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소프라노들이 이 노래를 불렀지만, 아무래도 우리 시대의 여가수 중에서는 안젤라 게오르규가 최고인 것 같다. 그녀는 루마니아의 소도시 아주드(Adjud)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기차 기관사였고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주부, 가족 중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없었다. 아주드는 인구 2만이 채 안 되는 작은 읍촌으로, 사실 루마니아인들도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는 곳이다. 그래도 당찬 소녀 안젤라는 어릴 때부터 오페라 가수의 꿈을 키웠던 모양이다. 14세때 루마니아 부크레슈티 국립음대로 진학해 본격적으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졸업할 무렵엔 루마니아 지역 극장에서 주목하는 최고의 유망주가 되어 있었다. 지금은 당연히 세계 최고의 프리마 돈나다.
사실 그녀는 오페라 가수로서 필요한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 적극적인 연기력, 풍부한 표현력과 극적인 감성이 우러나오는 감동적인 음색을 갖춰 리리코 스핀토(긴장감 넘치는 서정적 음색) 소프라노로 분류된다. 레퍼토리는 매우 폭넓어서 미미, 줄리엣, 마농, 나비부인 등 감수성이 풍부하고 여성적인 배역에서부터 카르멘, 토스카, 아드리아나 등 격정으로 사무친 표현력 있는 배역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다. 짙고 어둑한 음영이 드리워진 극적인 음색은 무척이나 매혹적인데, 사람들은 한때 그녀의 목소리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흔적을 찾기도 했다. 힘차고 높게 울리는 고음과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공명의 아름다움 또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녀만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그런데 게오르규는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나이트메어(악몽)’으로 통하기도 한다. 까칠한 백스테이지 매너와 변덕스러운 성격,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이미 수많은 스캔들을 뿌리고 다녔다. 지휘자와의 의견충돌은 물론이고, 연출, 무대미술, 의상, 조명파트 등 오페라 프로덕션의 온갖 세세한 부분들에까지 불만과 불평을 쏟아내 혹자는 그녀에게 ‘루마니아 드라큐라’라는 별명을 헌사(?)하였다. 뉴욕에서도 그 성격을 십분 발휘하다 한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수년 간 퇴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