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은숙-
해가 중천에 뜨도록 침대 끝에서 끝으로 구르는 아침
고목이 된 사내가 옆에 있다
등산복 잘 차려입고 오르던 설악산에서 발 삐끗하여 굴러떨어지려 할 때 손을 잡아주던 팔뚝 굵은 남자의 손이 따뜻해서 놓지 못하고 우연을 인연에 꿰고 온 지 삼십 년
그 사이 설악산 바위처럼 단단한 두 아들도 두었는데 거목일 때는 매달려도 흔들리지 않던 사내 고목이 되니 마파람에도 흔들린다
그 고목 얼굴에 쏟아지는 아침햇살을 두 손으로 가려 준다 눈 시리지 않게 |
첫댓글 저도 눈시리지 않게 블라인드를 내려줍니다
몸 시릴 땐 햇살 잘 받게 올려줘야겠지요
공감하는 시 한 편이 참 좋습니다 ^^*