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0일
드디어 오늘은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여정인 구찌터널 가는 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짐을 싸놓고 체크아웃을 하면서 저녁때 찾아 가기로 하고 짐을 맡겼다.. 어제와 같이 8시까지 TM brother's카페로 간 후 인터넷을 하면서 기다리니깐 우릴 태울 버스가 왔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사람들이 꽤 많다.. 호치민에서 구찌터널까지는 버스로 2시간.. 버스가 출발을 하면서 곧바로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베트남전과 구찌터널의 역사 그리고 자신의 베트남 참전기에 대해 중얼 중얼~ 가이드의 상당히 정확한 영어 발음과 유머러스한 설명 덕택에 우린 팀은 지루함 없이 구찌까지 갈 수 있었다..


버스가 정차를 했다.. 구찌 터널인줄 알고 내렸는데 알고보니 상품 홍보관.. 하긴.. 구찌터널을 4$에 반나절 관광을 시켜주고 게다가 점심까지 제공하니 싸도 정말 너무싸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우리나라 공예품으로 치자면 나전칠기라고 할까? 나무판에다 조개나 계란껍질등 여러가지를 모자이크 처럼 붙여 만든 공예품 제작소 및 작품 전시 판매관이다..


버스는 전시관을 떠나 다시 구찌 터널로 향했다.. 중간쯤에 고무나무 집단 재배지가 있었는데 정부에서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조성한 곳인데 마치 자로 잰듯 수많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게 상당히 장관이었다.. 구찌로 향하는 도중 버스 안에서 구찌터널 입장료를 따로 걷는다.. 일인당 35000동.. 드디어 버스는 구찌 터널 관광지에 도착을 했다.. 사실 몇몇 사람들은 구찌터널이 꽤 시시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나에겐 이런곳이 바로 베트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곳이라 생각한다.. 입장권을 받아들고 처음으로 향한곳은 비디오 룸.. 여기서 구찌터널의 조감도와 베트남전 당시의 설명이 이어졌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저런 콩알만한 땅굴이 구찌 지역에 250Km나 이어졌단다.. 한마디로 호치민에서 2시간 걸려서 여기까지 온 길이보다 더 길다는 소리다.. 게다가 더 놀랄만한 사실은 저런 콩알만한 개미굴에서 베트콩들이 호치민을 오가며 몇만명이 숨어 살았다는게 더 충격적이다..



시청각 교육이 끝나고 이어진 다음 장소는 땅굴 입구.. 겨우 사람 몸 하나 들어가게 만들어 놓은 좁은 통로인데 그 위로 나무 뚜껑을 덮고 나뭇잎으로 위장을 하면 개코가 아닌 이상 찾아내는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게 찾아냈다 한들.. 터널로 들어가면 온갖 부비 트랩과 미로로 얽힌 구조 때문에 살아 나오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관광객들을 위해 몇몇 입구는 일부러 넓혀 놓았다..

베트남전 당시 베트콩에 의해 파괴된 전차의 모습이 보인다.. 총알 구멍 자국까지 선명한게 그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사람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의 손때가 묻어 버려서 몸통이 반질 반질 하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베트콩들은 부비트랩이나 무기를 만들 쇠조각을 얻기 위해 미군이 투하한 불발탄을 해체해서 만들었단다.. 저런 왕 폭탄이 분해하다 터지면 다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만 서로를 신뢰하기 위해 한곳에 모여서 작업을 했단다.. 바로 이런것들이 베트콩들이 미국을 이길수 밖에 없는 이유같다..



부비트랩.. 멋모르고 지나가다 밟으면 밑으로 떨어져서 죽창에 똥침을 당하는 수가 있다.. 그냥 바라 보고 있기만해도 아주 섬뜩하고 다리가 후들후들 거린다..

실탄 사격장.. 베트남 전쟁당시 사용했던 총기를 이곳 사격장에서 사격할 수 있다.. 10발에 10$..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서양 친구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며 사격 체험을 한다.. 나야 군생활 하면서 수없이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은 없었지만 스트레스는 제대로 풀릴 듯.. 그리고 터널을 체험하러 이동하던중 10m 가량의 땅이 움푹 패인 곳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전쟁 당시 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해서 생긴 웅덩이였다..


구찌 터널 체험.. 여행자들을 위해 현재는 입구와 터널을 넓혀 놓은 상태이다.. 일반적인 터널과 좀더 난이도가 높은 터널 두곳이 있는데 보통 한곳당 10-15분 사이면 통과할 수 있다.. 드디어 터널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습기와 열기 그리고 암흑이 나를 반긴다.. 제대로 숨도 쉬기 힘든 공간에 보이지도 않으니 언뜻 폐쇄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 아무리 넓혀놨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좁고 통과하기가 힘들어서 터널을 빠져 나올때 쯤이면 흙과 땀으로 범벅이 되서 나오기 쉽상이다.. 이런곳에서 베트콩들이 숨어 살면서 전쟁을 치뤘냈다니.. 정말 대단하단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터널 체험을 끝낸 후 잠깐의 티타임을 가졌는데 차와 베트남 전쟁시 베트콩의 주식이었던 고구마 비슷한걸 내왔다.. 잠깐의 티타임을 마치고 오늘의 구찌 여정은 여기서 끝을 맺고 다시 호치민으로 향했다..
호치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쯤.. 리멤버 호텔에서 30m 떨어진 해피 투어 여행사 앞에 버스는 정차했다.. 알고보니 TM brother's 에서 우릴 해피 투어팀에 합류를 시켰던 것이었다.. 버스에서 내리고 나니 상당히 맛있어 보이는 누들과 볶음밥이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오늘이 호치민에서의 마지막 날인 관계로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려 포 2000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쌀국수를 한번 더 먹구싶어서였다.. 그렇게 포 2000에서 쌀국수로 점심을 해결 한 후 나머지 시간은 TXT에 들려 쇼핑을 하고 근처에 있는 호텔 마사지 샵으로 갔다.. 사실 나짱에서 한번 당한후 다시는 마사지 샵을 가고싶진 않았지만 비행기 시간이 00시 30분인 관계로 킬링타임을 위해 가기로 했다.. 이곳 마사지 샵은 호텔이라서 그런지 락커와 샤워 시설이 되어있었다.. 다행이다.. 구찌 터널 체험때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하루종일 찝찝하던 차에 정말 잘됐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발마사지와 타이 마사지를 15만동 쯤을 주고 받았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벌써 날이 어둑어둑 해졌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 만찬을 위해 향한곳은 벤탄시장.. 벤탄시장 양 옆으로 노천 식당들이 들어서 있는데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베트남 어디서나 느낄수 있는 더위와 꿉꿉함.. 여기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베트남에 왔을땐 정말 참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이 느낌마져 좋아졌다.. ㅎㅎ 시원한 맥주와 여러가지 음식들을 시켜서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리멤버 호텔로 향했다..

리멤버 호텔에서 짐을 찾고 사장님께 빠빠이를 하고 나온 시각이 10시.. 공항까지는 택시로 30분, 우리 비행기 시간은 00시 30분.. 30분은 더 놀아도 될듯 싶어서 마지막으로 향한곳은 데탐거리 입구에 있는 Tiger 맥주집.. 시원한 Tiger 맥주를 마시면서 호치민과 마음속으로 작별을 한다.. 10시 30분.. VINA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근데 웬지 좀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공항에 도착하니깐 7만동이 넘게 나왔다.. 그래서 10만동을 줬더니 이녀석이 거스름돈을 줄 생각을 안한다.. 기사 녀석이 영어를 전혀 못하는 까닭에 손짓 발짓을 해가면서 거스름돈 달라고 했더니 이자식이 완전 배째라로 나오는 것이다.. 베트남 돈을 다시 달러로 환전하는게 어렵다길래 있는 돈 탈탈 다 털구 10만동짜리 한장만 가지고 공항에 온건데.. 요따구 녀석을 만날줄이야.. 얼마 되지 않는 돈이긴 하지만 참 짜증나는 일이다.. 암튼.. 드디어 탄손넛 국제공항.. 티켓팅을 하고 보안 검색을 마친 후 출국세 14$을 낸 후 출입국 심사.. 이젠 모든게 다 끝났구 비행기 탈일만 남았다.. 베트남에 오기전에 베트남은 웬지 모를 매력이 있어 다시 찾게되는 나라라는 소릴 많이 듣고 갔었는데.. 이제서야 그 뜻이 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을것 같다.. 언젠간 다시 베트남을 찾길 바라며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7월 11일 00시 30분에 호치민을 이륙한 비행기는 07:3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태풍 때문에 국내선 전편이 결항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무척 걱정을 했는데.. 이게 웬일?? 서울에 도착하니깐 햇볕만 쨍쨍 내리쬔다.. 암튼 이래저래 많은 추억거리를 남기고 12박 13일간의 기나긴 여정이 종료 되는 순간이다.. 웰컴 투 코리아~
* 여행 후기를 마치며..
처음엔 내가 경험한 베트남 여행 정보를 간단하게나마 글로 남겨서 여행 초보자인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글이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정보 제공보단 장황한 기행문 형식으로 바껴진것 같다.. 나름대로 열심히 쓰려고 노력은 했었지만 부족한 글쏨씨를 숨길수는 없는것 같다.. 그래도 재밋게 봐주시는 분들이 여럿 생겨서 그져 감사할 따름이다.. 각자 여행의 목적과 행선지는 틀릴지 몰라도 가장 중요한건 바로 휴식이 아닐까 싶다.. 맘에 여유를 가져야 감동과 추억이 남는거지 여유가 없다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만 쌓여서 올 수 있으니깐.. 아무쪼록 여러분들도 베트남에 가서 건강하게 좋은 추억 많이 남기시구요.. 그동안 부족한 저의 긴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드립니다...다녀오신 여러곳의 여행지 정보며 올리신 글 중간중간의 시간 타임 모든것들이 다른분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되리라 생각듭니다...^^ 여행기는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지는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다시금 그시간속으로 돌려 보내며 돌아보고픈 값진 추억일것이란 생각이 들어가네요.. 유익하고 알찬 여행정보를 제공해 주신 님에게 감사의 말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네요..^^
여행 다녀오셔서 정리를 한다는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너무 힘든일을 해주셔서 너무 고마울뿐이네요 난 저길 언제 다녀왔던가 하는 기억만 남을뿐이던데 여행일기를 정리해 놓은 파일이 깨져서 지금은 추억속으로 묻혀버렷는데 님 글을 읽다 보니 새롭다는 느낌뿐 ,,,아주 아주 잘 보았어요 ,그리고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아주 재미난 글이었습니다. 신문에 연재되던 소설을 기다리듯이 재벌님의 여행체험기가 기다려지더군요. 누구 또 없나요? 한재벌님처럼 최근의 여행기를 맛있는 설명을 좋은 사진과 곁들여 올리실 분이...?????
정말로 시간의 흐름과 생생한 현장모습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올려주신 여행기 잘보았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전 오늘 저녁 출발입니다. 호치민-무이네-달랏-나짱-호치민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능소화님..happy day님 안녕하시죠? .. 그동안 모임 소식은 들었는데.. 못갔네요... 다음 모임때 뵐게요...
너무 재미있어서요. 저도 하노이 여행 했는데,호치민 쪽 으로 여행 계획에 많은 도움 됩니다. 감사합니다.
님의 글은 정말 기다리면서 봤습니다. 몇일뒤에 갈 생각인데 님과 비슷한 루트로 움직일것 같습니다. 정말 정성스럽게 써주신글 많은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이사르님도 한재벌님처럼 재미있는 사진과 이야기로 가득한 여행기 부탁합니다.
정말 재미있게 잘읽았습니다. 한번 꼭가고 싶네요..
재미있고 추억이 한아름에 간직한 벳남기행을 통해서 여행이란 마음을 열면 한없이아름답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유익하고 알찬 여행하셔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감흡할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고 유익하게 보았습니다 저도 이번 가을에 베낭여행을 할 계획인데 많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이 되세요
여행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이렇케 글과 사진을 올리는 것이 정성과 많은 시간이 소요 될텐데 정보를 나눠주신것에 넘 감사할 따름입니다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다녀온 베트남이지만 다시한번 즐거운 여행을 한듯하고 내가 못해본 경험도 하였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이번에 호치민 가는데 많은 정보얻고 갑니다.
정말,,정말,,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