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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미의식을 조형화 시킨 ‘문방사우(文房四友)’작가 정성희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 “한국의 전통적 정취가 짙게 느껴지는 붓과 벼루, 먹, 한지 등 ‘문방사우(文房四友)’를 주요 소재로 삼아 한국적 미의식을 조형화 시키는 여류 서양화가 정성희의 첫 개인전”이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12F)에서 2024년 4월 2일(화)부터 7일(일) 까지 열린다.
사진: 정성희 서양화전 문방사우 Oil on Canvas, 116.7x90.9cm
● 한국적 미의식을 조형화 시킨 ‘문방사우(文房四友)’작가 정성희
한국적 감성을 서양화 재료와 기법으로 표현한 작가들은 우리의 근․현대 미술사에 있어 적잖게 만나볼 수 있다.
한국적 이미지가 물씬 느껴지는 한지나 오브제를 이용해 사실적 재현에서 추상적 표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형상미를 구현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기름이 주성분인 유화를 이용해 수용성이 강한 번짐과 겹침을 표현방식을 보여주는 작가 작품을 통해 우리는 ‘한국적 아름다움(美)의 정체성’에 대해 끝없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한국미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며, 이를 탐구하고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수용하고 전개해야 하는가? 에 대한 물음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작가들의 몫이 된다. 작가 정성희는 이러한 한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을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확장을 꾀하고자 한다.
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주요 모티브로 사실적 재현이 갖는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 시키는 그의 근작들은 조형언어가 갖는 진솔함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진: 작업실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정성희 작가.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작가는 첫 개인전을 위해 오랜 시간 완성도 높은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정성희 작가는 우리의 전통적 정취가 짙게 느껴지는 붓과 벼루, 먹, 한지 등 ‘문방사우(文房四友)’를 주요 소재로 삼은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그녀의 작품들은 소재가 갖는 목적과 기능보다 조형적 특징이 갖는 시각적 상징성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 동양적 조형미와 정교하면서 단아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벼루와 연적, 한지, 다완 등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물들이다.
● 정성희의 작품세계...위안과 휴식의 공간으로 표출된 여백(餘白)
사진: 정성희 서양화전 봄 Oil on Canvas, 90.9x45.8cm
작가 정성희는 최근 화단에서 새롭게 담론화 되는 서양화에 한국적 정신과 미의식을 담는 변화에 자연스럽게 편중되어 간다. 그래서 그녀가 그려내는 근작들은 동양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들에게는 신비한 감성을 직접 체험하는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이는 정적이며 여백 또한 위안과 휴식의 공간으로 표출된 한국미의 정수를 보여주는 셈이다. 붓과 먹, 한지라는 대상이 서로 만나 익숙하면서도 낯선 마력으로 새로운 조형미를 만들어 낸다.
사진: 정성희 서양화전 심-1, Oil on Canvas 91.9x91.9cm
그녀의 그림은 동양화 도구와 재료를 이용해 한국적 이미지를 담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일관된 창작의식을 지니고 있다. 즉 그림을 그리는 도구를 그림의 소재로 변신 시키는 마력을 가진 셈이다.
그녀의 작품은 그림의 사색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한국적 조형세계에 대한 깊은 관조를 경험하게 해준다. 여백의 공간이 주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이 담고 있는 아름다움 속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우리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아렴풋이 만나게 된다. 자신만의 내면적 풍경과 독자적인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관조하려는 우리들의 진실 된 모습이 그 속에 담겨져 있다.
사진: 정성희 서양화전 심-2, Oil on Canvas 91.9x91.9cm
정성희의 그림에서 특히 한지에 먹을 중첩해 채색한 듯 표현한 배경은 먹색의 깊이를 유감없이 담고 있다. 이는 한국화의 여백이 주는 ‘미학적 의미’를 넘어 서구적 조형원리에서 접근하는 ‘충만한 여백’을 실현시켜 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어진다.
〈작가 노트 중에서〉
정성희 작가
탄생과 성장 그리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계속 달려서 온 지금 현재의 시간, 이제 숨을 고르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깊은 성찰과 깨달음, 기억과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이번 전시를 준비한다. 전시를 통해 휴식의 시간을 가지며, 잠시나마 멍하니 나의 작품을 바라보고 위안과 평온을 찾고 싶다.
아사천의 뒷면은 시골 소녀 같은 순수한 매력이 있다. 화장기 없는 소박함은 어떤 색도 모두 받아들였다. 담담히 색을 받아낸 여백에 소박한 우리의 것을 그려 넣었다. 그리고 추상적 여백은 그려진 대상을 조용히 돋보이게 하고 그려진 대상은 여백을 다치지 않게 해야 했다. 비워 둔 여백은 남기는 게 아니라 잘 그리는 것이라 했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대상보다 비워둔 시골 소녀에게도 눈이 갔으면 좋겠다. 그 빈 공간은 나에게, 우리에게 위안과 휴식 같은 순수함을 주기 때문이다.
정제 되지 않은 천의 자연 색감을 살리며 오일과 아크릴의 물성을 이용해 동․서양적 감성을 복합적으로 혼용해 구성하고 표현했다. 추상적 구성과 사실적 표현을 오가며 여백의 빈 공간이 아닌 씨실과 날실, 감정과 이성의 교차, 그리고 사람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주는 작품을 그려 보았다.
나는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답이 없는 생각에 빠지곤 한다. 붓을 들었다 놨다 반복된 행동, 삶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머물러 정체된다.
‘최고의 행복은 관조적인 삶에 있다.’ 마음 그대로 여백을 바라보며 얽힌 감정들을 이곳에 두며 편안하게 머물다가는 안식처가 되었음 한다. 그렇게 내 작품 속의 공간들은 따뜻하다. -정성희
사진: 정성희 서양화전 화양연화 Oil on Canvas 130.3x162.1cm.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정성희 (Jung Sung Hee b.1972)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번 첫 개인전시에 앞서 작가는 2023 한국현대미술 필리핀 교류전 (GSIS Museum, Philippines)과 2022 제4회 한빛회 정기전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1 F4 전시회 (DCU 갤러리, 대구), 제3회 한빛회 정기전 (DCU갤러리, 대구), 2016 현대미술작가연합회 (라메르갤러리, 서울)전에 참여했다.
2016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입선작가인 정성희는 2023 청송야송미술대전 특선과 경북미술대전 입선, 신사임당미술대전 입선, 정수미술대전(입선)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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