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분위기의 오사카 강변 길 걷기(오사카 – 히라카타 26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0
4월 29일(토), 오늘부터 25일 동안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일본구간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오전 7시에 숙소를 나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오사카시청으로 향하였다. 출발지점은 시청 앞의 강변 공터, 37명의 일행 외에 당일 걷기에 참가하는 자들이 속속 도착한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그간의 안부를 살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오전 8시에 간단한 출발행사, 엔도 회장은 한국 구간걷기에 정성을 다한 한국 측의 노고를 치하하며 일본구간 걷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한다. 김태호 정사는 서울에서 오사카에 이른 여정이 힘들었지만 무사히 도착한 것을 감사하고 도쿄까지 평화와 우정을 새기며 걷는 여정에 당일 참가한 동호인도 친선을 다지면서 걷기를 당부하였다.
출발에 앞서 오사카 시청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8시 10분에 오사카시청을 출발하여 곧장 강변길에 들어선다. 당일참가자를 포함하여 일행은 70여 명, 비가 온다는 예보였으나 맑은 하늘에 가끔 구름 끼어 약간 더운 날씨다. 한 시간 반쯤 걸으니 길게 이어지는 물길을 돌린 제방관리소를 지난다. 연휴를 맞아 강변에는 낚시 줄 드리운 태공들, 잘 정리된 체육공원에서 야구를 즐기는 학생들, 자전거로 강바람을 가르는 하이커들, 가족들과 소풍 나온 행락객들로 북적이고 활짝 핀 철쭉꽃이 일행들을 환영하는 듯 방긋 웃는다. 아름다워라, 우정과 평화의 발걸음이여!
강변에서 휴식을 즐기는 풍경
걷는 중 초면의 일본여성이 말을 건넨다. 한국어를 익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마리 씨, 한국어 학습 차 2월에 서울에도 다녀왔다며 한글 공부노트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내용을 살피니 비빔밥 만드는 방법을 적은 것, 그 중 앞부분을 옮겨 적는다. ‘오늘은 비빔밥을 맛있게 만드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요. 재료는 시금치, 가지, 애호박, 당근, 다진 간 고기 등 이예요. 먼저 야채들을 손질, 시금치는 깨끗하게 씻어서 끓는 물로 살짝 데치면 되요. 시금치가 식으면 물기를 적당히 빼고 먹기 좋게 잘라요.’ 철자가 정확하고 요리방법도 제대로 익히는 듯. 한국에서는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다고 알려주었다.
요도가와 강변길 계속 걸어서 12시에 다리 및 그늘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 12시 반에 오후 걷기에 나섰다. 두 시간 여 걸으니 강변길 지나 히라카타 시가지에 접어든다. 시립 가기야(鍵屋)자료관 지나 옛 동해도에 접어들어 잠시 걸어 오사카히라카타 역 근처의 공원에서 오후 3시 10분에 걷기 종료, 26km를 걸었다. 당일 참가자들에게 완보증을 수여하고 숙소에 여장을 푸니 오후 3시 반, 빗길 피하여 첫날 걷기를 무사히 마쳐서 홀가분하다. 그룹별로 저녁식사 후 숙소에 돌아오니 저녁 7시, 내일은 교토까지 34km 장거리 코스이니 컨디션 조절하며 적절한 휴식을 취하자.
오사카 ~ 히라카타를 걷는 일행의 모습
* 당일 걷기 참가자 중 특별한 모녀가 있다. 10년 전 4차 걷기에 초등학교 6학년 딸과 함께 오사카부터 일주일여 참가하기를 7차 까지 거르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성년이 된 딸과 함께 등장하였다. 4년 전 걷기 끝나고 돌아간 후 뒤늦게 맞은 생일 축하자리에서 그 모녀가 주고 간 축하카드를 받고 감동한 사연이 있어 더 반가운 만남이었다. 아름다운 마음씨의 나카후치 모녀여, 행복하고 건강한 삶 누리시라.
밝은 표정의 나카후치 모녀와 함께
첫댓글 하루가 다르게 젊어지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