으로 더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